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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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호의 두 부족장과 버어질의 협상은 좀체로 진척되지 않았다. 납치해간 양을 돌려달라는 버어질의 요구에 나바호들은 자신들은 뉴 멕시칸에게 수차례 약탈한 양이나 포로를 돌려주었지만 뉴 멕시칸들이 자신들에게 돌려준 적은 별로 없다고 되받았다. 살인범 하신의 인도를 둘러싼 버어질과 두 부족장간의 협상은 좀처럼 진행되지 않았다. 버어질의 집요한 범인 인도에 아르미호와 네글라는 자신들의 힘은 오직 자신들의 부족에게만 미치기 때문에 하신이 분명 살인자라도 체포와 인도는 불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버어질은 아르미호와 네글라에게 주지사 레인에게 이같은 사정을 설명하라고 설득했다. 풀려난 리브라도와 양치기 소년은 5월24일 오전 무사히 산타 페로 돌아왔다. 그리고 잠시후 네그라와 아르미호 두 부족장은 16명의 나바호 전사들과 함께 산타 페에 도착했다. 이어 10명의 히메즈 인디안 전사들도 도착했다. 

레인 지사는 나바호와 히메즈 전사들을 배불리 먹였다. 그리고 여러 종류의  옷가지를 각 전사들에게 선물했다. 살인범을 인도하라는 레인 지사의 요구에 이번에도 네그라는 완곡하게 자신의 힘이 하신의 부족에게 미치지 못한다고 자신의 입장을 반복하여 설명했다. 그러나 레인지사는 만약 자신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백인들은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협박했다. 레인과 헤어지면서 네그라는 힘없는 목소리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고 산타 페를 떠났다.


약탈은 일부 나바호 족의 소행

네그라가 떠난 지 일주일이 지난 6월1일이 되어도 네그라로부터는 아무 소식이 없었다. 선거일은 점점 다가오자 초조해진 레인은 섬너 대령과 이문제를 협의했다. 레인 지사는 섬너 대령에게 무력을 써서라도 하신을 잡아오도록 요청했다. 그러나 섬너 대령은 살인범과5명의 약탈범 때문에 대군을 동원하여 전쟁을 벌인다는 것에는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레인 지사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는 섬너 대령은 디화이언스 요새 사령관에게 필요한 경우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약탈범 문제를 해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디화이언스 요새의 켄드릭(Henry L. Kendrick)대위는 6월 7일 살인범 하신과 5명의 악당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바호 땅으로 들어갔다. 켄드릭 대위는 동료 리차드 이웰 대위와 헨리 린 대위와 함께 우선 나바호 영토 동쪽으로 향했다. 켄드릭 일행은 워싱턴 패스를 지나시네가 그랜디를 거쳐 북쪽 지역의 투니차와 추스카, 오호 칼리엔틀을 돌아보고  디화이언스 요새로 돌아왔다. 오랜 탐험중 켄드릭 대위와 동료들은 여러 지역에서 여러 부족의 나바호와 접촉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나바호족들은 백인들과 함께 어울려 살고 싶어하고 전쟁은 원하지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나바호 족중 메사 드 차코, 베어 스프링스와 추스카 계곡의 일부 부족만 호전적이지 추스카 서쪽 지역이나 투니치 산 근처 주민도 전쟁을 원하지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켄드릭 대위는 레인 지사의 만족을 채우기 위해 전쟁까지 치르면서  나바호족 악당 5명을 잡는 데는 회의적이었다. 

레인 지사의 끈질긴 요구는 그가 선거에서 상대방에게 패하면서 중단되었다. 선거에 패하여 낙담한  레인 지사는 남은 임기마저 연방영토 국무장관 윌리암 머저비에게 넘기고 8월8일 쓸쓸히 산타 페를 떠났다.


모든 갈등은 땅에서부터  비롯되었다

레인 지사 후임으로 프랭클린 피어스 대통령은 데이비드 메리웨더를 임명했다. 메리웨더는 한때 인디안 교역상을 지낸 경험이 있어 서부 변방 사정에는 비교적 익숙했다. 메리웨더 지사는 전임지사처럼 나바호를 비롯한 원주민을 복종시키기보다는 양측간의 갈등을풀어 함께 살아가는 정책을 따르기로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메리웨더 지사는 원주민 인디안과 백인 정착민과의 갈등은 원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백인들에게 빼앗기면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았다. 메리웨더는 원주민들을 달래기위해 나바호 등 여러 원주민들에게 양식이나 의복, 농기구같은 물품을 지원하고 백인들이 잠식한 땅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금을 지불했다. 그리고 때로는 백인의 막강한 힘을 과시하며 위협하기도 했다. 보상금을 지불할 때는 나바호등 원주민이 약탈한 가축의 값은 금액으로 환산하여 제했다.

