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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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않는사제들
일확천금을 노리는 모험가들이 곡괭이를 들고 미지의 땅으로 가는 배에 오를 때 이교도들의 영혼을 구제하려는 사제들도 하느님의 말씀이 적힌 성경을 들고 폭풍우와 드높은 파도를 헤치고 신천지로 떠나는 배에 올랐다. 황금을 찾는 모험가들이나 영혼을 수확하려는 사제들이나 모두 하느님께 영광을 바치면서 자신들의 영예도 찾았다. 후세의 사가들은 이를 두고 3G, 즉 Gold, God, Glory라했다.
거짓말쟁이라는 수치 속에 생을 마감한 니자 사제
코로나도가 이끄는 탐험대에는 모두5명의 사제가 참여했다. 이중 2명의 사제는 돌아왔으나 3명의 사제는 탐험대를 뒤에 두고 무거운 발걸음을 토착민 촌락으로 향했으나 영영 돌아올 줄 몰랐다. 디바카가 8년간 서부 대평원을 떠돌다 뉴스페인에 돌아와 황금도시에 대해 언급하자 뉴스페인 총독 안토니오 디멘도자는 디바카와 함께 생환한 모로코 태생 흑인 노예 에스테바니코를 안내인으로 하여 사제 마르코스 디니자와 오노라토(Onorato)에게 황금도시 실재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 이들은 1539년 3월7일 쿠리아칸을 떠나 시볼라를 찾아 북동쪽으로 향했다. 여행중 보이는 토착민 정착촌을 방문하여 토착민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한 후 이들을 모두 하느님의 어린 양으로 삼았다. 일행이 페타트란에 이르기 전 오노라토는 여행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아팠다. 동행한 디니자 사제는 오노라토에게 뉴스페인으로 돌아가도록 하고 혼자서 에스테바니코를 따라 시볼라로 향했다. 디니자 신부는 오늘의 아리조나 영내에 있는 로치엘을 지났다. 디니자 사제가 뉴스페인에서 오늘의 아리조나에 발자욱을 남긴 최초의 유럽인이다.
디니자 신부는 5월 9일 화이트 산맥이 늘어선 황무지를 지나 북상했으나 시볼라에 못 미쳐 에스테바니코가 토착민 여인에 대한 부적절한 행위로 살해되자 겁에 질린 디니자 사제는 서둘러 시볼라라고 생각되는 주니촌락을 멀리서 바라보았다. 그리고 9월초 돌아와 시볼라는 실재한다고 총독에게 보고했다. 보고서에서 디니자 사제는 토착민 정착촌을 말하는 푸에블로(Pueblo)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
디니자 사제는 1495년경 오늘의 프랑스 니스에서 태어나 프란시스코 교단의 사제가 되었다. 스페인 제국이 뉴스페인 등 제국을 정복하자 1531년 디니자 사제는 하느님을 모르는 이 지역 토착민을 인도하기 위해서 인도지역으로 가는 배에 올랐다. 페루와 과테말라 등에서 토착민을 교화하며 열심히 이삭을 줍던 디니자 사제는 뉴멕시코 총독 멘도자의 부름을 받고 1537년 뉴스페인에 도착했다.
디니자는 뉴갈리시아에서 노예 사냥꾼 구즈만에 의해 노예가 된 토착민을 구해주었다. 이어 시볼라의 실재를 확인하는 보고서를 제출한 디니자는 1540년 2월22일 코로나도 탐험대의 종군사제가 되어 파딜라, 크루즈, 루이스 사제와 함께 동행했다.
1542년 7월 7일 황금도시라고 생각한 주니촌락인 시볼라에 도착한 디니자 사제는 실망한 대원들의 조롱에 시달렸다. 디니자 사제의 생명의 위협을 느낀 코로나도는 멘도자 총독에게 보고서를 전달하는 갈레고(Gallego)가 귀국할 때 함께 동행하도록 했다. 이후 디니자 신부는 거짓말쟁이라는 조롱을 받아가며 불명예 속에 살아갔다. 더구나 디니자 사제는 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전신마비 증상까지 있어 거동이 불편했으나 주교 주마라가의 배려로 날씨가 좋은 할라파에 있는 수도원에서 말년을 보낼 수 있었다.
아리조나 템피에는 그를 기려 그의 이름을 딴 '디니자 고등학교'가 있다.
