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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6일 아침 보병과 포병대가 산타 페를 출발하여 나바호 영토로 향하자 그 뒤를 기마대가 따랐다. 이들은 3일후 헤메즈 프에블로 촌락에서 집결하기 했다. 그곳에는 헨리 다지 대위가 뉴 멕시칸 보조병과 함께 본대와 합류하기위해 주둔중이었다.

8월22일 나바호 부족장 안토니오 산도발의 안내를 받으며 워싱턴 대령의 원정대는 천연의 요새 세이 협곡으로 향했다. 과연 그길은 거칠고 험했다. 원정대는 차코 협곡을 지나 8월30일 세이 협곡의 입구 투니차 계곡에 이르러 오후에는 그곳에 야영장을 마련했다.

2주간의 행진 끝에 말먹이는 벌써 동이나고 병사들의 식수도 바닥이 난지 오래였다. 병사들은 모두 지쳐있었다. 워싱턴 대령은 우선 기진한 말과 노새들에게 잘자란 나바호 족들의 옥수수 밭에 들어가 양껏 먹게하고 촌락에서 식수를 챙겼다. 이를 본 수백명의 나바호 전사들은 병사들을 촌락에서 몰아내려 진격과 후퇴를 거듭했다. 워싱턴 대령은 나바호 전사들에게 내일 정오까지 평화협정을 맺지않으면 철저하게 응징하겠다고 경고했다. 얼마후 부족장이 워싱턴과 칼호운 대리인에게 다가와 나바호들은 평화협정을 원한다고했다.

 

다시 협상장에 나선 노전사  나르보나

나바호 측에서는 노전사 나르보나가 협상대표로 워싱턴과 칼호운과 자리를 함께했다. 대략 1766년 생으로 알려진 나르보나는 자신들의 성스러운 땅의  중심이라고 여기는 추스카와 산과  투니차 산 동쪽 측면에 사는 많은 부족민을 거느린 부족장이다. 젊은 시절에는 외족과의 수많은 전투에서 용맹을 떨쳤다. 또한 많은 양떼와 말을 거느려 부와 용맹을 함께 갖춘 그의  위세는 타부족장들을 압도하고도 남았다.

실제 1822년 6월 24명의 부족장들과 함께 뉴멕시코 정부측과 협상을 하러나섰다가 헤메즈 프에블로에서 뉴멕시칸에 의해 22명의 부족장들이 살해당했으나 나르보나는 부족장 1명과 함께 목숨을 건지면서 일약 나바호들의 영웅이 되었다. 세월이 가며 그도 이제는 관절염으로 한쪽 다리는 저는 쇠약한 노전사가 되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영토 안에서 어슬렁 거리는 낯선 사람들"과 협상을 벌이는 처지가 되었다.

워싱턴 대령은 우선 나르보나를 비롯하여 협상장에 나선 호세 라르고 등 몇몇 부족장들에게 도니팬 대령과 뉴비 장군등과 맺은 조약을 무시하고 약탈을 일삼는 나바호들을 질책했다. 이에 대해 나르보나는 너른 땅에 흩어져 사는 나바호들을 통제하기가 어렵다고 자신들의 입장을 변호했다. 그리고 가능한한 나바호들이 약탈 해온 가축이나 포로들은 돌려주고 약탈을 금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나바호들은 또한 영토 내에 들어온 정착민들에 대한 백인들의 관할권을 인정하고 더이상 백인들이 자신들의 영토를 잠식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백인들은 앞으로 나바호들의 약탈범은  범법자로 엄벌하겠다고 경고했다. 대신 백인들은 나바호족에게 일상 필요한 물자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약탈자는 처벌하고 일상용품은 지원

회의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워싱턴 대령은 협정 초안을 나르바노에게 제시하고 나르바노는 이를 부족장들과 검토했다. 그리고 나르보나는 더 많은 부족장들과 협의한 후 31일 12시 양측은 정식서명하기로 하고 회담을 끝냈다.

31일 12시 나르보나는 호세 라르고 와 아르추레타 등 많은 부족장들과 함께 회의장에 참석했다. 회의장 주변에는 많은 나바호 전사들이 모여 이를 지켜보았다. 양측간에 서명이 끝난 후 통역 산도발은 큰 소리로 협정내용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이제 정식으로 백인과 나바호족은 친구가 되었다고 공포했다. 그리고 말을 타고 나바호 전사 수백명이 일부는 환호하고 일부는 분노에 몸을 떨며 절규하는 전사들 앞을  지나갔다.


