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booked.net

booked.net

booked.net
new1.jpg



한 겨울 찬바람에 밀려 두터운 먹구름이  회색빛 겨울 하늘을 가득 메웠다. 비내음에 젖은 거친 바람에 놀란 들새들은  황급히  하세이얌파 강 제방 근처  숲속으로 사라졌다. 잠시 후 "뚝, 뚝" 나무잎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허연 물안개를 스치며 밀려왔다. 댐 공사가 한창인 프레스커트 남쪽 40마일 지점 하세이얌파 강 하류에는1890년 12월 들어 몇차례 폭우가 쏟아져 월넛 그로브 댐 (Walnut Grove Dam) 수위는 7인치나 높아졌다. 대 재앙을 예고하듯 1890년 2월21일 한 밤 먹장처럼 검은 밤하늘을 뚫고 한치 앞을 볼 수없이  폭우가 쏟아졌다.


데이비스 산의 아주 작은 샘에서 발원하여 남으로 위켄버어그 쪽으로 흘러 힐러 강으로 잦아드는 하세이얌파 강은 장 장 100여마일. 하세이얌파는 이곳 인디안 말로는 "곤두박질치는 강"이라는 뜻이다. 취수 댐의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하세이얌파 강 주변에는 1889년 3월에도 많은 비가 내렸다. 3월 14일부터 17 일까지 프레스커트 근방 위플 요새에는 태풍을 동반한 폭우가 2.45인치나 내려 윌넛그로브 댐의 수위를  높였다.


경비절감으로 배수관  줄인게 화근 


우기인 12월에 접어들자 웰스 베이트 (Wells Bates)는 저수지의 물을 방출하는 배수관을 확장하라고 지시했다. 회사 측은 경비 절약을 위해 기존 설계도면을 무시하고 6피트×26피트의 배수관을  매설했다. 폭우가 쏟아지자 만약을 대비하여 회사측의 요청으로 배수관을 검사한 수압기술자 벤자민 처어치 (Benjamin Church) 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자면  이같은 규모의 배수관은 턱없이 모자란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수압기술자 존 쿠퍼 John Cooper 도 이런 규모의 배수관이라면 15개는 더 있어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고 회사측에 경고했다.


1890년 2월21일 저녁 9시경, 솔트 강 강물이 갑자기 불어나면서 수위가 15피트로 높아졌다. 수위는 계속 올라 17피트에 이르더니 강물은 다음 날 피닉스와 템피를 잇는 철교를 쓸어버렸다. 철교를 복구하는 3개월 동안 기차가 다니지 못했다.


2월들어 월넛 그로브 댐의 수위는 7인치나 더 높아지고 하세이얌파 강 유역의 분지는 빗물에 잠겼다. 2월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위플 요새에는 2.59 인치의 비가 내렸다. 이번에 내린 비는 브래드셔어 Bradshaw 산을 하얗게 덮었던 눈을 녹여 눈녹은 물은 빗물과 함께 하세이얌파 강으로 무섭게 흘러들었다. 댐 관리자 톰 브라운 Tom Brown은 저수지의 물을 더 많이 방출하여 수위를 낮추려고 인부들과 함께 배수문을 넓히려했다. 그러나 폭우 속에 배수문을 잘못 건드려 그나마 있던 배수문까지 무너뜨렸다. 다급해진 톰 브라운은 댐 하류에서 사금을 캐는 광부들과 주민을 대피하라고 댄 버어크를 내려보냈다. 브라운은 댄 버어크에게  심부름 값을 먼저 주었다. 이것은 톰 브라운에게는 결정적  실수였다. 소문난 술주정뱅이 댄 버어크는 빗길을 달리다 비가 점점 심해지자 술집에 들려 술을 마시고 광부들에게는 피신을 권하지 않았다. 이제 사태는 걷잡을 수없이 긴박하게 돌아갔다.


위험을 알리러 떠난 전령은 술에 취하고


월넛 그로브 댐은 약 10여년전 인 1881년 뉴욕 출신 웰스 베이트와 드윝 베이트 형제가 남부 야바파이 카운티에 있는 금광을 사면서 시작되었다. 두 형제는 하세이얌파 강에 63개의 사금 광을 등록하는가 하면 강 전체의 용수권까지 독점해버리고 주위의 땅도 닥치는대로 사들였다. 두 형제의 이같은 횡포에 대해 은퇴한 광산 기술자 데이비드 딜 David B . Dill 은 "하세이얌파의 폭거"라고 항변했다.


1886년 5월 미 연방의회에 파견된 아리조나 연방영토 대의원 빈 C.C. Bean 은 파울러 Lincoln Fowler가 마련한 "간척 개간지의 토지보상에 관한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여 운하나 댐, 관정용 토지는 1에이커 당 1달러 25센트로 수용하도록 했다.


베이트 형제가 자본가를 모집하여 설립한 용수회사 (Walnut Grove Water Storage Co.)는 하세이얌파 근방에 있는 웨이드 (Abner Wade) 목장 을 비롯하여 인근 토지를 4만 5천달러를 들여 마구잡이로 사들였다. 그리고 근처에 대규모 댐을 건설하는 한편 60마일에 달하는 송수관을 매설하여 근방에 10만 마리의 가축을 키우는 목장을 운영하려 했다.


