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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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전에 없던 새로운 버릇이 생겨서 스스로를 놀라게 하고 있다. 괜히 창밖을 우두커니 바라보는 습관. 찻상 위에 올려진 따끈하고 노르스름 한 녹차가 나를 올려다 보고 있다. 머릿속을 하얗게 비우고 싶어서일까 아니면 그냥 녹차 한잔 마시면서 창밖을 바라보는 재미 때문일까?


가끔씩 집에 있는 날 비가 주룩주룩 멋있게 오는 날이면 영락없이 창밖을 바라 보면서 집에 있는 즐거움을 만끽하기는 했다. 오늘은 비가 오는 날도 아닌데 창 밖이 온통 어두울 정도로 시커먼 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있다. 세상이 하도 어수선해서인지 화가 난 사람처럼 잔뜩 노(怒)한 저 하늘을 바라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속엣 말이 조용히 흘러 나왔다. 주여! 진정 어디에 계시나이까?


교회라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에 잠겨 보았다. 바쁜 생활에 힘겨운 한주일을 보내고 주일을 지키려고 교회에 나가면 마음에 평화와 사랑이 가득 채워지는 교회. 그러면 성도들은 어떻게 하면 목회자를 편안하게 해드려야 할까, 어디에서 봉사를 해야 할까, 이런 마음이 저절로 생기는 교회. 우리보다 못한 이웃을 위해 선교에 동참하는 교회, 이런 교회를 보고 싶기 때문이다.  


답답할 때면 즐겨 찾는 성경말씀 중에 마태복음 11장 28절-30절의 말씀.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미주이민 한인사회에서 교회의 숫자는 날로 늘어 난다는데 교회에 안 나가는 사람은 왜 더 많아지고  있을까? 교회가 교회의 역할을 하는지, 목회자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신도들은 또 신도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모두 "나"를 살피고, 내 주위를 살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생활이 어려워도 힘들여 찾아 나오는 교인들을 무관심으로 돌려 보내지는 않았는지. 보고 또 보고 주위를 살펴 보아야 할 때이다.

그런가 하면, 아프리카에서도 더 열악하다는 수단에서 내몸을 돌보지 않고 의사로서, 천주교 신부로서 가난에 찌든 어린이들을 돌보다가 지난 1월14일 48세의 젊음으로 선종하신 천주교의 이태석 신부님은 그래서 더 존경을 받는다. 어려움을 견디면서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기 때문이다. 쉽고 편한 길을 가는 목자 들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물론 특히 한인이민교회가 어렵다는 것도 들었다. 성격이 모두 틀리고, 같은 민족이라도 생각하는 문화의 차이가 크게 다르고, 살아가는 방법도 모두 다른 사람들이 모인 곳이 교회이다.  그래서 포용은 차이를 인정해야 하고, 나와 다른 의견과 문화, 방식을 참고 견뎌내며 받아 들이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살아 남으려면 포용하라고 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종교로 불교 22.8%, 기독교 18.3%, 천주교 10.9%라는 2005년도의 통계를 읽었다. 모두 합하면 거의 국민의 60%라는 숫자가 종교를 갖고 있다. 미국의 한인이민 사회에서는 이 숫자가 큰 폭으로 떨어진다. 피닉스 밸리 지역에 2만5,000여명의 한인들이 있다고 말하는데 그중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숫자가 교회를 찾아가지만 나머지는 어디에서인가 교회를 찾아 헤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목사님은 어떤 신도들을 좋아할까? 달콤한 말로 목사님의 눈과 귀를 흐리게 하는 신도인가, 목사님 말씀이라면 무조건 믿고 순종만 하면 된다는 신도인가. 그럼 인생의 쓴 맛 다 경험하고 상처받아 교회를 의지하고 나오는 신도를 보듬어 안아 주고, 이들의 발을 씻어 주고, 상처를 치유해주는 목자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신도의 입장에서는 어떤 목사님을 좋아할까. 잘 생기고 허우대 좋고 말씀이 유창한 목사님일까. 사는 것이 지치고, 힘든 신도의 집에는  개인사를 접어 놓고라도 땀흘려 심방 다니시는 목사님, 치유받고, 위로받고 싶어하는 피곤한 신도들을 위해서 땅을 치며 올리는 신실한 기도하는 목사님의 모습이 보고 싶다.  


한국의 새사람교회 김중기(70) 목사님은 "머리로 이해하고 가슴으로 울고 손발 움직여야 사랑"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연세대 신학과 교수이던 1980년 일곱 쌍의 부부와 함께 성경 읽기 모임을 시작해 30년 동안 10만명을 배출했다고 한다.


머리로가 아닌 평범하지만 따뜻한 가슴으로 대화하는 목자는 어디에 가면 만날 수 있는지.  주여!  진정 어디에 계시나이까?


1. 3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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