노전사 나르보나의 죽음

이때 멕시칸 용병을 지휘하고 온 더지 대위가 한 나바호 전사의 말을 가리키며 이말은 자신이 도둑맞은 말이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당장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더지 대위가 이처럼 소리치자 도둑으로 몰린 전사는 자신은 정당하게 구입한 말이라며 반환을 거부했다. 마침 두 사람의 다툼을 전해들은 워싱턴 대령은 나바호 전사에게 당장 말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만약 이를 거부하면 총을 쏘겠다고 했다. 실제 나바호 전사의 말은 여러 사람을 거쳐 정당하게 전사의 소유가 된 것이다.

그러나 나바호 전사는 더지 대위의 말을 무시하고 말을 몰고 무리들과 함께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를 본 워싱턴 대령은 병사들에게 사격을 명했다. 소총 소리에 이어 근처에 있던 대포가 말을 타고 가는 전사들을 향해 불을 뿜었다. 굉음과 함께 하얀 먼지가 하늘을 가리더니 잠시 후 피를 흘리며 신음하는 전사7명이 매큼한 초연 속에 널부러져 있었다. 그 속에는 83세의 역전의 노전사 나르보나도 있었다. 마침 근처에는 사냥꾼 출신 멕시칸 병사가 있었다. 그는 사망한 나르보나에게 달려들어 기념품이라며 재빨리 그의 머리가죽을 벗겼다.

나르보나가 거느리던 부족과 그의 아들은 나바호 족 전통 의식에 따라 협곡 안의 깊은 바위 사이에 그의 주검을 정중하게 모셨다.

나르보나의 죽음이 앞으로 몰고올 파장을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워싱턴 대령은 부대를 이끌고 영겁의 세월동안 바람과 물살에 깊이 파인 세이 협곡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그들이 채 협곡을 나서기도 전에 독수리 한 마리가 한가롭게 나는 파란 하늘에 갑자기 하얀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그리고 하얀 연기는 이곳저곳에서 계속 피어올랐다. 잠시후 나바호들의 거처인 후간을 불태우는 검은 연기가 협곡에 자욱하더니 나바호들은 더 안전한 곳을 찾아 깊숙한 은신처에 몸을 가렸다.

양측을 오가며 통역도하고 화평을 마련하기위해 분주한 산도발은 이 와중에도 몇몇 부족장을 백인 진영에 끌어들이기위해 바삐 몸을 움직였다. 산도발은 우선 멕시칸 둥근 모자와 백인들의 푸른 코트를 즐겨입는 마리아노 마르티네즈를 워싱톤 대령에게 소개할 수 있었다. 마르티네즈는 자신의 부족은 평화를 원한다고 말하고 이같은 사실을 9월 9일 세이 협곡에서 열리는 부족장 회의에서 설명하고 다른 부족도 설득하겠다고 약속했다.


후간을 불태우고 안전한 곳으로 피신

9월9일 마르티네즈는 이후 산 후앙 일대의 부족장이 된 차피탄과 함께 평화조약대로 자신들이 약탈한 양과 말 등 가축과 포로 4명을 워싱턴 대령에게 돌려주었다. 그리고 다른 부족들이 약탈 해간 가축과 포로는 30일 안에 모두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나르보나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평화 협정 후 병사들과 나바호 간에는 물품교환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병사들은 자신들이 입던 낡은 속옷과 하찮은 장신구를 나바호들이 가져온 세이 협곡의 맛있는 복숭아나 짐승가죽과 교환했다. 양측 모두가 이 교환에 만족했다.

워싱턴 대령과 인디안 대리인 칼호운의 1,000여 명 대부대는 그 막강한 힘으로 나바호 족들을 압도하고 비록 노전사가 살해되었으나 성공리에 평화협정을  마치고 산타페를 향해 행진을 계속했다. 병사들은 이후 디화이언스 요새가 되는 보니토 협곡을 거쳐 리오 그랜데 계곡을 지나 주니 마을에 도착했다.

이같이 워싱턴 대령은 그런대로 성공을 거두었다고 자만했으나 나바호들의 속성을 잘아는 칼호운은 앞으로 다가올 재앙을 생각하며 몸을 떨었다. 그러나 일부 장교들은 나바호들이 약속대로 약탈한 가축과 포로를 돌려주자 만족해했다. 실제 나바호들은 자신들의 정신적 지주인 나르보나 노전사를 살해하고 머리가죽을 벗긴 야만인 백인들과 자신들의 조상들이 대대로 전해준 신령스런 땅에 올리브 가지를 꽂는 백인들을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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