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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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딱지처럼 땅에 달라붙어있는 인디안들의 초막사이로 한밤의 교교한 달빛이 어른거렸다. 작은 촌락은 가냘픈 풀벌레 소리만 간간이 울려올뿐 적막만이 가득했다. 희미한 달빛 사이로  몇명의 약탈꾼들이 무릎걸음으로 마을길을 지나 양우리 쪽으로 기어갔다. 잠시후 약탈꾼들은 우왕좌왕하는 양들을 몰고 재빨리 들판을 달렸다. 시끄러운  양 울움소리에 초막문이 열리면서 잠을 자던 인디안들이 튀어나왔다. 그러자 망을 보던 약탈꾼들은 "야호"하고 괴성을 지르면서 초막과 곡식이 익어가는 들판에  불방망이를 던졌다. 놀라서 튀어나온 어린아이 몇명을 잡아챈 약탈꾼들은 말을 타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한밤중 촌락을 불태우는 매캐한 불길 속에서 인디안들의 고함소리, 울음소리만이  밤하늘을  가득 메웠다.

 

어렵사리 백인 병사들과 평화조약을 맺은 직후 노전사 나르보나를 잃은 나바호들은 이처럼 인근 뉴 멕시칸 마을을 헤집고 다니며 노전사를 잃은 복수에 나섰다. 워싱턴 대령과 인디안 대리인 칼호운이 세이 협곡을 빠져나가 리오 그란디에 도착하기도 전 나바호들은 이처럼 인근 마을의 가축을 약탈하고 부녀자나 어린아이들을 잡아갔다. 이들의 약탈은 나바론이 살해당한 직후인 1849년 10월, 11월 극에 달했다. 특히 나바호족과 경계를 접한 체보레타, 아비퀴, 쿠베로같은 마을 주민들은 언제 닥칠지 모를 나바호 약탈꾼의 공포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나바호와 뉴 멕시칸간의  약탈과 복수는 서로 끊이지 않았다. 

나바호의 약탈에 견디다 못해 마을 주민들은 스스로 마을을 방어하겠다고 나섰다. 마을 주민들은 칼호운을 찾아와 당장 500명의 병사들을 모으겠으니 무기를 지원해 달라고 간청했다. 그러나 칼호운의 금고는 텅 비어 있었다.


나바호의 약탈로 잠못이루는 뉴 멕시칸


당시 서부 변방에는 원주민 인디안들과 교역하는 일부 악덕상인들이 있었다. 이들은 돈을 위해서라면 지옥의 악마와도 거래할 만큼 인정사정 없는 냉혹한들 이었다. 이들 상인들은 노새나 나귀에 인디안들이 좋아하는 상품을 가득 싣고  위험을 아랑곳하지 않고 인디안 촌락을 오가며 장사 했다. 특히 인디안들은 독한 위스키나 옷가지를 즐겨찾고 간혹 백인 정부가 금기시 하는 총이나 화약류도 거래했다. 그러나 백인 악덕 상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상품은 노예였다. 5세 전후에서 18세 가량되는 남여 노예는 200달러에 거래되었다.

당시 뉴 멕시코의 웬만한 가정에서 하찮은 막일은 모두 가련한 노에들의 차지였다. 이처럼 웬만한 가정에서 유행처럼 노에를 부리자 노예값도 만만치않고 거래도 활발했다. 이를 틈타 악덕 백인 상인들은 원주민 인디안들을 부추겨 다른 인디안 들을 납치하게했다. 그리고 포로와 상품을 교환하여 이익을 챙기고 자신들이 부추겨서 일어난 약탈을 나바호 족의 소행으로 둘러대기도 했다.


