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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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인의 후손


티켓 두 장이 생겨 카네기 홀 음악회에 갔다

피아노 연주자는 애당초 살벌한 옷차림으로 무대에 섰다

가죽 장갑 끝에 구멍을 뚫어 열 손가락 끝만 뾰족하게 나와 있었다

전반부 연주는 그런대로 잘 넘어 갔지만

철석이며 펄럭이며 개펄같이 바닥을 읽기 어려워서

마음보다 몸이 익숙해지지 않았다

후반에 들어서니 연주는 더욱 격렬해졌다

성난 장미처럼 일어서서 의자를 단발 뒷발차기로 내 동댕이 친다

가죽 장갑이 관중의 허리에 쓰러지기도 전

팔꿈치로 피아노의 건반을 내려치니 고독의 원심력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준비해 둔 도끼가 아벨을 연주하고 있다

피아노의 건반에서 아벨의 비명이 폭발하고 있다

무채색의 소리를 창출해 내는 반음계의 선이 구사일생으로

피아노에 붙어 있어 가냘픈 경련을 일으키고 있더니 툭 끊어져 나갔다

약음기가 없었더라면 나의 심금(心琴)도 끊어졌을 것이다

잉걸불 같은 분노가 가슴에서 이글이글 치밀어 오른다

 

 해설


상식이 없는 행동을 가르켜 몰상식이라 말한다. 예술도 몰상식한 예술이 있는데 소위 전위 예술이라한다. 틀에 박힌 전통에서 벗어나려는 행위다.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질서를 파괴하려는 몸부림을 말한다. 

상식을 벗어난 몰상식한 행위는 비단 예술가들 뿐만이 아니다. 예수도 그의 성육신하신 반평생의 생활이 몰상식의 반복이었다. 사대 성인도, 헬라의 철학가 비오게네스도, 평생의 생활이 몰상식한 생활이었다. 


앨라배마 주의 어느 시골 조그마한 마을에 있었던 이야기다. 혼자 사는 백인 여인이 지나가는 흑인남자를 불러 돈을 줄 터이니 장작을 패주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 흑인은 흔쾌히 허락하여 장작을 다 팬 다음 벽난로 옆에 잘 정돈해 놓고 7불을 받고 그 집을 떠났다. 그런 일이 있는지 한 달 후였다. 앨라배마 종합대학에서는 학교 당국의 행사로 사람들을 초대하였다, 그 여인도 학교행사에 참석하였다. 그 여인은 종합대학의 총장이 연설하는 소리를 들으며 깜짝 놀랐다. 바로 그 분이 얼마 전 자기 집에서 7불을 받고 장작을 패준 그 분이였다. 백인여자는 총장실에 찾아가 사과를 하였다. 그러자 총장은 태연하게 말하기를 일거리를 주셔서 오히려 감사했다고 인사를 하였다. 그분이 바로 그 유명한 흑인의 지도자 부커 워신톤 박사(Booker T. Washington)이다. 아름다운 겸손도 몰상식한 행위에 속할 수도 있다.


전위예술을 미국에서는 아방가르드라 부른다. 아방가르드의 본래의 어원은 불란서의 용어인데 군대 중에서도 맨 앞에 서서 가는 선발대를 일컫는 말이다.

전위작가 백남준은 63년 개인전에서 피가 뚝뚝 흐르는 황소 머리를 전시한다. 황소 머리와 함께 전시한 것은 피아노 3대와 TV 13대이다. 그는 이에 앞서 59년 뒤셀도르프 공연에서 피아노를 부수었다. 놀랍게도 외면하리라 생각했던 백남준의 불확실성 공연을 보고 뉴욕과 독일 등 북미와 구라파의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 갈채를 보낸다.


인류최초의 아방가르드 작가는 가인이다. 그는 동생 아벨을 죽임으로서 인류 역사의 최초살인자가 되었다 그 후 인류의 역사는 두 구분으로 나뉜다. 아벨처럼 끽소리 못하고 죽은 듯 살아가는 백성이 있고 아방가르드행위를 자행하며 지구를 흔들어가는 소수의 무리가 있다. 먼 훗날 가인의 자손들의 분포도를 살펴보면 거의 예술가로서 살아가는 역사의 현실을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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