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의 진단학에서 혀는 부위에 따라 혀 끝부분을 설첨(舌尖), 중간부분을 설중(舌中), 뿌리부분을 설근(舌根)이라 하고 가장자리를 설변(舌邊)이라 합니다. 혀의 형상진단에 있어서는 혀 전체를 3등분하여 상초(上焦), 중초(中焦), 하초(下焦)로 구분하는데, 상초는 혀의 끝부분에 해당되고 중초는 혀의 중간부분에 해당되고 하초는 혀의 뿌리부분에 해당됩니다.
장부의 위치로 심폐(心肺)는 상초에 속하므로 심폐의 증후(症候)는 설첨부에 나타나고, 비위(脾胃)는 중초에 속하므로 비위의 증후는 설중부에 나타나고, 간담(肝膽)의 경맥(經脈)은 협늑(脇肋)부위에 분포되어 있으므로 간담의 증후는 설변에 나타나고, 신(腎)은 하초에 속하므로 신의 증후는 설근부에 나타납니다.
설태(舌苔)와 질병의 관계 3
2. 설태의 형상
2) 박태(剝苔)와 무태(無苔)
정상인의 설태는 얇고 백색을 나타냅니다. 만약 설태가 벗겨져서 떨어져 나간 것을 박태(剝:벗길 박)라 하고 설태가 전혀 없으면 무태(無苔)라 하는데 이들은 모두 체내(體內)에 질병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1) 우육설(牛肉舌)
우육설은 설태가 박리(剝離)되어 설질(舌質)이 암홍색을 나타내고 광택이 있어서 마치 쇠고기같다고 하여 붙여진 명칭입니다. 우육설은 주로 악성 빈혈(貧血)의 병증에 나타납니다.
(2) 천심설(穿心舌)
천심설(穿:뚫을 천)은 설태(舌苔)의 중심부가 부분적으로 박리되어 작은 공간이 생긴 것을 말하는데 이는 상음(傷陰: 몸 속의 음의 기운이 손상됨)의 표현으로서 체내의 영양분이 결핍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어린 아이에게 박태(剝苔)가 나타나면 편식(偏食) 등으로 어떤 영양물질이 결핍함을 의미하는데, 이런 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해서 항상 감기에 걸리기 쉽고 발열증상을 자주 나타냅니다.
(3) 경면설(鏡面舌)
경면설은 설태가 없이 번들번들 광택이 나서 마치 거울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명칭입니다. 심하지 않은 경면설은 비타민 B12 혹은 철분(Fe) 등의 결핍이고, 심한 경면설은 체액결핍(體液缺乏)으로 위험증후입니다.
만약 장기(長期)의 환자가 경면설에 설질이 진한 홍색(紅色)을 나타내면 패혈증(敗血症:혈액 내에 균감염으로 사망률이 높은 급성질환)의 위험이 있고, 노인에게 경면설과 함께 혀밑 양측의 정맥(靜脈)이 팽창되어 있으면 심장(心臟)과 폐(肺)의 질환을 표시하는 의미입니다.
질병초기에는 설태가 있었으나 질병이 장기화하면서 무태(無苔)가 되는것은 진액이 고갈(枯渴)되었거나 위기(胃氣)가 쇠약하거나 혹은 위음(胃陰:위의 음기운)이 손상되었음을 의미합니다. 한의학 고전의서에 "사람은 위기(胃氣)가 근본이다"라는 기록이 있듯이 만약 위기(胃氣)가 쇠약하지 않으면 예후는 호전될 수 있으나 만약 위기(胃氣)가 이미 단절되었으면 예후(豫後)는 불량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위기(胃氣)있으면 살고 위기(胃氣)없으면 죽는다"고 하는 이론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시사합니다.
이상을 종합하면 설태(舌苔)는 진단상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지만, 한의사가 환자를 진찰할 때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진맥(診脈)과 기타의 증상들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판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환자는 한의원에서 진찰을 받기위해서 래원하는 날에는 설진(舌診)에 대비하여 설태를 인위적으로 긁어내지 말아야 하며, 혹은 색깔 있는 음식을 먹지 말아야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으므로 유의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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