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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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사이,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 등 부부사이를 놓고 여러 가지 표현들이 있다.  한없이 가까운 듯 하다가도 먼사이 같고, 먼 것 같으면 또 가장 가깝고 허물없는 사이. 남남끼리 만나서 평생을 함께 한다는 것이 어디 말처럼 그리쉽지만은 아닌 것도 사실이다. 이왕이면 힘든 과정을 거쳐서 맺어진 부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남모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혼식을 올린 그 다음부터가 바로 여자들에게는 고되고, 시간없고, 모르던 시댁식구들과의 조율을 맞추기 위해 힘든 시집살이의 고행이 시작된다. 이러한 여자들의 고충을 몰라주고 남편들은 이제까지 하던 생활태도에서 하나도 고칠 줄 모르고 늘 살아오던 방식대로 아내에 대한 배려와 조심없이 제멋대로 사는 남편, 정녕 그 남편은 간 큰 남자이거나 낙제점수감의 남편이다. 


친숙할 수록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말은 어느 부부들이나 다 명심해야 할 기본이 아닐까. 사실은 20세기 사랑 방식이나 21세기 사랑방식이나 부부관계에는 역시 넘어가서는 아니될 지극히 평범한 부부간의 예절이 필요하다. 물론 첫째가 사랑과 신뢰를 기본으로. 


거의 44년전, 친정아버지는 결혼식 날짜가 잡혀지고 나니 철부지 딸을 불러 앉혀 놓으시고는 유교에서 기본이 되는 도덕지침 삼강오륜 (三綱五倫)을 펼치신다.

"군위신강(君爲臣綱), 부위자강(父爲子綱), 부위부강(父爲婦綱)의 삼강에다 다섯가지의 지켜야 할 도리 오륜(五倫)을 설파하신다.  

父子有親(부자유친) 어버이와 자식 사이에는 친함이 있어야 한다. 

君臣有義(군신유의)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로움이 있어야 한다. 

夫婦有別(부부유별) 부부 사이에는 구별이 있어야 한다.                        

長幼有序(장유유서) 어른과 아이 사이에는 차례와 질서가 있어야 한다. 

朋友有信(붕우유신) 친구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다 배우고 나서 생각해 보니 결국 아버지는 3강(三綱)중의 부위부강(夫爲婦綱, 아내는 남편을 섬기는 것이 근본이요)과 오륜(五倫)중에서 부부유별(夫婦有別)을 가르치고 싶어 길고 긴 설명을 덧붙여 하신 것 같다. 

지금도 이해 못하는 것은 당시 신식 대학교육을 받으신 분이 어찌 이런 구식 유교사상을 가르쳐 주셨을까 늘 궁금했다. 하지만 이것을 가르쳐주신 아버지께 감사하며 살고있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김경일 교수의 책이 나왔다면 뭐라고 하실까?  하지만 더 이상한 것은 2,500년전의 공자시대(기원전 551 ~ 기원전 479)의 가르침이 오늘날에도 지켜져야 할 당연한 인간의 도리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혼한 후 아내들의 가장 큰 불만은 남편이 달라졌다라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예의 바르던 남편이 결혼하더니 아내를 무례하게 대하고, 거기다 더한 것은 다른 사람 앞에서 아내를 무시하는 발언, 아내의 단점을 서슴없이 불어대는 남편, 시댁 식구들 앞에서도 큰 소리로 명령하고 제왕 행세하는 남편, 밥상에 앉아 신문을 보면서 "물, 밥, 국 더줘" 마치 아내를 하인처럼 대하는 남편, 오는 것이 고와야 가는 것이 몇 배 더 간다는 것을 모르는 남편, 아내들의 멸시를 받기에 충분하다.

아내는? 결혼에 성공했다고 푹 퍼진 차림으로 살림하는 태를 내지는 않는지?  걸핏하면 친정에 남편 흉보기에 바쁘고 친구들과 만나면 시댁 욕에 침이 마르지 않는다면?  아이들 앞에서 남편의 위신을 팍팍 깎아 내리지는 않는지? 부부간이라도 아내가 지켜야 할 예의는 눈부시게 많다. 남편에게 온 우편물을 마음대로 열어보고, 지갑을 아무 때나 열어서 있는 돈도 모두 빼앗아 가는 아내. 남편이 제 시간에 안들어 온다고 잘 다니는 술집까지 찾아나서는 아내. 존경할 수 있는 남편, 신뢰할 수 있는 남편도 아내의 하기에 따라 만들어 질 수 있다. 


아끼는 젊은이들 가운데 할 수 없어 이혼을 각오하고 찾아오는 부부가 가끔씩 있다. 저녁이라도 사 주면서 양쪽의 답답한 이야기를 다 들어준다. 두 사람의 좋은 점들을 이야기 해주면서 나름대로 좋은 시절의 사랑을 다시 키워가도록 따뜻한 얘기를 하고 돌려 보낸다.  며칠후, 그들은 "이제는 더 이상 싸우지 않고 잘 살아 보겠다"며 감사인사를 하러 왔다는 젊은 부부들.  돌아서는 그들의 뒷모습이 한없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래야지. 진정한 사랑이라면 그렇게 쉽게 끊어지는 것이 아니야.


부부유별(夫婦有別), 부부 사이에 구별이 있다는 것을 빨리 깨우칠수록 행복한 부부가 될 수 있음을 깨달으라는 도리임을 배우게 한다.  

이것을 가르쳐주신 아버지가 유독 더 뵙고 싶어진다.

2. 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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