토착민 전교하던 3명의 사제 모두 순교
파딜라(Juan de Padilla) 사제는  1500년경 스페인의 안다루시아에서 태어나 일찌기 군인의 삶을 살았다. 생사를 가르는 군인의 삶에 회의를 느낀 파딜라는 군의 삶을 정리하고 영생을 구하는 사제의 길을 택했다. 뉴스페인 등 신천지에서 수도생활을 하던 파딜라는 할리스코에 있는 여자 수도원의 사제로 '가디언'이라는 고위직에 있었다. 코로나도가 시볼라를 찾아 미지의 땅 탐험길에 오르자 토착민들을 하느님의 어린 양으로 수확하려고 탐험대의 종군사제가 되었다. 탐험대가 시볼라로 향할 때 파딜라 사제는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대원들의 뒤를 따랐다. 토착민 촌락에 이르면 지고 간 십자가를 세우고 토착민들에게 하느님 말씀을 전했다. 하느님 말씀을 어기고 우상숭배하는 토착민을 보면 세운 십자가에 토착민들의 옷을 걸게 한 후 십자가 주위를 돌며 춤을 추게했다. 파딜라 사제는 토바르가 호피마을을 방문할 때도 병사들을 따라 종군했다. 또한 로페즈 디 까르데나스가 유럽인 최초로 그랜드캐년을 조망할 때도 동행했다. 코로나도가 30명의 기마병을 인솔하여 퀴빌라를 방문할 때 그들과 함께 했다. 파딜라 사제는 코로나도와 함께 1541년 5월 3일 퀴빌라로 출발하여 6월초 도착한 후 약 25일간 퀴빌라에 머물면서 토착민들에게 하느님 말씀을 전했다.
1542년 4월 코로나도가 전 대원을 이끌고 빈 손으로 돌아갈 때 파딜라 사제를 비롯한 후앙 디라쿠루즈 사제, 루이스 사제 등 탐험대에 종군했던 사제들은 뉴스페인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곳에 남아 하느님의 말씀을 토착민들에게 전하겠다고 했다. 파딜라 사제는 25일간 머문 퀴빌라로 돌아가서 전도하고 루이스 사제는 시큐이에서, 또한 디쿠루즈 사제는 티-위쉬에 남아 토착민의 영혼을 구하기로 했다.
출발하기 전 1542년 사순 첫 일요일인 4월 5일 파딜라 사제는 대원들에게 비장하고 열정적인 강론을 바친 후 포르투칼과 멕시칸 혼혈인 대원과 그를 따르는 토착민 신자 그리고 루이스 사제와 함께 시쿠이와 퀴빌라를 향해 떠났다. 이들과의 이별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코로나도는 시퀴이까지 병사들을 딸려 경호했다. 파딜라 사제는 근 1천여 마일을 걸어 퀴빌라에 모습을 드러내자 토착민들은 다시 찾아온 파딜라 사제를 환영했다. 그는 지고 간 십자가를 촌락 안에 세우고 열정적으로 하느님 말씀을 전했다. 그러나 파딜라 사제가 퀴빌라 부족과 앙숙인 규아스 부족에게 전도하러 가겠다고 하자 퀴빌라 부족민들은 말렸다. 파딜라 사제가 계속 고집을 피우자 파딜라사제가 도착한 지 얼마되지 않아 사제를 살해했다. 그와 동행했던 토착민 신자들은 퀴빌라 측의 허락을 받고 그를 매장했다. 그리고 야음을 틈타 촌락을 떠나 서부 대평원 엘파소를 유랑하다 1552년 멕시코시티에 도착하여 이 사실을 전했다. 파딜라 사제는 토착민 촌락 근방 강가에서 정식으로 미사를 올린 최초이며 북미주 최초의 사제이자 북미주에서 순교한 최초의 사제이다.
한편 루이스 사제와 파딜라 사제를 경호하고 돌아가던 병사들은 루이스 사제가 양 몇 마리를 끌고 토착민 촌락으로 가는 것을 멀리서 보았다. 이것이 사제가 남긴 마지막 모습이다. 티-위쉬 촌락에 남아 전도하던 쿠루즈 사제도 1542년경 순교한 것으로 알려졌다. 3명의 종군 사제들은 영원히 기독교 세계로 돌아오지 못하고 서부 대평원 토착민 촌락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영면에 들어갔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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