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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즈를 탈출하여 산루카스로
라파즈를 탈출하여 산루카스로 아톤도 대장과 키노 신부를 포함한 83명의 정착민이 승선한 알마테리아 호는 조용히 라파즈 만을 빠져나와 내해로 들어섰다. 바다는 온통 희뿌연 해무가 새벽 바다를 가리고 었었다. 그간 공포에 떨게하던 토착민들의 괴기스런 고함소리, 북소리도 더이상 들리지않자 정착민들은 사나운 토착민들의 불화살과 갈기갈기 찢겨 죽임을 당하는 공포에서 벗어난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알마테리아 호가 내해로 빠져드는 동안 대포 한방에 넋을 놓아버린 구아이쿠라스 부족은 분명 어디에선가 숨어서 지켜볼 듯한데 주위는 정적뿐이었다. 알마테리아 호는 100마일 거리의 새로운 피난처 산루카스 (San Lucas)를 찾아 서북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뭉게구름이 가득한 하늘이 가라앉은  평온한 바다를 달린 지 6일만인 20일, 알마테리아 호는 혹시나 카피타나 호가 보일까하여 하루내내 연안을 맴돌았다. 그리고 그날 늦게 산루카스가 자리한 아지아밤프스 (Agiaabamps)만으로 들어가 300파운드나 되는 무거운 닻을 내렸다. 그러나 아톤도 대장을 비롯한 간부들은 바닥이 난 양식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해야하므로 화가 난 대원들의 눈치보기에 바빴다. 사실 정착민들은 아톤도 대장의 무리한 대포 발사로 유랑민의 신세가 되었다고 대장을 원망했다.
새로 고용한 류쿠 선원을 포함하여 6명의 선원을 태우고 1684년 1월17일 출항한 카피타나 호를 뒤따르기로 한 파라 선장이 지휘하는 소형선박 발란트라 호는 예상보다 늦게 1684년 2월 28일 차칼라 항을 떠났다. 그리고 식수 보급차 차메틀라 항에 기항하다 갑자기 밀려든 파도에 침몰했다. 소형선박 발란트라 호가 침몰하면서 파라 선장의 불운은 시작되었다. 갑자기 배를 잃은 파라 선장은 근처 콤포스텔라 주교를 찾아가 그간의 사정을 호소하고 침몰한 배를 인양하고 수리하는데 필요한 돈을 차용했다. 라파즈 행 선편을 기다리던 수알레즈 신부를 수리한 발란트라 호에 태운 파라 선장은 다시 바다로 나갔다. 그러나 파라 선장의 불운은 끝이 없었다. 바람 한점없이 고요하던 바다는 출항한 지 얼마되지않아 먹구름이 끼고 바다는 미친듯 출렁이기 시작했다.

 

뒤따르던 발란드라 호 폭풍우로 뒤늦게 도착
비바람속에 낙엽처럼 바다를 떠돌던 발란트라 호는 드디어 돛대가 부러지고 항해가 불가능할 만큼 손상을 입었다. 근 1개월 여동안  바다를 떠돌던 파라 선장은 지치고 초췌한 모습으로 마자틀란 항구로 돌아왔다. 그러자 마자틀란에는 폭풍우에 찢긴  발란트라 호를 수리할만한 기술자가 없었다. 파라 선장은 다시 인근 도시 차메틀라와 로사리오에서 숙련된 기술자를 데려다 부서진 발란트라 호를 손보았다. 이처럼 허둥대는 사이 벌써 5개월이 지나 7월이 되었다. 7월 1일 파라 선장은 드디어 수리한 배를 탈 수없다는 수알레즈 신부를 내려놓고 아톤도 대장이 기다리는 라파즈로 떠났다. 그리고 7월 7일 아톤도 대장을 비롯한 83명의 대원이 구아이쿠라스 토착민에게 총을 겨루며 대치할 무렵 바하 캘리포니아 연안에 상륙했다. 그러나 연안에는 마땅히 정박해 있어야 할 카피타나호도 알마테리아 호도 보이지 않았다. 파라 선장은 류쿠 등 선원과 함께 연안을 샅샅히 살폈다. 그러나 5일 후인 7월19일 파라 선장은 이제는 모두가 떠나버런 아톤도 대장이 머물던 요새를 발견했다. 벌써 요새는 폐허가 되어있었다. 야자수 나무기둥에 야자수 잎과 가지로  엮어 만든 울타리 너머에는 7, 8채의 막사가 보이고 토착민들이 약탈하다만 어지러운 창고도 보였다. 울타리 안에는 3개의 우물이 보였다. 우물에는 야자수 잎으로 만든 뚜껑이 덮혀있었다. 그리고 잘자란 호박넝쿨이 뻗어있고 옥수수, 줄기콩이 보였다. 울타리 한편에는 이제는 말라버린 도랑과 성당으로 쓰던 막사였는지 지붕에는 야자수를 깎아만든 십자가가 보였다. 파라 선장은 근처를 샅샅히 살핀 후 늦은 오후 발란트라 호로  돌아왔다. 그러나 배에는 어린 아이를 포함해 토착민 여러명이 올라와 있었다. 저녁때가 되어도 이들은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밤이 깊자 파라선장은 잠자리로 매트레스를 깔았다. 그러자 어린 아이가 태연하게 매트레스 위에 누웠다. 이어 어른들도 태연하게 잠자리를 만들었다. 화가 난 파라선장이 투덜대자 토착민은 시끄럽다는 표정으로 얼굴을 찡그렸다.

