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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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잔병 모습으로 뉴스페인으로 향하는 탐험대
대원들에게 시볼라까지 가는 길은 익숙했다. 건강한 말들도 별다른 사고없이 길을 가고 뒤를 따르는 양들도 별다른 말썽을 부리지 않았다. 시볼라의 주니부족은 떠나는 탐험대에게 호의적이었다. 이들은 탐험대에게 음식도 제공하고 일부 주니부족들은 뉴스페인으로 향하는 탐험대를 2내지 3일간 뒤따르며 장비도 날라주고 궂은 일도 거들어 주고 돌아갔다. 탐험대가 산히에르니모인 코라존에 도착했을 때 그들의 환대는 극진했다. 이들은 대원들에게 음식제공은 물론 길양식도 넉넉하게 대주었다. 이때마다 코로나도는 그들에게 선물로 응대했다.
탐험대가 치치티칼리까지 이틀거리에 이르렀을 때 마침 뉴스페인에서 돌아오는 후앙갈레고를 만났다. 갈레고는 10명의 병사와 수야 정착촌을 무단으로 이탈한 아빌라와 수야정착촌이 토착민에게 유린될 때 탈출한대원 12명 등 모두 22명의 병사와 대원을 이끌고 탐험대가 있던 티-위쉬로 향하고 있었다. 코로나도와 가까운 친구사이인 갈레고는 황금도시 찾기에 실패하고 뉴스페인으로 돌아가는 코로나도가 마음에 들지않았다. 갈레고는 오랜만에 마주한 코로나도에게 반갑다는 인사조차 건네지 않았다. 또한 갈레고로부터 신변안전을 보장받은 수야정착촌의 무단 이탈범들도 코로나도에게 당당했다. 그러나 이제 권위가 완전 실추된 코로나도는 그저 바라만 볼뿐 항명하고 마음대로 정착촌을 이탈한 무법자들을 처벌할 수조차 없었다. 그러나 갈레고와 보충병을 본 병사들은 다시 한번 '회군'을 반대하고 새로운 정착촌을 꾸린 후 총독의 지원군을 기다리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코로나도와 갈레고는 다시 쿠리아칸을 향해 더딘 발 걸음을 옮겼다. 주위에는 토착민들의 저항이 심했다. 대원들은 토착민들의 저항에 맞서 소규모 전투를 벌이면서 조금씩 쿠리아칸을 향해 전진했다. 이때 대원들은 이곳에서 자생하는 마르멜로(Quince) 즙이 독초를 중화시키는데 효험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실제 독화살을 맞은 병사는 이 즙을 바른 후 몇시간 후 피부에 화살자국만 남고 치유되었다.
1542년 8월초 비를 맞으며 멕시코시티로 귀환
어느새 대원들은 쿠리아칸과 이틀거리인 페틀라탄에 이르렀다. 이곳은 뉴스페인의 통치권에 속한 지역이었다. 코로나도는 뉴갈리시아의 총독 자격으로 병사들에게 영내에 있는 상점에서 이후 정산하기로 하고 고기나 양식을 징발했다. 이곳에서 며칠간 휴식을 취한 탐험대는 드디어 쿠리아칸에 도착했다. 그리고 부상을 당하고 탐험에는 실패했으나 빈 손으로 돌아온 코로나도 총독를 주민들은 열렬히 환영했다.
그러나 이제 권위가 완전히 추락한 코로나도는 복종을 잊은 일부 참모와 병사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다. 그토록 바라던 황금보화를 배분해 줄 능력이 없는 대장은 이미 권위와 힘을 상실한 그저 평범한 필부일 뿐이었다. 대부분 병사들과 대원들은 코로나도 곁을 떠났다. 그리고 성야고보 축제일인 7월25일 코로나도는 병상에 누운 채 멘도자 총독에게 전령을 보내 자신의 빈 손 귀환을 보고하고 자신의 뉴갈리시아의 총독 지위를 유지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때는 본격적인 우기였다. 콤포스텔라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 얼마남지 않은 탐험대는 악어가 우글대는 몇개의 강을 건너고 또 무인지경의 거친 황무지를 지나1542년 8월초 억수처럼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지치고 초라한 100여명 병사들과 함께 멘도자 총독이 거처하는 멕시코시티에 도착했다. 그러나 멘도자 총독은 빈 손으로 돌아온 코로나도를 차갑게 맞았다. 이로써 근 2년반에 걸친 코로나도와 멘도자 총독의 황금도시 탐험이라는 허황되고 야무진 꿈을 마감했다. 대신 코로나도와 그의 대원들의 희생으로 스페인 제국은 아리조나, 텍사스 등 광활한 북부 미대륙을 황실의 소유로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비운의 코로나도를 기다리는 것은 파산과 토착민 학대에 대한 전범재판 그리고 건강악화 뿐이었다.
