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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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

- 강위덕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요동치 않는

피닉스의 숨소리가 대지에 깔린다

땀 냄새 물씬 나는 모퉁이에

굴절된 길 저편 소란한 발소리 들리고,

하루의 노동을 접은 사람들이 귀갓길에 오르면

허연 안개처럼 자욱한 공해에 어둠이 섞인다

실을 토해 제 몸에 감옥을 짜는 누에고치처럼

밀폐된 어둠 속으로 메마른 삶의 타래가 감옥을 짠다

온종일 갉아먹은 생명만큼의 먼지를 털어내며

떠나는 군상들의 뒷모습에는

젊음도 사랑도 기회도 늘 저만큼 떨어져 있다

이 세계의 내면을 향한 응얼거림 같은 

슬픈 음계들이 바람 부는 방향으로

불협화음 소리를 퉁퉁 밟고 지나간다


  해설

 이 시(詩)는 자연을 통한 삶의 터전을 배경으로 한 생태계의 시입니다.

 자연은 누구나 소지하고 살지만 생명과 우주의 원리를 느끼면서 사는 사람은 적지 않습니다.

 나는 매일 도서관에 갑니다. 심지어 내가 섬기는 하나님의 성일에도 도서관에 갑니다. 이 도서관에 갈 때는 샛별처럼 마음을 씻습니다. 내가 즐겨 찾는 도서관은 어디에고 있습니다. 내가 사는 아파트, 길 모서리에 줄줄이 서 있는 남미 사람들의 인력시장, 눈에 띄는 모든 자연은 나의 도서관입니다. 자연은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줍니다. 도서관에 들어가 수행을 견인하는 일은 나의 일과 중에서 힘겨운 과업입니다. 시인은 몸으로 생각합니다.

생활 속에서 외부의 변화를 관찰하고 느끼며 그것을 통해 감추어진 극면을 쓰다듬고 어루만지는 행위는 시적 발상의 조건입니다. 시 세계의 소통방식은 설명으로 되는게 아니라 살아가는 과정자체가 시 쓰기의 여정입니다.

헨렌켈러는 3가지 장애를 가졌습니다.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말을 못합니다. 나는 아직도 그가 어떻게 배웠는지 아리송합니다. 이것은 바로 이것이다라고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벙어리처럼 손으로 가르칠 수도 없고 장님처럼 보지는 못해도 점자로 가르칠 수도 없습니다.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말을 못하는 것은 치명적인 장애입니다. 그러나 그는 몸으로 말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국가적인 큰 행사에서 시가행진을 할 때도 대열에 줄을 맞추어 왼발, 오른발, 한 점 흐트러짐 없이 행진을 했다고 합니다.

 어느 날 기자가 그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에게 3일만 보고 듣고 말을 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했더니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첫날은 나를 가르친 설리반 선생님과 함께 지나겠다고 했습니다. 둘째 날은 역사박물관에 가서 시대에 따라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보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셋째날은 오페라 음악 감상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길을 걸으면서 자연을 보면서 이런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넷째날은 다시 암흑의 세계로 돌아가겠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멀쩡한데 멀쩡한 것에 대하여 감사를 모르고 살아갑니다. 믿는 사람들은 하늘이 본향이라고 말하지만 그러나 현주소는 말하지 않습니다.

저는 현주소가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내가 사는 아파트이고 또 하나는 나의 도움이 필요한 자의 마음입니다. 나는 가끔 불쌍한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 그들과 함께 삽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내가 누군가를 위해서 목숨을 바칠 그런 대상자가 없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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