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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이래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다
태초이래 그 땅은 그대로 였다. 하늘이 열리고 너른 바다 한 가운데 메마른 들판으로 자리한 이래 아무도 찾지 않은 그 땅은 바닷바람 소리, 파도소리, 야자수잎 스치는 소리를 벗삼아 몇년이고 또몇년이 지나도록 그대로 였다. 언제부터인가 세상 누구에게도 외면된 채 세월과 함께 지내온 외로운 땅에도 인간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인간들은 해와 별, 그리고 달과 바람소리, 파도소리를 벗 삼아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그렇게 평화롭게 몇 년이고 살아왔다. 세월이 흘러도 바다 한 가운데 길게 뻗은 외로운 땅 근방에는 돛을 달고 기웃거리는 배 한 척도 없이 세월은 그렇게 흘러갔다.
이처럼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땅에 탐욕스런 인간들이 발자욱을 낸 것은 헤르난도 코르테스가 오늘날 우리가 아즈텍제국이라고 부르는 멕시카테노치티틀란 제국을 정복하고 부터이다.
코르테스는 정복된 제국의 고위관료들을 신문하면서 서쪽 해안가 오아하카(Oaxaca) 근방 테후오트펙(Tehuautpec)을 흐르는 발라스강 근방에는 매장량이 넉넉한 금광이 있다는 정보를 받아냈다. 그 후 황금에 눈먼 탐험대들의 출몰이 잦아지면서 점차 먼 바다한 가운데 고립된 채 세월을 이겨낸 지금의 바하캘리포니아(Baja California)라는 반도는 탐욕스런 인간의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바하는 스페인 말로 '낮다'라는 의미이다.
금광이 있다는 태평양 연안에 탐험대 파견
옛 아즈텍 제국에는 위급상황을 중앙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전령이 달릴 수 있는 도로가 그런대로 존재했다. 그리고 발이 빠른 전문전령을 다루는 기관도 있었다. 코르테스는 1520년 노련한 전령을 앞세워 황금광산이 있다는 오아하카의 발라스강 근방에 탐험대를 파견했다. 그러나 탐험대들은 아즈텍 관료가 말한 광산을 찾지 못했다. 그러고 또 세월이 흘렀다. 1524년 일단의 탐험가들이 콜리마(Colima)와 인근 자카툴라Zacatula)를 정복하고 일대를 섭렵했으나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 또한 일부는 얄리스코 (Jalisco) 북방 그랜드 알리스코강 일대를 훑었으나 역시 실패했다.
1530년대가 들어서면서 점차 멕시코 연안 해변은 차츰 분주해졌다. 일단의 탐험가들이 아카풀코에 정착지를 마련하고 조선소를 세우고 또한 스페인 황실에 소환되었던 코르테스가 돌아오면서 바다건너 메마른 땅은 태초이래 긴 잠에서 깨어나 캘리포니아라는 이름을 얻고 서서히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코르테스가 아즈텍 제국을 정복하고 뉴스페인 식민지를 건설했다는 과정을 보고하는 4차례에 걸친 코르테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황실이 코르테스에게 보내는 시선은 싸늘했다. 큐바 총독 디에고 베라즈퀘즈의 명령에 불복하고 황실의 허가도 없이 임의로 정복을 감행한 것은 어쩌면 황실에 대한 불충이었다. 코르테스는 또한 황제의 대리인 베라즈퀘즈가 보낸 판필리오를 3년간 옥에 가두고 중노동을 시켰다.
1528년 베라즈퀘즈는 화병으로 사망했지만 황실은 여전히 코르테스를 모함하는 적들이 황제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무사히 스페인에서 돌아온 코르테스는모두가 자신의 뉴스페인 북동쪽 대평원 진출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코르테스는 대륙 대신 해양으로 진출하여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로 작심했다. 그리고 아카폴코 조선소에 범선 2척을 건조했다.
