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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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구른 적장의 머리 돌로 깨다
양측은 활과 창으로 계속 격전을 벌였다. 양측이 날리는 화살은 하늘을 검게  가렸다. 그리고 적과 근거리에 이르면 창으로 찌르고 투창하고 또 도끼를 휘두르며 적진으로 치고 들어갔다.
실제 화살공격은 아파치가 더 능했다. 한참의 격전끝에 드디어 양측은 육박전에 돌입했다. 적의 대장 카폿카리가 다수의 코로 측 병사와 맞붙게 되었다. 치고 빠지는 육탄전이 오랜 시간 계속되었다. 드디어 다수의 병사를 대적하던 카폿카리는 맨땅에 거꾸러졌다. 코로의  전사중 한명이 재빨리 큼지막한 돌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카폿카리의 머리를 난자하자 그는 사자후 같은 비명을 지르며 숨을 거두었다. 대장이 거꾸러지는 것을 목격한 적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기에 바빴다. 코로와 그의 전사들, 그리고 지원차 참전한 이웃부족 전사들은 활과 창 그리고 도끼를 하늘높이 치켜들고 승리의 괴성을 질렀다. 코로와 그의 전사들은 도주하는 적들을 근 10여마일까지 추격하여 300여명의 적을 살해하거나 달아나는 적에게 부상을 입혔다.
이들이 퇴각한 길 주변은 늘어진 적의 시체가 즐비했다. 그리고 나머지 적들도 독초에 중독되어 제대로 운신하지 못했다. 아마도 살아돌아간 적들은 이후 불행한 여생을 보냈음이 분명하다. 살아남은 아파치와 그들의 연합부족은 드디어 피마 부족에게 항복했다.
일대는 오랜만에 평화와 안정이 찾아왔다. 코로 추장은 살해한 적을 하나하나 눈금으로 새긴 막대기를 들고 키노 신부를 찾아와 전황을 알렸다. 키노 신부는 이처럼 반가운 소식을 유격대의 본부가 있는 산주앙의 히론자 장군에게 전하고 예수회 관구에게도 보고했다.
그렇게 또 시간은 흘렀다. 키노 신부는  이제 저 멀리 북쪽 가보지 못한 토착민 마을에 들어가 하느님을 전혀 모르고 사는 불쌍한 어린 양들과 어울려 살며 이들의 영혼을 구하는 것이 자신의 마지막 소망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키노 신부는 힐라 강 유역 피마 부족의 땅인 강하류 오파스 (Opas)와 코코 마리코파스 (Cocomaricopas) 부족의 마을을 찾은 적이 있다. 이때 키노 신부는 부족과 마을을 소개하는 부족들에게 언제일줄은 모르겠으나 이곳을 다시 찾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리고 부족들 에게 영생을 사는 하느님의 세계를 알리고 싶다고 했다.
이곳은 버어날과 만히 대위가 수은으로 온몸에 문신한 청년이 수은에 관해 말한 마을이다. 수은 이야기를 들은 히론자 장군은 누구보다도 더 흥분했다.
물론 수은광산 개발은 가능하고 그러면 노다지 열풍은 더욱 더 드세질 것이 분명했다.
이곳은 또한 키노 신부가 꿈에서도 잊지못하는 캘리포니아 땅이 아니던가. 키노 신부는 아직도 캘리포니아 선교를 꿈꾸고 있었다. 더구나 도움의 손이 절대 필요한 살바티에라 신부는 홀로 캘리포니아에서 고군분투하며 키노 신부에게 빨리 바다를 건너오라고 손을 내밀고 있는 중이었다.
이러한 뜻을 실현하려면 키노 신부는 북서쪽으로 보폭을 넓혀야 했다. 키노 신부의 이같은 뜻을 히론자 장군과 폴리시 신부가 뒷받침했다.
그러나 키노 신부를 질시하는 모라 신부는 "헛된 꿈이로다, 아멘"하면서 키노 신부를 비웃었다. 그렇지만 히론자 장군은 디에고 카라스코 (Diego Carrasco )대위를 돌로레스 행정관으로 임명한 후 북쪽으로 탐험을 결행하는 키노 신부의 신변을 호위하도록 조처했다.