2백달러에 매매되는어린이  노예


인디안 대리인 칼호운은 1849년 11월20일 워싱턴 대령의 후임으로 부임한 존 먼로에게 인디안들과 교역하는 상인들은 엄격히 자격을 심사한 후 교역허가증을 발부하고 허가증 소지자에게 한해 교역하도록 했다. 3주 후 먼로 지사의 지시에 따라 칼호운은 "인디안과 교역을 하고자하는 상인들은 뉴 멕시코 지사가 발행하는 허가증 소지자에 한한다"라는 포고문과 함께 인디안 부족과 교역을 원하는 자는 "인품이 온순한 미국 시민권자로서 5,000 달러이상의 예치금과 보증인 한사람 이상의 추천을 받아 교역하고자하는 인디안 부족을 명기한 후 신청서를 제출하라"고 했다. 그러나 교역대상에서 아파치족이나 나바호족, 유타족(유타족은 오늘의 유타주와 콜로라도 남부지역에 사는 사나운 인디안. 바위산에서 산다하여 인디안들은 유타라고 불렀다.)과는 교역을 금했다. 

백인병사들의 안내인겸 통역으로 활동한 나바호 부족장 산도발도 노예매매로 재미를 보았다. 그는 뉴 멕시코 주둔 병사들과 안면이 깊어 타부족들과의 포로교환에도 깊이 관여하면서 직접 그가 잡은 노예도 매매했다. 1851년 3월11일 체보레타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침례교 목사 히람 리이드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절반 정도 개화된 나바호 부족장 산도발은 며칠 전 약탈에서 생포한 포로 몇명을 데리고 부족민과 함께 마을에 나타났다. 그날 그는 18세난 포로를 단돈 30달러에 팔았다"라고 했다.

칼호운도 후임 인디안 대리인 루크 레아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의 친구 산도발이 5월20일 근방에 있는 이웃 촌락을 방문하고 18명의 포로와 약탈한 많은 가축을 몰고 마을에 나타났다"라고 썼다. 또한 그의 손에는 몇개의 머리가죽이 들려있었다고 했다.


머리가죽을 들고 마을에 나타난  산도발


약탈과 노예거래로 짭잘한 수익을 올리는 나바호들에게 나르보나의 죽음은 불구덩이에 기름을 끼언듯 이들의 분노를 부채질했다. 이들의 약탈로 리오 그랜디 서쪽 지역은 거의 초토화 되었다.

1851년 3월3일 자카리 테일러 대통령은 나바호 족과 비교적 소통이 잘되는 칼호운을 뉴 멕시코의 초대 문민 지사로 임명했다. 그는 군인이 아닌 뉴 멕시코의 초대 문인지사가 된다. 칼호운이 지사가 된지 얼마 안되어 산타 페에 거주하는 마뉴얼 차베스가 방문했다. 차베스는 칼호운에게 원주민 1백여 명으로 민병대를 조직하여 나바호족을 공격하겠으니 보급품을 운반할 노새 100 마리와 600자루의 소총과 화약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차베스는 민병대원에 대한 보수는 필요없고 대신 전리품에 대한 권리를 요구했다. 그는 만약 칼호운이 자신의 요구를 들어준다면 허약한 백인 병사들보다 더 용감하게 싸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칼호운 지사는 이를 쾌히 승락했다.


나바호들의 소요가 끊이지않자 워싱턴 당국은 인디안들과 전투경험이 풍부한 섬너(Edwin Vose Sumner) 대령을 산타 페에 주둔하는 육군의 제9주둔군 사령관에 임명했다. 섬너 대령은 정규 웨스트 포인트 출신은 아니지만 1818년 3월3일 육군 소위로 임관한 후 주로 변방에서 근무하여 인디안과의 실전경험이 풍부했다. 특히 그는 1832년 5월 미시시피강 유역의 일리노이즈와 위스컨신 주 접경에서 현지 인디안 부족과 벌인 "호크전투"에서 용맹을 떨쳤다. 이 전투에는 에이브라함 링컨이 대위 계급장을 달고  참전했고 그 외에 테일러도 대통령이 되기전 참전했다. 또한 이후 한때 남군의 대통령이었던  제퍼슨 데이비스도 참전했다. 섬너는 그후 멕시칸 전투에도 참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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