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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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만 가는 강물처럼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 앞에 이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졌다. 보내고 싶어 보내는 사람없고 나이를 부지런히 더 먹겠다는 사람도 없는데 그냥 그냥 혼자서 빨리도 나이 먹고 빨리도 세월보내고 한다. 누가 뒤 쫓아 오는 사람도 없는데 왜 그리도 달려만 가는지. 나뭇잎이 파릇파릇 돋아 나는 싱싱한 봄인가 싶으면 그 푸르고 무성했던 잎들을 훌훌 던져 버리는 가을이 되었다가 쓸쓸한 겨울을 맞아야 한다. 대자연의 순리를 막을 줄 모르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이여.  



인생을 조금은 알만 하다고 생각했더니 남겨준 것은 흰머리와 깊게 파인 주름 그리고 외로움의 그림자만 안겨 놓고 세월은 저만치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일찍 깨달았더라면 인생이 좀 더 쉽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 보지만 인생을 미리 알고 사는 사람은 또 어디에 있을까. 지금부터 남은 세월도 모르기는 또한 마찬가지일텐데. 그래서 뒤돌아 보면 지나온 세월이 아쉽고 안타까운가 보다. 옛날에 즐겨 부르던 "보리밭" 이라는 노래가 요즘의 내 마음을 꼭 들여다 보고 있는 듯.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발을 멈춘다

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

고운 노래 귓가에 들려 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저녁놀 빈 하늘 만 눈에 차누나  


   

뒤돌아 보아도 아무도 없고 결국 우리의 인생이 저녁 놀 빈 하늘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여운을 남겨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아무리 생각해도 인간의 삶이 삭막하다. 적어도 피닉스 지역에서는 더 삭막함을 느낀다. 뉴욕주 근방에는 죠지 호수에서 두 시간 정도의 호숫가를 돌면서 브런치를 먹는 즐거움이 있다던데 피닉스에서의 즐거움은 어디에서 찾을까.  



한번 좋아하면 거기서 벗어날 줄을 모르는 성격인가 보다. 한번 맺어진 친구가 좋으면 자주 보지는 못해도 아직도 항상 그립고 또 그립다. 한번 맺어진 인연이 너무도 소중해서 오래오래 세월이 가도 쉽게 놓을 줄을 모른다.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 때부터 성인이 된 학창시절까지 맺어 온 그 우정이 그리워 옛날 생각에 잠겨보는 시간이 왜 그리도 즐거운지. 지금은 의젓해진 모습으로 건강을 얘기하고 남은 날들을 깨끗하고 아름답게 마무리 하자고 얘기를 하면서도 어렸을 때와 다름없이 말폼새는 여전히 청춘이다. 47년전에 맺어진 남편과의 인연도 젊은시절의 사랑처럼 열정은 식었다해도 달콤하고 무르익은 포도주의 햇수가 길어질수록 깊은 맛 때문에 값이 더 나간다고 한다.  우리부부의 사랑의 맛도 깊이도 더 숙성되어지고 있다고나 할까. 



해운대로 신혼여행을 가서 파도소리에 반한 후 아직도 파도를 보면 마음이 술렁거린다. 2박3일로 예정되었던 신혼여행이 그만 파도소리 때문에 5박6일로 늦어지고 말았다. 갓 결혼한 신부가 시댁에 가서 꾸중들을 것이 무서워 머뭇거리는 나를 설득시켜 남편은 기어코 친구들을 동원해 우리가 늦어지는 이유를 한번에 매듭짓는 실력?을 발휘했다. 그 결단력 참으로 멋 있었다. 파도소리 때문이었다. 바다와 파도를 바라볼 수 있는 창밖을 내다보며 해안가를 달려와 찰싹거리는 파도소리에 넋을 잃었다. 그때 그 파도와의 인연 때문에 어디를 가나 바다가 있으면 파도있는 바닷가를 다녀와야 마음이 풀리고는 했다.  



해운대에서 즐긴 파도나 강원도에서 본 파도나 모두가 나의 감성을 적시기에는 충분한 감동이었다. 해안가를 쏴^악 쏴^악 쓸어가는 파도가 인생의 가벼운 마찰음이었다면 캘리포니아의 샌 시미온에서 본 몇겹으로 뭉쳐오는 겁을 먹게 하는 파도, 몇백년을 휩쓸었는지 모르는 거대한 파도에 수없이 얻어 맞은 웅장한 바위도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이렇게 서로 다른 파도들의 모습이 마치 우리 인생에 던져지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가볍게 찾아 오는 어려움, 무섭게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커다란 충격, 파도의 모습과 닮은 인생을 비교해 보면서 파도여^ 파도여^ 우리의 인생까지도 파고드는 파도여^^^,



과연 우리 인생에 좋은 삶이란 것도 있기는 있는걸까? 매일 경쟁속에서 싸워야하는 전쟁을 치르며 살고 있다. 때로는 사람에게 지치고, 치사하고, 자존심도 상한다. 하지만, 굿굿하게 서 있는 나무만 보고도, 재잘거리는 아침의 새소리만 들어도 행복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작고 소박한 삶이 참 좋은 삶이라고 믿는다.



09. 29. 2014

아리조나 한국문화원장

602-361-3202 kccaz@m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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