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17:8-16은 이스라엘과 아말렉과의 전쟁을 다룬다. 이스라엘 백성은 맛사에서의 시험을 거친 후 아말렉 사람들의 공격을 받는다. 광야에서 물과 음식 문제로 고통을 겪었던 이스라엘 백성은 전쟁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시험을 만나게 된다. 내적인 문제가 아니라 외적인 문제를 통해 그들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고 반응하며 문제를 극복해야 하는가를 배우게 된다.
아말렉은 호전적이고 싸움에 능한 사람들이다. 노예생활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먹고 사는 문제로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아말렉의 공격은 그들의 믿음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큰 장애물이었다. 모세는 이 전쟁을 하나님을 위한 성전(Holy War)으로 규정하고 여호수아에게 나가서 싸울 것을 명령한다. 그는 하나님의 지팡이를 들고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한다. 아말렉과 싸울 상대자는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그는 분명히 한다. 하나님이 싸우시지 않는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법은 없다. 이스라엘 백성이 끊임없이 제기한 과연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계시는가 하는 질문은 또 다시 계속된다. 먹고 사는 문제 뿐 아니라 외부에서의 공격에서도 하나님은 정말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를 도와주시는가 하는 하나님의 임재는 우리의 믿음의 중심에 위치한 문제이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심을 확신할 수 없다면 나의 믿음은 뿌리를 내릴 수 없다. 아말렉은 에서의 후손(창36:12,16)으로 하나님을 대적하고 하나님의 백성을 괴롭히는 하나님의 적이다. 모세는 이들과 정면으로 맞서 싸우라고 명령한다. 싸움은 두려움이라는 단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출1:10에서 바로는 이스라엘 백성의 숫자가 많아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출13:17에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 전쟁을 치룰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전쟁을 보면 마음을 돌이킬까 두려워 하셨다. 출14장의 홍해에서 벌어지는 애굽 군대와의 최후의 일전에서 모세는 전쟁을 두려워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울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싸움의 주체가 하나님이기 때문에 너희는 두려워 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하나님이 싸우는 것을 보라고 명령했던 모세는 이제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더 이상 수동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전쟁에 참가하여 싸울 것을 촉구한다.
크리스천은 세상에서 수동적인 자세로 살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고 악한 영들의 세력과 싸우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문제를 회피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문제와 정면으로 부딪히며 싸워야 한다. 하나님의 군대에 속한 군인으로 살아가는 믿음의 삶은 전쟁터에서 용감하게 싸우다 죽기를 원하는 전사의 삶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갑자기 떠오르는 인물은 눈의 아들 여호수아이다. 여호수아는 모세의 뒤를 잇는 후계자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며 가나안 땅의 정복을 이루어내는 위대한 지도자이다. 여호수아의 등장은 구원의 개념을 명확하게 한다. 이스라엘의 구원은 출애굽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가나안 정복까지를 포함한다. 따라서 구원은 한마디로 출애굽과 가나안 정복이다.
우리는 하나님을 믿기 시작하면 즉시 구원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고 경험하는 구원은 단순히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만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예수의 제자가 되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아말렉과의 전쟁의 초점은 여호수아라기보다 모세와 하나님의 지팡이이다. 모세는 언덕의 꼭대기로 올라간다. 그는 지팡이를 잡고 전쟁의 상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높은 곳에 선다. 지팡이를 잡은 모세의 손이 올라가면 이스라엘이 이기고 손을 내리면 아말렉이 이기는 현상이 발생한다. 전쟁에서 이기는 능력은 모세나 여호수아에게 있지 않다. 모세의 손이 올라가면 이기는 것은 하나님의 지팡이를 통해 나타나는 하나님의 능력을 보여준다. 모세가 든 지팡이는 안테나 또는 하나님의 능력이 전달되는 수도관 같은 역할을 하여 하나님의 권능이 하늘로부터 임하게 한다. 손을 드는 행위는 적을 맞아 전쟁을 지휘하는 사령관의 손짓을 연상케하며 15절의 여호와 닛시와 연결되어 깃발을 높이 들고 전쟁에 나서는 것과 같은 이미지를 준다.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아론과 훌이 모세를 도와 그의 손을 들어 올린다. 손은 능력과 행위를 상징하며 또 중재를 의미한다. 사람의 머리에 손을 얹고 안수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모세와 함께 모세의 동역자들이 손을 드는 행위는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이며 전쟁터에서 싸우고 있는 여호수아를 지원하기 위한 중보기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전쟁터에서 격렬한 싸움을 싸우며 하나님 앞에서 하나가 된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절박한 상황에서 그들의 믿음을 지탱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기도 뿐이다. 우리가 한가지 문제를 놓고 한마음으로 기도할 때 하나님의 놀라우신 능력은 나타난다.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의 부르짖음을 외면하시지 않고 응답하시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도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는 일은 기도이다. 우리에겐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일하심을 확신하는 믿음의 기도가 필요하다.
B2BChurch.org 정기원 목사 (480)209-9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