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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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주박 나무꾼 *


- 강위덕


억새풀 누운 너덜겅 지나


두목골 산 중턱에 선다


심 봤다 고주박이다


곰팡이 낀 고주박 둥치가

 

염낭거미의 원통형 두루 주머니** 같다

 

여윈 뿌리를 날개처럼 벌리고

 

주둥이를 땅속에 박은 채 추위에 떨고 있었던 듯

 

이놈만 송두리째 파서 집에 옮겨 놓으면

 

난방굴뚝에 두루 주머닌들 못 채울소냐

 

도끼 등으로 둥치의 좌우를 흔들어 친다

 

아마 수무 번도 더 쳤을 것이다

 

땅에 박힌 고주박이 느슨해진다

 

허리에 감긴 얼어붙은 겨울의 흙

 

시린 가슴 흔드는 바람소리에 그렇게 흘러갔을

 

이러구러한 질긴 인연들이 뿌리체 흔들리고 있다

 

쥐뿔만한 나의 자존심도 함께 흔들리고 있다

  

* 가난한 시절 새마을 사업 한창일 때 가랑잎 땔감도 못하게 하니 덩그렇게 뿌리만 남은 고주박 둥치를 캐어 군불 때던 시절이 있었다.


** 염낭거미 암컷은 번식기가 되면 나뭇잎을 말아 작은 두루 주머니를 만들고 그 속에 들어앉아 알을 낳는다. 알이 부화되면 자신의 몸을 자식들의 먹이로 내놓고 엄마의 살을 뜯어먹고 살게 한다.


해설

시를 아는 것은 전부를 아는 것, 곧 우주를 아는 것이라 했습니다. 신앙칼럼이라든가 건강칼럼은 우리의 생활과의 연관성 때문에 많은 사람이 쉽게 접하게 됩니다. 그러나 문학 중에서도 특히 시 문학은 읽어서 그 무엇을 찾아내려 몇 번을 읽어도 밥 먹듯이 쉽게 소화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시인이 되려는 문학도까지도 문턱에 올라서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느 시인이 금강산 관광에 합류하여 이북 땅을 밟았습니다. 보안관이 입국절차를 밟을 때 시인에게 직업을 물었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예, 저는 시인입니다. 하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북사람, 시인을 똑바로 쳐다보며 시인 말고 밥 먹고 사는 직업 말이요. 시는 당신의 취미이고 돈 벌어 먹고 사는 직업이 있을게 아니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무직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이처럼 시는 대중 혹은 특정인들에게 가끔 외면당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인들에게는 시는 삶의 전부라고 생각을 합니다. 시가 없이는 예술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가 없으면 노래도 없습니다. 가사가 없는 교향곡도 제목이 말해주듯 시의 아름다운 문맥이 소리로 표현된 시이며 한 점의 그림도 그 그림의 제목이 말해주듯 시의 문맥을 그림으로 표출하고 있을 뿐 그림도 한 수의 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유의 시를 화시라고 합니다. 


저의 내자를 돕기 위해 요사이 고사리 뜯으로 매주 주말에 산에 가보니 많은 고주박(고목나무의 밑둥치)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어쩌다 고주박이 발견되면 심봤다 했습니다. 나무가 귀한 시절이였죠. 산들도 벌거숭이인데다 나무를 못하게 하니 땔감 부족으로 어려웠던 시절이였습니다. 이 시는 고주박 사냥을 의인화한 한 토막의 자서전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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