해안선 탐험 위해 범선 2척을 건조
아즈텍 제국을 정복한 직후 코르테스는 너른 평원으로 진출할 기회를 엿보았다. 우선 멕시코만 연안 동북쪽 내지에 파누코(Panuco)라는 정착지를 마련했다. 그리고 병사들을 주둔시킨 후 이곳을 거점으로 동쪽으로 진출하려 했다. 그러나코르테스의 불충을 의심한 황실은 코르테스의 세력이 커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황실은 코르테스를 보좌한다는 구실로 고위관료 4명을 보내 코르테스를 견제했다. 그리고 파누코에는 황실의 병사 300명을 주둔시겼다. 황제의 최측근 누노디구즈만 (1490-1558: Nuno de Guzman)을 파누코에 파견했다. 구즈만은 코르테스의 추종세력을 대거 축출했다. 구즈만은 이후 1525년부터 1533년까지 파누코의 지사를 역임하며 철저하게 코르테스를 억압했다. 황제 챨스 5세의 100명 경호원 중 한 명인 구즈만은 황제가 프란더스로 행차할 때 측근에서 경호할 정도로 신임을 받는 최측근 경호원이었다. 구즈만은 또한 코르테스가 스페인 방문차 자리를 비운 사이 서쪽 태평양 연안으로 진출하면서 현지인들을 노예사냥했다. 사냥한 노예는 카리브해안의 스페인 농장에 팔았다. 구즈만은 콜리마, 알리스코 일대의 현지인 부락을 습격하여 옥수수 같은 양식을 탈취하는가 하면 추장을 고문하여 살해했다. 어느 부족 추장은 숨겨놓은 황금을 내놓지않는다는 이유로 말에 매달아 끌고다닌 후 1530년 2월 4일 불에 태워 살해했다. 이처럼 만행을 저지르며 서쪽으로 진출한 구즈만은 1531년 콜리마, 알리스코, 나야맅, 카카테카스 일대를 정복하고 식민지를 세웠다. 그리고 이름을 자신의 고향 빌라디과다라아라 (Villa de Guadalajara)로 정했으나 황제의 섭정 요안나(Joanna)여왕은 누에보 갈리시아(Nuevo Galicia)로 바꾸었다.
뱃사람들, 외딴 육지를 캘리포니아로 호칭
갈리시아에 자리한 구즈만은 수시로 캘리포니아만을 따라 해안선을 누비며 탐험을 했다. 특히 구즈만은 당시 유럽에서 인기를 끌던 소설 '에스프란디안의 모험'에 나오는 흑인미녀 여왕이 다스린다는 아마존 여인국 '캘리포니아'를 발견하지 않을까 하고 부지런히 일대를 살폈다. 이렇게 해서 외딴 땅은 흑인 여왕이 다스리는 섬과 비슷하다고 뱃사람들에 의해 캘리포니아라는 이름을 얻었다.
대륙 진출이 막힌 코르테스는 1532년 산미구엘 (San Miguel)호와 산마르코스(San Marcos)호 2척의 범선을 마련했다. 선장디 멘도자(Diego Hurtado de Mendoza)에게 두 배를 지휘하여 캘리포니아만 일대를 탐험하도록 했다. 디멘도자 선장은 아카풀코항을 떠나 알리스코항구가 있는 북쪽으로 항해했다.
디멘도자 선장은 신선한 식수를 확보하려 입항하려 했다. 그러나 구즈만이 다스리는 알리스코의 해안 초소병사는 코르테스의 배가 입항하는 것을 거부했다. 제대로 신선한 식수를 확보하지 못한 디멘도자 선장은 갈증에 시달리는 선원들을 다독이며 탐험을 계속했다. 그러나 갈증에 시달리던 일부 선원들이 폭도로 돌변했다. 폭도들은 디멘도자 선장에게 뉴스페인으로 돌아갈 범선 1척을 내놓으라고 강요했다.
구즈만 ,코르테스 탐험선에게 식수제공 거부
범선 한 척을 탈취한 폭도들은 기수를 남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식수를 구하려 인근 해안에 이르렀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폭도들이 기항한 해변의 인디안들은 구즈만의 노예 사냥꾼에게 시달림을 당하던 중이었다. 이들은 식수를 구걸하던 폭도들을 무차별 살해했다. 다만 두 폭도만이 인디안들의 공격을 피해 범선을몰고 구즈만의 해안초소에 도착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코르테스를 철천지 원수로 여기는 구즈만은 선원 2명은 구금하고 범선까지 몰수했다.
한 척만 남은 범선을 이끌고 디멘도자는 북쪽 해안선을 따라 오늘의 시나로아인근 후에르테(Rio de Fuerte)강 근처에 이르렀던 것으로 추정한다. 그 후 후르타도디멘도자(Hurtado de Mendoza) 선장과 선원들의 뒷 이야기는 전혀 전해지지 않는다. 다만 식수를 구하러 상륙했던 선장과 선원은 현지 인디안들의 공격으로 모두 살해당했다고 후세인들은 추정할 뿐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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