 

동료를 잃고 선장직을 사임한 파라 선장
파라 선장은 4일을 더 인근해안과 내륙을 살폈으나 아톤도와 대원들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수색에 지친 류쿠와 일행은 노골적으로 파라 선장의 지휘를 받으려 하지않았다. 파라 선장이 내륙에서 식수를 길어오라고 해도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드디어 파라 선장도 아톤도 일행을 찾는데 지쳤다. 류쿠 등 선원들도 이리저리 상처투성이에다 거의 찢기고 부러진 돛대만 매달린 발란트라 호를 바라보며 더 이상 희망을 가질 수 없었다. 낙담하고 지친 파라 선장은 이제는 아톤도 일행을 찾기를 포기하고 뉴스페인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임을 실감하고 시나로아 강으로 향했다. 류쿠와 동료 선원들도 모두 제갈길을 찾아 떠난 후 파라 선장은 뉴스페인 총독에게 그간의 과정을 보고했다. 그리고 선장직을 정식으로 사임한 후 무일푼이 된 파라 선장은 그간 황실을 위해 충성한 점을 보상하여 줄 것을 청원했다. 재무관은 이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화답했다.
양식이 거의 바닥난 것을 보고 라파즈를 떠나 야퀴이 강으로 향한 구즈만 선장이 지휘하는 카피타나 호는 내해로 들어서자마자 심한 폭풍우를 만났다. 심한 폭풍우에 하늘과 바다는 한치앞도 보이지않을 만큼 칠흙처럼 검었다. 천둥과 번개가 칠흙의 하늘과 바다를 때릴 때마다 뱃전을 두드리는 빗줄기 속에서 울부짖으며 선원들은 이리저리 뛰었다. 밀려오는 파도에 카피타나는 하늘 끝까지 치솟았다가 바다속 깊이 빠져들었다. 다시 하늘 끝으로 떼밀려 오르기를  몇차례. 카피타나 호는 이처럼 바다 한가운데를 14일간 떠돌다가 산 요셉과 엘 칼멘 섬에서 폭풍우를 피했다.

 

소, 양 등 산 제물 덕에 평온을 찾은 바다
라파즈를 떠난지 23일만인 5월 8일 카피타나는 야퀴이강 하구에 닻을 내렸다. 구즈만 선장은 우선 우체국에 들려 대원들에게 우송된 편지를 찾았다. 그리고 라파즈로 가져갈 신선한 먹거리와 탐험에 필요한 말과 정착지에서 사육할 소, 양, 염소 등 가축 140마리도 사들였다. 구즈만 선장은 식량을 싣고 올 카피타나 호를 목을 빼고 기다리는 대원들을 생각하며 서둘러 출항했다. 야퀴이강을 출항할 당시 하늘은 청명했다. 카피타나 호는 내해로 들어선지 얼마 후 심한 폭 풍우에 휩싸였다. 변덕스런 날씨는 멈출줄 몰랐다. 폭풍우가 들이칠 때마다 구즈만 선장은 3차례나 내해에서 캘리포니아 연안을 오고갔다. 드디어 4번재 시도끝에 카피타나 호는 라파즈와 지근거리 코로나도 섬 가까이 이르렀다. 그러나 이곳에서 만난 태풍은 엄청났다. 노련한 선장 구즈만이 일찌기 격어보지 못한 태풍이었다. 몰아치는 비바람에 카피타나 호는 침몰직전까지 이르렀다. 구즈만 선장은 말과 소같은 가축을 희생시키고 공포에 울부짖는 선원들을 구하기로 했다. 구즈만 선장은 버둥대는 가축을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속으로 사정없이 밀어넣었다. 그것도 잠깐. 바다속을 허둥대던 짐승들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살아있는 가축을 제물로 받은 바다는 얼마후 평온을 되찾았다. 출항했던 라파즈만에 도착한  구즈만 선장은 고기잡이하던 토착민으로부터 아톤도 대장 등 정착민은 알마테리아 호를 몰고 서북쪽으로 떠났다는 말을 들었다. 서둘러 알마테리아를 쫒은 구즈만은 푸에르테 강이 흘러드는 아지아밤프스 만의 산루카스에  정박중인 알마테리아 호를  발견했다. 그리고 정착민들로부터 신망을 잃고 의기소침한 아톤도 대장과 키노 신부와 고니 신부를 볼수 있었다. 그러나 아톤도 대장은 폭풍우에 식량과 가축을 잃고 빈 손으로 나타난 구즈만 선장을 보고 낙담했다. 그러나 실패만 거듭한 아톤도 대장의 라파즈 정착민과 선교원을 후원할 총독과 재력가는 어디에도 없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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