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유럽에서는 계피의 향기가 사랑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왕족과 귀족들의 연인 사이에서 최고의 선물이었다고 합니다.
또 로마시대의 폭군 네로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애첩이 죽자 로마에서 사용할 1년 분의 계피를 태워서 사랑을 표현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입니다.
중세 유럽에서는 비싼 물품 중에 하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계피를 약재용 저울에 달아서 그 값어치를 측정했다고 하는데, 그 시절 계피는 화폐기능까지 담당해서 계피로 세금을 납부하거나 몸값을 치르기고 했다고 합니다.
한약재 중에서 계수나무는 뽕나무처럼 중요한 약재 중의 하나입니다.
이 약재들은 비록 한 나무에 존재하지만 각각의 부위에 따라 다른 성질과 효능이 있어서 여러 병증에 따라 다양하게 응용됩니다.
계수나무 줄기와 가지의 겉껍질을 계피(桂皮)라 하고, 계수나무의 몸통껍질은 육계(肉桂)라 하며, 육계 외피(外皮)의 거친 부분을 제거한 것을 계심(桂心)이라고 합니다.
또 계수나무의 가지 중 가장 가늘고 연한 부분을 계지(桂枝)라고 합니다.
계피는 계수나무의 줄기와 가지에서 벗겨내 말리는데, 건조하는 동안 계피는 똘똘 말려집니다.
색깔은 다양하여 얇은 것은 밝고 붉은색을 띤 갈색이며, 두꺼운 것은 회색을 띱니다.
계피는 일반적으로 달콤하고, 향기롭고, 자극적인 맛이 있습니다.
중국산 계피는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의 것에 비해 향기가 덜합니다.
베트남산의 계피가 품질이 우수한 편입니다.
한의학에서 계피와 육계는 병증의 부위에 따라 선택되어 사용되기는 하지만, 효능이 거의 같아서 같이 사용합니다.
그래서 한약재에 관한 서적인 본초학(本草學)에서는 육계피(肉桂皮)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계피는 육계에 비하여 성질이 가볍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육계의 껍질 부분을 깍아 내고 속 부분만을 사용하는 계심(桂心)은 오목 가슴이나 심장 부분이 매우 아프고 배가 몹시 차면서 통증이 오는 증상을 치료하는데 활용합니다.
계피와 육계는 성미(性味)가 맵고(辛), 달콤(甘)한 맛이 있으며, 대열(大熱)하고, 효능이 온중보양(溫中補陽)과 산한지통(散寒止痛)으로 우리 몸의 아랫부분을 덥히는 효능이 비교적 강하여 장(腸)의 기능이 약해지거나 정력이 쇠약해진 증상과 몸 속의 차가운 기운을 내보내고 통증을 다스려 주는데 주로 사용합니다.
육계는 하행(下行)하는 성질과 대보양기(大補陽氣)의 효능이 있어 하초(下焦)의 명문화(命門火)가 부족한 경우에 응용하는데, 자보간신(滋補肝腎)의 작용이 있는 약물과 배합하여 병증을 다스립니다.
육계의 산한지통(散寒止痛)과 통혈맥(通血脈)의 작용은 허한성(虛寒性)의 설사(泄瀉)·복통(腹痛), 또는 여성의 혈실한(血室寒)으로 인한 월경통(月經痛)에 응용합니다.
이 외에 혈기쇠소(血氣衰少)의 증(證)을 다스리는 처방에도 배합할 수 있는데, 이는 육계가 기혈생장(氣血生長)의 효능이 있기 때문이며, 인삼양영탕(人蔘養營湯)이나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에 적량(適量)의 육계를 배합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육계는 성미가 대열(大熱)로 보양(補陽)하며, 신미(辛味)로 행혈(行血)하기 때문에 음허양항증(陰虛陽亢證)의 경우와 임신부에게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계피가 약용으로 사용된 역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매우 오래 되었습니다.
서양에서도 계피는 감기를 치료하는 효과적인 약으로 오래 전부터 사용되었고 설사나 위장질환을 치료하는데 사용하였습니다.
19세기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에서는 의사들이 배가 심하게 뒤틀리거나 속이 메스껍고 토하고 설사하는 증상에 계피를 처방하였으며, 심한 생리통에도 계피를 사용하였습니다.
현대에는 계피를 치약이나 양치액 또는 향수나 비누에도 사용되며, 껌과 감기시럽이나 심지어는 커피의 첨가물과 콜라의 제조에도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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