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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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을 열고 들어서는 옛 친구 로운즈를 펨버튼은 힘없는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열린 문 사이로 한줄기 햇살이 순간 화살처럼 침침한 방안에 꽂혔다. 초라한 침대에 누운 채 옛 친구를 맞은 펨버튼은 초췌한 얼굴에 잠깐 미소를 머금었다. 옛친구 로운즈도 심하게 변해버린 펨버튼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1887년 6월 어느 날, 남북전쟁으로 폐허가 된 애틀란타에 재기의 활기가 넘치던 1869년 야망을 꿈꾸며 함께 하숙을 했던 펨버튼과 로운즈 (George S. Lowndes)는 오랜 만에 이렇게 자리를 함께했다. 한사람은 "닥터 펨버튼"이라고 불리우는 유명한 신약개발자 뿐만아니라 코카콜라 개발자로, 한 사람은 성공한 사업가가 되어.


펨버튼의 요청으로 그의 병상을 찾은 로운즈는 코카콜라 개발로 한창 유명세를 타고 있는 펨버튼의 근황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이처럼 중병에 시달리고 그리고 이처럼 곤궁한지는 알지못했다. 잠시 후 펨버튼은 침대에 누운 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옛친구에게 말길을 건넸다.


옛 친구에게 국민의 음료 코카콜라를 양도

"여보게, 로운즈, 아무래도 나는 건강한 몸으로 이 침대에서 나가기는 틀린 것 같네."라고 말을 꺼냈다. 로운즈는 침묵으로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펨버튼은 이어 "내가 지금 가진 것이라고는 코카콜라 밖에 없네." 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펨버튼은 "언젠가 코카콜라는 국민의 음료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네. 부탁인데 코카콜라의 권리중 일부를 나를 위해 사주게. 권리중 3분의 1은 못난 내 자식을 위해 내가 갖고 나머지를 양도하네." 

이렇게 해서 태어난지 얼마 안되는 코카콜라의 소유권은 1891년까지 표류하며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게된다.

코카콜라가 서서히 애틀란타 시민들의 음료수로 자리를 잡아가는 동안 펨버튼의 건강은 점점 나빠져갔다. 수시로 몰핀에 의존하는 펨버튼은 이제 몰핀을 구입할 돈마저 쪼들리는 형편이 되었다. 

펨버튼은 1853년 "크리프(Anna Eliza Clifford Lewis) "와 결혼하여 1854년 아들 챨리 (Charley Ney Pemberton)를 두었다. 두 사람에게는 유일한 혈육이다. 잘 생기고 총명한 챨리에게 펨버튼은 주일학교에서 유아용 교재를 빌려다 가르치면서 그의 총명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펨버튼은 장인, 장모에게 보낸 편지에서 "어린 챨리는 우리가 불러주는 단어를 철자법 한자 틀리지 않고 또박또박 받아씁니다."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보호 탓인지 챨리는 자라면서 통제불능의 문제아로 커갔다. 장인 장모는 어린 손자를 전담할 마땅한 보모를 구하도록 농장의 노예 2명을 판돈을 딸에게 보내기도 했다.

펨버튼 일가가 애틀란타로 이주한 후에도 유달리 유약한 챨리에게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대신 그는 운동에는 남다른 소질이 있었다. 야구의 명포수로 이름을 날린 챨리는 1872년 지방 야구대회에서 그가 속한  팀이 우승하기도 했다. 


무능한 아들과 아내와 몰핀 마련 위해 양도

성년이 된 후 오랜 연인으로부터 실연을 당한 챨리는 좀처럼 마음을 잡지못하고 살롱을 전전하며 알코홀에 의존하여 세월을 보냈다. 어느덧 33살이 된 챨리를 펨버튼은 펨버튼 케미칼에 자리를 마련하고 이후 회사를 이끌 수 있게 경영수업을 시켰으나 이것도 허사였다.

병상의 펨버튼은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 별다른 재산없이 지낼 클리프와 챨리의 앞날이 걱정이었다. 펩버튼은 몰핀 구입자금 마련과 클리프와 챨리의 장래를 위해 성공이 보장된 코카콜라를 친구 로운즈에게 맡기기로한 것이다.

로빈슨에 의하면 1887년 3월1일부터 7월14일까지 4개월 반 동안 코카콜라 시럽은 990 갤런이 팔렸다. 금액으로는 갤런당 1.5 달러로 약 1,500달러. 재료비는 갤런당 1달러 미만으로 이익금은 대략 550달러. 이 기간중 인건비 등 제경비는 1,459.78 달러로 아직은 적자였다. 그러나 매상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 흑자는 보장된 셈이었다.