1886년 9월 베이트 형제의 회사는 초를 두께 40피트, 높이 84피트로 설계한 댐을 두께 124피트 높이 110피트로 증설하여 공사를 시작했다. 공사장 주변에는 전등불을 밝히고 밤낮으로 공사를 강행했다. 공사를 맡은 샌 프란시스코의 Nagles and Leonard 회사는 '채석공, 대장장이, 목수, 석공, 및 잡부 200명을 모집'하는 광고를 도하 신문에 냈다. 저수지의 길이 3마일, 깊이 110피트의 이 댐은 40만 달러의 공사비를 들여 1888년 완공되었다.


폭우에 눈 녹은 물까지 저수지로 유입


하세이얌파 강에는 취수댐 하나가 더  건설되었다. 베이트 형제의 물관리회사는 1889년 9월 광산용 취수댐을 대형댐 17마일 하류에 쌓기시작했다. 댐의 두께 60피트, 높이 57피트, 길이 200피트의 이 댐은 상류에 있는 댐과 같은 공법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우선 돌로 물막이 벽을 쌓고 그 안에는 바위나 잔돌을 다져넣었다. 그러나 공사는 계획보다 더디었다.


폭우는 계속되어 2월21일 저녁 8시 경 아직 완공되지않은 750 에이커의 저수지물이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21일 자정이 지나자 저수지 물은 댐보다 13-15 피트나 높게 넘쳐흘렀다. 22일 새벽 2시 20분경 더 이상 수압을 견디지 못한 댐은 드디어 터져버렸다. 저수지에 갇혀있던 40억 갤런의 물은 댐이 갑자기 터지면서 거대한 물의 벽을 이루면서 100피트 높이로  치솟았다가 내리꽂히면서 지상의 모든 것을 박살내었다. 쏟아지는 물소리에 근처에 있던 사람들의 귀는 마비되어 더 이상 아무것도 들을 수가 없었다. 엄청나게 큰 바위덩어리가 아이들이 던지는 소프트 볼처럼 가볍게 급류를 타고 내려가고 아름드리 나무는 두 세쪽으로 부러져 쓰레기처럼 흘렀다. 철근도 구부러지거나 꼬인채 검은 격류에 떠내려가다 물속으로 사라졌다. 로버트 브라운은 금고 속에 자신의 돈과 이웃들의 돈 모두 7천여달러를 넣어두었으나 금고는 물살을 타고 어디론가 흘러가 버렸다. 5마일 아래에 있던 공사 감독관 사무실은 댐이 터진지 5분 후 사라졌다.


엄청 큰 바위가 공처럼 떠내려가


윌리암 아카드와 릴리 존슨은 취수 댐 근처 목장에서 폭우 속에서 우왕좌왕하는 소떼를 돌보고 있었다. 한밤중 온 천지가 무너지는 소리가 나더니 쏟아지는 빗소리 속에서 거대한 물살이 흐르는 소리가 났다. 두 사람은 말을 타고 빗살을 뚫고 강가로 무작정 달려 근처 목장으로 갔다. 이때 아카드는 술에 취해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는 버어크를 보았다. 또한 아카드의 아들 헨리 아카드도 야영중인 상류 댐과 하류 댐 사이 사금광의 광부와 근처 목동들에게 대피하라고 알리려 왔으나 폭우와 급류로 강을 건널 수가 없었다. 급류에 휩쓸려간 사람 중에는 부상자는 전혀없이 모두가 사망했다. 사망자는 무려 60여명에서 100여명 사이. 모두들 한밤중 잠을 자다 변을 당해 잠옷을 입었거나 옷을 벗은 채 사망하여 수십마일 하류에서 발견되었다. 사망자들은 대부분 급류에 휩쓸리면서 심한 타박상을 입거나 사지가 절단된 채 발견되고 일부는 강바닥 모래에 영원히 매몰되었다. 이 월넛그로브 댐의 붕괴로 재산 피해는 모두 2백여만달러. 이 댐은 이후 영원히 복구되지 않았다.(계속)


new10.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745 [미셸김 원장 칼럼] 애 국 심. 존 경 심.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4-10-23
744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임신과 불임증(Sterility) 2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4-10-23
743 [미셸김 원장 칼럼] 가을은 깊어가는데...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4-10-16
742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임신과 불임증(Sterility) 1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4-10-16
741 [미셸김 원장 칼럼] 한글의 세계화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4-10-09
740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여드름과 월경(Relationship of acne with menstruation)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4-10-09
739 [미셸김 원장 칼럼] 파도여^^ 파도여^^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4-10-02
738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성불감증(性不感症:Sexual Frigidity)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4-10-02
737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질건조증(膣乾燥症: colpoxerosis)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4-09-25
736 [미셸김 원장 칼럼] 순리대로 가는 인생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4-09-18
735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자궁 하수증(子宮 下垂症:Uterine prolapse)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4-09-18
734 [미셸김 원장 칼럼] 추석 회상(秋夕 回想)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4-09-10
733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자궁선근증(子宮腺筋症: Adenomyosis)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4-09-10
732 [미셸김 원장 칼럼] 가족의 소중함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4-09-03
731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자궁근종 2(子宮筋腫: Uterine Myoma)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4-09-03
730 [미셸김 원장 칼럼] 이순신의 정신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4-08-28
729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자궁근종 1(子宮筋腫: Uterine Myoma)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4-08-28
728 [미셸김 원장 칼럼] 도전, 페스토 파스타와 곤드레밥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4-08-20
727 [이범용 아리조나 역사이야기] 루즈벨트 댐 '태양의 계곡'에 번영을 가져오다(12)- 솔트 강 1호댐을 루즈벨트에게 바치다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4-08-20
726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냉·대하증((冷·帶下症, Leukorrhea) 2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4-08-20
X
Login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PC방, 학교, 도서관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

X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