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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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제일 좋아요'라고 한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조차도 사실은 평범하게 산다는 참 의미를 제대로 알고 하는 말일까. 이만큼 인생을 살아보니 인생은 그 누구를 막론하고 평탄하게 우리에게 닥아 오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어떤 교수는 허리에 돌덩어리를 묶고 깊은 바다를 헤엄쳐 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에게는 늘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서로 아껴주고 이해하고 배려해 주고 존경해 주는 주위 사람들이 있던 고국을 등지고, 낯선 이국 땅에서 서로 헐뜯고, 만들어 내는 말로 모함하기 좋아하고, 상종못할 인간관계로 괴로움이 있고, 가족관계로 구름이 잔뜩 끼는 날도 있다. 병마에 시달리느라 불행을 안고 사는 가정, 행복하지 않은 부부 문제, 속 썩이는 자녀문제로 잠시도 편할 날이 없는 소소한 것 같지만 큰 문제들을 안고 사는 것이 한도 끝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늘 문제 투성이를 안고 사는 모습이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다. 그 서러움, 그리움, 외로움이라는 아픔이 쌓이고 쌓여서 불안한 날들이 계속되면 어느 날엔가는 속이 까맣게 탄다고도 말한다. 까맣게 타들어 가는 가슴을 부여안고 살면서 그것이 차곡차곡 아픔으로 쌓여 간다. 얼마나 많은 날들을 아픔을 안고 돌고 돌아 여기까지 왔던가.  


이 아픔을 참아 가면서 우리는 깨달음을 얻게된다 나이는 더 먹어 가지만 더 현명해지는 것은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아픔이 있었기 때문에 깨달음이 오면 마음이 편안하다. 그만큼 세상을 보는 넓어졌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평범하게 사는 건 너무 답답하게 사는 방법이에요. 그래도 한번 사는 인생 짧게 굵게 한바탕 멋지게 살아야 하지 않나요?' 누군가는 큰 돈을 벌기 위해 온갖 비행을 저지르면서 정말로 굵게 한바탕 멋지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가 하면, 누군가는 평시의 자기의 모자람을 돈으로 사서 유명해지고 싶어 분수 없는 행동을 하다가 패가망신 하는 사람 역시 곳곳에서 보여진다. 비행을 저지르면서 사는 사람이나 유명해지고 싶어 돈을 뿌리는 사람이나 그 비행으로 아픔을 겪은 후에야 깨달음을 얻게 되는 날이 온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한국 불교계의 '꺼지지 않는 빛'으로 불리는 성철(性徹) 스님(1912.4.6-1993.11.4) 의 법어를 젊은 시절에 읽고는 왜 이렇게 당연한 말씀을 남기셨을까 하고 늘 생각에 잠겨 보고는 하다가 뜻을 알게 되었다.  지금처럼 인터넷 망으로 모든 정보를 배울 수 있던 시절도 아니고 불교신자도 아닌 내가 성철스님의 저 유명한 법어를 알고 싶어 여기저기 책을 구해 읽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8년 동안 잠을 잘 때도 눕지 않고 수행한 장좌불와 (長坐不臥)로 유명한 스님이 내놓은 이 법어는 80~90년대 한국에서 사회적 화두가 되기도 했다.   마음의 눈을 바로 뜨고 그 실상을 바로 보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인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마음의 눈을 뜨게 되는가. 탐욕을 버려야 한다. 탐욕 때문에 인간의 시야가 흐려진다고 한다. 깨닫는 데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은 집착이다. 가질수록 더 가지려고 하는 집착이 문제다. 즐겨읽던 법정스님의 책들 중에 늘 무소유를 강조한 책이 떠 오른다.  


세월호의 비극으로 고국의 모습이 온통 마비상태에 빠진 듯하다. 꿈많은 어린 생명들을 졸지에 잃은 가족들의 비탄이야 무슨 말로도 위로가 될 수 없다. 그래도 국정이 흔들릴 정도까지는 가지 말았으면 한다. 하루빨리 정부도 유족들도 제자리를 찾아 정부의 대책을 믿어 주고 신속한 후속처리로 유족들의 마음이 치유되기를 바란다.


이러한 큰 아픔을 겪었으니 정부는 더 깨달음이 컸을 것이다. 부디 깨달음의 결과가 부정부패와 봐주기 식의 비리가 끝나는 계기가 되기를 확신한다.


희생자들과 유족들을 생각하면서 오늘 밤은 바리톤 송기창의 '내 영혼 바람되어' 그리고 김민기의 '내 나라 내 겨레'를 들으며 울적한 마음을 달래 보고 싶다.


04. 29. 2014

아리조나 한국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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