 

힐라강 서북쪽을 향해 길을 나선 키노 신부
1697년 9월 22일 키노 신부는 카라스코와 만히의 호위를 받으며 장도에 올랐다. 만히는 특히 친화력이 뛰어났다. 그에게는 아무리 처음 만나는 토착 인디안이라도 몇마디 말로 즐겁게 해주는 천부의 재능이 있었다. 그에게서는 언제고  누구에게나 축복의 말이 나왔다.
만히는 처음 방문하는 마을 토착민에게 가져간 선물로 환심을 사고 이어 축복받는 말로 친교를 텄다. 그는 방문하는 부락의 이름은 성인 축일표를 참조하여 지었다. 그리고 마을의 주민 수, 가옥수와 근처 강물과 특이사항, 우물과 물웅덩이까지 세세히 기록했다. 당시 키노 신부의 건강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키노 신부는 27마리의 노새에 토착민들에게 전할 선물과 일용품을 실었다.  키노 신부 곁에는 카라스코와 만히가 따르고 또 7명의 현지인 시종도 뒤따랐다. 그러나 호위병사가 몇명인지는 기록에 없다. 그만큼 키노 신부는 피마인디안들의 자신에 대한 신임을 믿었다.
출발하기 5일전 키노 신부는 40마리의 가축을 "박" 마을에 보내 도착하는 자신이 직접 확인할 수 있게 조처했다. 또한 10일 후 카보르카에서 20마리의 소를 키노 신부가 볼 수있게 출발시키도록 조처했다.

 

27마리 노새에 토착민 선물 가득 싣고 출발
키노 신부는 이제는 익숙해진 투마카코리 길을 따라 '박'을 거쳐 힐라강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여행도중 산라자로 마을을 방문한 키노 신부는 너무나 낡은 성당을 보고 새로 지을 것을 권했다. 그리고 산루이즈에 이르러 유력 토착민 델 바코안코스 (del Bacoancos)를 마을 지도자로 임명한 후 송아지를 잡아 마을잔치를 베풀었다. 이후 마을 어린이 몇명을 영세했다.
다시 말을 갈아타고 '박' 마을을 방문한 키노 신부는 소 2마리를 잡아 마을잔치를 벌이고 어린이 영세식을 가졌다.
얼마후 코로 추장이 방문했다. 코로 추장이 지난 봄 몰아낸 아파치 땅에 자신의 부족을 이주시켰다. 그리고 코로 추장은 자신이 언젠가는 아파치들의 화살 표적이 될 거라는 불길한 예감에 거처를 지금은 파타고니아 산맥 줄기에 있는 소노이타 (Sonoita)여울 근처 레이에스(los Reyes)로 옮겼다.
키노 신부는 투산 (Tucson)과 산타카탈리나와 몬테주마 물탱크가 있는 까사 그랜데를 지나 29일 라 엔카네이션 (la  Encarnacion) 마을에 도착했다. 다음날 카보르카 마을에서 전령이 십자가를 품에 안고 키노 신부를 찾아왔다. 전령은  키노 신부에게 산안드레스 마을 추장이 키노 신부를 영접하기 위해 길에 나섰다고 말했다.
과연 키노 신부가 산 안드레스 (San Andres )마을에 이르자 십자가 상이 걸린 마을입구에는 500여 주민이 마중나와 환영했다. 주민들은 풍성한 잔치상을 준비한 채 키노 신부 일행을 맞았다.
다음날 아침 키노 신부는 시종 3명의 안내를 받으며 서쪽으로 이어진 강줄기를 따라 말을 몰았다. 눈 앞에 우뚝 솟은 시에라  라  에스트레야 ( Sierra la  Estrella) 산에 올라 너른 대지에 버섯처럼 땅에 달라붙은 가옥이 들어찬 마을과 강줄기를 따라 연이은 강변 그리고 힐라 강의 거대한 물줄기를 보기위해서였다.
키노 신부는 그때 흘러가는 강줄기는 그가 꿈에도 그리는 캘리포니아 바다로 이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직 탐험하지못한 콜로라도 강물은 힐라 강과 별도로 각기 캘리포니아 만으로 빠져나가는 하구가 있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실제 그가 1696년 제작한 지도에는 이같은 그의 생각이 나타나 있다. 키노 신부는 산 정상에 오르기위해 몬테주마에 있는 2개의 까사 그랜데를 지나 시에라 라 에스트레야를 향해 말을 몰았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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