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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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을 타고 강을 건너 캘리포니아  땅으로
다음날 아침, 산 페리즈의 추장과 그를 따라온 부족들은 근처 높은 구릉으로 달려가 뗏목을 만들 재목을 구했다. 나무줄기를 잘라 재빨리 뗏목을 만들었다. 갈대로 밧줄을 꼬아 고르게 재단한 나무를 연결했다. 얼마 후 몇 사람이 올라타도 안전한 뗏목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뗏목을 말이 끌고 강가로 나갔다. 그러나 강으로 가는 벌판에는 진흙밭이 널려있고 땅은 고르지 않았다. 자연 밧줄에 묶인 뗏목은 연결한 나무 사이가 느슨해졌다. 마침 키노 신부는 진흙탕에 젖은 장화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한 퀴키마스 인디안이 키노 신부에게 다가와 "물이 새지않는 바구니를 뗏목에 싣고 그 속에 앉아서 강을 건너면 물에 젖지않는다"고 키노 신부를 안심시켰다. 곧 뗏목에는 물이 새지않는 바구니가 실렸다. 키노 신부는 담요와 싸리비를 엮은 후 수건으로 감싼 베개까지 넣은 바구니 속에 앉았다. 그리고 뗏목을 묶은 밧줄을 몇명의 퀴키마스 청년들이 끌고 흐르는 강물을 헤엄쳐 건너편 제방쪽으로 나아갔다. (* 일부 사료에는 토착민 2명도 함께 탔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최초로 키노 신부의 행적을 정리 발표한 사학자  볼튼 (Herbert E. Bolton)은 그의 저서 'Rim Of Christendom'에서 키노 신부 홀로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넜다고 기술했다.)
키노 신부가 건너오는 것을 바라보던 퀴키마스 부족들은 그를 환영하는 잔치를 벌이려고 부지런히 음식을 장만했다. 

 

'바하 캘리포니아는 지상으로 10일 거리'
퀴키마스 부족의 땅인 캘리포니아 땅에 첫 발을 디딘 키노 신부는 잠시 휴식을 취한 후 9마일 가량 서쪽으로 나아갔다. 벌판은 기름지고 수풀은 푸르고 무 성했다. 길 양편에는 가옥이 즐비하고 이목이 수려한 사람들로 길은 분주했다. 비옥해 보이는 들판에는 잘 영근 옥수수며 콩이 강바람에 춤을 추었다. 서산 마루에 해가 질 무렵 키노 신부는 뒤따르는 일행들과 함께 추장집으로 돌아왔다.  
잠시 후 이웃 쿠트간 (Cutgan)부족의 추장이 선물을 한아름 안고 키노 신부를 찾았다. 놀랍게도 쿠트간 추장이 건넨 선물은 푸른 진주조개였다. 쿠트간 추장은 키노 신부의 물음에 "이곳에서 8내지 10일 서쪽으로 가면 캘리포니아 바다의 남쪽 끝에 이른다"고 했다. 쿠트간 추장은 함께 방문한 호지오파 (Hogiopa)라는 토착민을 소개했다. 그는 남쪽 땅에서 왔다고 했다. 키노 신부는 호지오파에게 살바티에라 신부가 사목중인 로레토 (Loreto)로 가는 길을 물었다. 그는 로레토로 가는 도중 야영할 알맞은 장소 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등 여행에 필요한 세세한 사항을 알려주었다. 키노 신부는 이들에게 유마, 피마 그리고 퀴키마스나 쿠트간 그리고 호지오파 등 부족간 싸움을 중지하라고 타이르고 하느님과 구원에 대해 알아듣기 쉽게 설명했다. 키노 신부는 이들이 마련한 정갈한 정자에서 밤을 보냈다. 퀴키마스 추장을 비롯한 호지오파, 피마인들은 키노 신부의 가르침을 두고 밤새 갑론을박으로 떠들썩했다. 드디어 키노 신부는 콜로라도 강을 건너 캘리포니아 땅에 이르는 새 길을 개척함으로써 바하 캘리포니아와 뉴스페인 사이를 가로막던 바다의 장벽은 걷히게 되었다. 이제 캘리포니아 만은 키노 신부가 머무는 퀴키마스 마을의 남쪽에 그리고 서쪽에는 코코파스 (Cocopath)산맥이, 그리고 그 아래에는 시에라 마드레 캘리포니아 (Sierra Madre of California)가 지나고 또 그 아래 반도에는 진주조개의 본산지 푸른 남쪽 바다가 넘실댔다.

 

퀴키마스 부족, 유마인에게 많은 곡물 제공 
다음날 아침, 키노 신부는 퀴키마스의 발 빠른 인편을 통해 로레토의 살바티에라 신부에게 콜로라도 강을 건너 캘리포니아 땅에 도착했다는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발빠른 퀴키마스의 연락원들은 중간에 만나는 사나운 적을 피해 편지를 꼭 전하겠다고 키노 신부에게 약속했다. 
다음날 키노 신부는 다시 뗏목에 몸을 실었다. 추장과 몇몇 퀴키마스 부족들은 헤엄을 치며 뗏목의 밧줄을 끌고 산 페리즈강변에 도착했다. 퀴키마스 부족들은 키노 신부를 뒤따르던 300여명의 유마인과 피마인들에게 추스리기에 벅찰 만큼 많은 옥수수와 콩, 호박같은 곡물과 야채를 선물했다. 키노 신부는 이처럼 흉작으로 아사 직전의 유마인들을 구하는 기적을 베풀고 그해 12월 8일 돌로레스에 무사히 돌아왔다. 
그러나 키노 신부가 뗏목을 타고 콜로라도 강을 건너  캘리포니아 땅에 도착했을 무렵 돌로레스에서는 소동이 났다. 탐험을 떠난 노년의 키노 신부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이다. 인근 수비대에는 비상이 걸리고 난리가 났을 때 키노 신부가 검은 망토자락을 휘날리며 유유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탐험으로 키노 신부의 1695년 회심의 역작으로 알려졌던 지도는 새로 발견한 강과 그리고 마을, 산, 새로 발견한 지상의 길을 삽입하여 새로 제작해야 했다. 
그가 개척한 길을 따라 1775년 오늘의 아리조나 투박(Tubac)의 수비대장 디 안자 디 보우티스타 (de Anza de Bautista)는 240명의 이주민을 이끌고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 만에 스페인 황제의 깃발을 꽂았다. 이제 캘리포니아는 지상 최고의 낙원이 되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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