도오대신 알렉산더, 워커가 회사에 참여

인쇄기를 갖고 회사에 참여했던 데이비드 도오가 회사를 떠났다. 도오는 회사를 떠나면서 출자했던 인쇄기도 갖고떠났다. 펨버튼은 대신 멤피스에서 약국을 운영하며 사업가로 활동 중인 알렉산더(M.P.Alexander)를 초빙했다. 그는 많은 자본을 투자하고 사장으로 취임했다. 얼마 후 컬럼부스 출신으로 남북전쟁 당시 펨버튼 기마대에서 사병으로 복무한 워커(Woolfolk Walker)도 참여했다. 워커는 전쟁당시 부상으로 다리를 절었다. 이렇게 하여 회사 자본금은 10,000 달러가 되었다.

건강에 점점 자신을 잃어가던 펨버튼은 1887년 6월6일 코카콜라 원액에 대한 특허권을 법원에 출원하여 6월28일 허가를 받았다. 펨버튼은 코카콜라 원액은 펨버튼 케미칼이 설립되기 이전에 자신이 단독으로 제조한 것이기 때문에 회사와는 관계없이 자신의 단독 명의로 제출하여 허가를 받았다.


비밀리에 코카콜라 권리 로운즈에 양도

펨버튼과 로운즈의 거래는 비밀리에 진행되었다. 펨버튼은 로운즈에게 코카콜라 원액 제조에 관한 권리의 3분지 2을 1달러에 양도하고 대신 1,200 달러는 별도로 자신에게 차용해 주되 장차 펨버튼에게 배당될  이익금에서 변제하기로 했다. 1887년 당시 황금 1온스는 18.94 달러로 펨버튼은 대략 황금 64온스에 권리를 양도한 것이다.  

로운즈는 친구 펨버튼의 제의를 받아들여 1887년 7월8일 계약을 맺었다. 이제 코카콜라는 로운즈가 전체 권리의 3분의 2, 펨버튼이 3분의 1을 행사하게 되었다. 두사람은 7월15일 펨버튼의 차용액 1,200달러는 전체 이익금에서 상환하기로 계약을 수정했다.


1달러에 권리 일부 양도하고 1,200달러 차용

청량 음료에 전혀 문외한이면서 어쩌다 코카콜라 운영을 맡게된 로운즈는 사실 원액이 든 단지를 들고 음료수 판매대를 찾아다닐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로운즈는 생각 끝에 제이컵스 약국에서 음료수 판매대를 운영하며 코카콜라를 팔고 있는 베나블을 찾아가 그에게 동업을 제의했다. 그러나 베나블은 당시 부동산에 많은 현금을 투자하여 동업할 만한 자본이 없었다. 로운즈는 베나블에게 자신의 권리 반을 양도하고 베나블의 투자금  600달러는 차후 로운즈에게 분활하여 상환하기로했다. 이렇게 하여 코카콜라를 처음 판매한 윌리스 베나블도 코카콜라의 주인중 한 명이 되었다. 

7월 21일 펨버튼은 코카콜라 원액 재고명세와 제조기기를 비롯한 장비일체 그리고 그간 광고에 사용할 포스터 등 각종 인쇄물등 명세표를 로운즈에게 건넸다. 로운즈와 베나블은 실사를 거쳐 총액 283.29달러 중 150달러는 수표로 나머지 133.39달러는 30일자 약속 어음으로 지불하기로 했다.

한편 펨버튼 케미칼의 사장으로 취임한 알렉산더는 그간 펨버튼의 행동에서 이상기류를 느꼈다. 알렉산더는 분명 회사 내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우선 자신이 투자한 자본을 비밀리에 확보했다. 그리고 펨버튼이 코카콜라 권리를 매각하기 직전 회사의 경리장부 일체와 현금을 갖고 줄행랑을 놓았다. 알렉산더가 행방을 감추자 코카콜라의 매각 사실을 전혀 모르는 로빈슨은 1887년 7월9일 법원에 알렉산더를 비롯한 누군가가 회사에 중대한 위해를 끼치려한다고 사장 알렉산더의 권한을 정지한다는 가처분신청을 제출하였다. 법원은 이를  7월13일 허가했다.

어느날 펨버튼은 로빈슨을 불러 코카콜라를  로운즈에게 양도한 사실을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코카콜라라는 이름을 짓고 로고를 제작하는 등 코카콜라 탄생에 일등공신이라고 자부해 온 로빈슨은 펨버튼의 이같은 선언에 순간 정신을 놓을 지경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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