다행이 메리웨데 지사가 나바호족 문제를 성공적으로 다루는 데는 더즈(Henry Linn Dodge) 대위같은 유능한 인디안 대리인의 도움이 컸다. 위스컨신 주 상원의원을 지낸 부친과 미주리 주 상원의원을 지낸 형을 둔 명문가 출신의 더즈는 일찌기 군인으로 로키 마운틴 탐험대에 참가하기도 하고 후에는 산타 페 로 향하는 길을 개척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워싱턴 대령의 나바호 원정에도 참전한 진정한 서부의 사나이였다. 이후 더즈는 수비대의 병참대리인, 나바호 족을 상대로 교역상을 하다 피어스 대통령에 의해 나바호 대리인에  임명되었다.

신임 나바호 대리인 더즈는 거처를 아예 워싱턴 패스 근방의 나바호 땅에 마련하고 나바호들과 어울려 생활했다. 전임 대리인들은 나바호 영토를 순회할 때는 백인 병사들의 호위를 받았으나 더즈는 신변 경호병없이 홀로 말을 타고 나바호 촌락을 오갔다. 더즈의 이같은 모습에 나바호들이 더 놀라워했다. 이러한  더즈를 나바호들은 자신들의 진정한 친구로 받아들이고 그가  붉은 소매가 달린 옷을 즐겨입는다 하여 "붉은 소매"라고 부르고 부족장들은 스스로 그를 보호했다.


나바호들의 진정한 친구 더즈 대리인

1853년 8월 '붉은 소매' 더즈는 세이 협곡을 지나 나바호족과 유타 족이 항상 분쟁을 일삼는 리오 세이와 산 후안 강이 합류하는 지점 북쪽지역을 거쳐 추스카와 투니차 계곡을 돌아보았다. 그가 돌아본 나바호 촌락은 부유했다. 세이협곡에는 탐스런 복숭아가 주렁주렁달려있는 수천 그루의 복숭아 나무가 열지어 서있고 가없이 펼쳐진 벌판에는누렇게 익어가는 옥수수가 바람에 물결쳤다. 그리고 한편 에는 근 2십5만마리나 되는 양과 말들이 하얀 구름처럼 흘러가면서 풀을 뜯고있었다. 엄청난 숫자의 양떼와 말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8월31일 더즈는 100여명의 부족장들을 데리고 산타 페로  돌아왔다. 이틀 후 메리웨더 지사는 이들 부족장들과 면담을 가졌다. 메리웨더 지사는 부족장들에게 "나는 한쪽 귀로는 백인들의 불평을 듣고 다른 한쪽 귀로는 나바호 여러분의 불평을 듣는다. 절대 어느 한편을두둔하지 않는다. 다만 옳고 그름을 공평하게 판단한 후 결정을 내린다. 나의 판단에는 무조건 승복해야한다"라고 엄하게 훈시했다. 그리고 각 부족장에게는 부족장을 표시하는 메달을 수여하고 "긴 귀"로 불리우는 '자르시라스 라르가스'를 전부족을 대표하는 추장으로임명했다. 그에게는 추장을 상징하는 리본이 달린 메달을 수여했다.


"원주민에게는 고유의 영토가 없다"

1853년과 1854년 사이 뉴 멕시코 의회는 목축업자와 인디안 교역상들의 농간에 따라 인디안 부족들의 영토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미 연방 순회재판소도 이를 인정했다. 이렇게되자 백인 목축업자나 일확천금을 노리는 노다지꾼들은 마음대로 원주민 영토를 잠식했다. 이에 따라 너른 초지에서 양을 키우던 나바호들은 목초지에서 밀려나고 옥수수나 콩을 키울 땅을 잃은 나바호들은 살길을 잃고 백인들의 구호품에 의지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지난 날 그처럼 당당하던 나바호들은 자신들의 성지와 같던 보니토 협곡에 디화이언스 요새가 들어서고 영토마저 잃었어도 신기하게도 별다른 저항을 하지않았다. 이들은 백인들이 나누어준 괭이나 낫, 그리고 삽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한가롭게 디화이언스 요새 안에 있는 교역소에 나타나 어슬렁거렸다. 

남자들은 사슴가죽이나 거친 면으로 스페인 의상과 나바호 전통 문양이 뒤섞인 담요를 어깨에서부터 궁둥이까지 내려오게 걸치고 모직으로 된 천은 발에서부터 무릎을 덮는 한껏 멋을 내는 모습으로 나들이를 했다. 여자들도 전통의상인 담요로 된 치마를 걸치고 잘룩한 허리는 띠를 매어 멋을 낸채 요새 안 병사들의 시선을 끌었다.

나바호들로 부터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인디안 대리인 더즈는 대장장이 조오지 카터와 카터의 조수로 멕시칸 은세공 기술자 후안 아네아를 고용한 후 나바호들에게 쇠를 다루는 기술을 전수하였다. 이후 나바호들은 더즈와 백인들의 지원으로 1854년은 대풍을 맞았다. 나바호의 여인이나 어린이들은 잠시나마 노예사냥꾼들의 눈을 피해 양떼를 돌보며 평화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순회재판소가 무어라고해도 이곳은 나바호들의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나바호의 땅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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