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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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에 바칠 귀중품은 열쇠 3개인 궤에 보관
아톤도 대장은 선원을 포함한 정착민 전원에게 주위사항을 전달한 후 하선했다.
부드러운 모래톱이 발끝에서 부드러운 소리를 내며 무너졌다. 먼 이국의 하늘에 시선을 두고 바람결 따라 흘러오는 잔 파도소리를 들으며 얕으막한 언덕을 올라 너른 들판을 바라보았다. 멀리 바라보이는 산을 따라 펼쳐진 들판은 들은대로 거친 불모지였다.
아톤도 대장은 함께한 키노 신부와 뒤따르는 부관과 함께 마땅한 야영지를 살폈다. 다행히 근처 야자수 덤풀 사이로 맑은 물이 고여있는 웅덩이가 보였다. 물은 식수로 상용할 수있을 만큼 맑았다. 그리고 작은 내에 헤염치는 물고기 몇마리를 기념으로 잡았다. 일행은 물 웅덩이 근방에 야영지를 마련하기로했다.
바하 반도에서 하루를 보내고 1683년  4월 4일  하루를 지냈다. 5일 아침 식사후 전 대원은 야영지로 선정한 너른 벌판에 모였다.
아톤도 일행이 점거한 이 야만인의 땅을 스페인 제국 황제 카를로스 2세에게 바치려는 선포식을 거행하기 위해서 였다. 스페인 황제와 총독의 기치를 든 기수가 줄을 섰다. 그리고 장총, 화승총과 아침햇살에 번쩍이는 창과 칼을 든 무장한 병사들이 줄지어 섰다. 우람한 대포도 병사들 곁에 늘어섰다. 황제와 총독의 깃발을 든 병사들이 여러가지 훈장을 매단 정장을 입은 아톤도와 법의 입은 키노 신부와 고니 신부 앞을 기치를 흔들며 지났다. 또한 '치유의 성모님'을 기리는 진홍색 깃발도 보였다. 이어 야자수를 잘라만든 높다란 십자가도 해변에 세웠다. 연이어 커다란 4문의 대포가 땅과 바다가 울리는 굉음소리를 내며 붉은 불과 허연 연기를 뿜었다. 이어 화약 냄새가 코를 찌르는 가운데 장총과 화승총소리가 요란하게 황야를 지나 울려퍼졌다. 그러자 늘어선 정착민과 병사들은 일제히 "카르로스 만세"를 외치자 기수들은 요란스레 깃발을 세차게 3번 하늘 높이 흔들었다.

 

화승총 대포를 발사하며 영토권을 선포
뒤이어 검정색 제의를 입은 키노 신부와 고니 신부가 "이 땅은 전능하신 하느님의 땅이다"라고 선포했다. 그리고 "이 땅에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바란다"라고 기도한 후 이제부터 "이 땅은 하느님 대리자 스페인 카를로스 황제의 것이다"라고 하고 또 황제를 대신해 총독이 다스린다고 했다. 뒤이어 아톤도 대장은 이제부터 바하 반도는 스페인 황제의 소유임을 만천하에 선포했다.
이어 전 대원은 더 많은 보급품 수송을 위해 바다건너 본토 야퀴이 강을 오고갈 카피타나 호를 손보기 위해 해변으로 인양했다. 그리고 요새와 성당을 짓기위해 터를 닦고 일부 정착민은 곡식을 파종할 땅을 갈았다.
키노 신부를 포함한 정착민들이 도착한지 5일. 그때까지 토착민은 누구하나 모습을 보이지않았다. 그간 영토소유 선포식때 대포와 장총, 화승총을 쏘았건만 근처 토착민들은 누구하나 모습을 보이지않았다.
그간 키노 신부는 옥빛 바다를 스쳐온 해풍이 스쳐지나가는 야자수 너머 너른 황무지를 말없이 바라보며 자신이 구해야만 하는 어린 양들의 모습은 어떨까하고 상상해 보았다. 키노 신부의 검은 망토가 해풍을 따라 잔 파도처럼 날렸다.
너른 황무지 저편으로는 재빨리 달아나는 사슴, 그리고 창공을 말없이 나는 해조와 구름뿐. 라파즈는 말 그대로 태초부터 '평화'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태초 그대로의 모습으로 해변가에 자리한 우람한 바위사이로는 소금기 머금은  파도가 부서지면서 하늘을 향해 포효할 뿐 고요한 바다처럼 황무지 근방은 침묵뿐이었다.
오늘도 토착민은 누구하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전설처럼 오래전 조상들로부터 들어온 요란한 대포소리를 실제 듣게되자 놀란 토착민들은 오늘도 어느 덤풀속에 숨어 정착민들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으리라고 키노 신부는 생각했다.
키노 신부와 고니 신부가 그토록 만나보기를 원하던 토착민들은 도착 6일째 모습을 나타냈다. 그날 일부 정착민들은 근처 황무지에 어지럽게 자란 관목을 정리하여 작으마한 성당을 지을 땅을  정리중이었다. 대원들이  부지런히 관목을 정리할 때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함성과 함께 "Auric, Auric"하는 함성이 들렸다. 활과 몽둥이를 들고 전신에 붉고 검은 문신을 한 전사 한 무리가 주위를 둘러싸았다. 이들은 계속 "물러가라"라는 뜻의 "Auric" 소리만 외쳐댔다.
놀란 정착민들은 장총을 거머지고 전투태세를 취했다. 마침 근처에 있던 키노 신부가 재빨리 흥분한 대원들을 진정시킨 후 이동식 제대를 가져오라고 했다. 그리고 제단에 올라 침착한 어조로 토착민을 향해 "형제들이여, 진정하십시요"라고 말하고 손짓으로 진정할 것을 표했다. 연이어 키노 신부는 "우리는 당신들과 친구가 되어 사랑을 전하러 왔습니다"라고 말했다. 키노 신부가 서있는 제대위로는 한낯의 햇살이 영롱하게 비쳤다. 그리고 키노 신부는 대원들의  간식용으로 준비한 '단 옥수수빵과 옥수수과자, 비스켓이 든 상자를 가져오도록 했다. 그리고 과자와 선물을 한 웅큼 들고 토착민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토착민들은 계속 '물러가라'고 소리치며 활과 몽둥이를 하늘을 향해 흔들었다. 대원들도 "무기를 내려 놓으라"고 소리치며 자신들이 들고있던 소총을 땅에 내려놓았다. 키노 신부는 한 웅큼 들고 간 선물이나 과자를 보여주며 양껏 가져가라고 소리치며 손짓으로 말했다. 신학생 시절부터 18년간 열망하던 그의 이교도 선교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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