코로나도 빈손 귀환, 그리고 그 이후(11)
2년 반만에 농장의 가족곁으로 돌아오다

코로나도는 귀에 익은 새들의 재잘거림에 눈을 떴다. 새벽 여명을 뚫고 들려오는 오랫만에 들어보는 익숙한 새소리. 곁에는 아름다운 부인 베아트리즈가 곤한 잠에 취해있다. 정말 얼마만인가. 새소리가 들리는 침실에서 베아트리즈 곁에서 잠을 자다니, 코로나도는 이게 꿈인가 싶어 다시한번 머리를 흔들었다. 그렇다, 분명 이것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코로나도는 조금은 낯선 침실을 둘러 본 후 조용히 침실을 나서 드넓은 농장의 싱그러운 새벽공기를 들어마셨다. 벌써 농장안의 일꾼들이 부지런히 오가면서 모처럼 마주한 총독 코로나도에게 반가운 아침인사를 건넸다. 농장은 1542년 2월 요란한 기치를 흔들며 떠날 때처럼 모든 것은 시간이 정체된 듯 그대로 였다. 농장입구에 서있는 아름드리 고목도 그대로고 새벽부터 먹이를 쪼는 닭들의 모습도, 그리고 소들의 울음소리, 양들의 울음소리도 그대로 였다. 다만 변한 것이라고는 건장했던 몸으로 마상에 높게 앉았던 자신의 모습과 달리 지금은 약간 나이가 들어 불편해진 모습으로 가족들의 곁으로 달려온 자신의 모습뿐이다. 말없이 자신의 농장에 눈길을 건네던 코로나도는 시동이 건네는 차를마셨다. 그리고 쾌청한 8월의 콤포스텔라 농장에 늘어선 나무잎을 스치는 부드러운 바람소리에 귀를 기우렸다.
결혼 4년후만에 떠난 코로나도 병든 몸으로 귀향
1542년 4월초 코로나도가 리오그란디계곡의 티-위쉬 촌락을 떠나 8월초 비가 내리는 테노크티트란 (*필자주: 멕시코시티의 옛이름)에 도착했다. 굵은 빗줄기를 맞으며 거리에서 만난 주민들의 표정은 빈 손으로 돌아온 탐험대 일행을 차갑게 대했다. 그를 따르던 그 많던 기마대원이며 병사, 그리고 일확천금을 바라보고 함께 대평원을 누볐던 대원들은 귀국길에 모두 그의 곁을 떠났다. 2년반동안 그와 함께 황무지를 누볐던 여왕의 후견인이며 고위직 집사인 아버지를 둔 페드로 디토바르, 멕시코시티의 병기고 총감독이었던 로프디사마미고, 탐험대의 야전군 사령관이었던 아레아노, 오나테 백작의 조카 후앙디구에바라, 가르시아 로페즈디까르데나스, 공작의 동서인 로드리고 말도나도, 세빌의 참사 원로 페즈디에고와 그 외에 명문가문의 자제였던 동료들도 돌아오는 길에 모두 그의 곁을 떠났다. 마지막까지 그와 함께한 병사와 대원은 고작 100여명뿐, 아주 초라한 모습이었다.
코로나도는 총독관저로 멘도자 총독을 예방하고 간단한 귀국인사를 올렸다. 예상했던 대로 총독은 탐험에 실패한 코로나도를 차갑게 맞았다. 귀국보고를 끝낸 코로나도는 그와 동행했던 시동, 그리고 마부와 그를 따르는 몇몇 대원과 함께 아직 완쾌되지 못한 몸을 이끌고 콤포스텔라로 향했다. 그의 통치구역인 뉴갈리시아에 이르자 주민들은 거리로 뛰쳐 나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총독 코로나도를 환성을 지르며 맞았다. 이어 콤포스텔라의 농장에 이르자 농장내의 토착민과 농노 그리고 시종들이 모두 나와 돌아온 주인을 환영했다. 베아트리즈도 결혼후 4년만에 집을 떠났다가 2년반만에 돌아온 남편을 이제는 키가 껑충하게 자란 장남 제로니모와 맏딸 이사벨과 함께 가슴에 안겼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 감격스러운 재회도 잠깐이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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