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렝카가 왼손으로 릭의 어깨를 누르며 오른손으로는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릭은 제단을 보며 꿇어앉았다 투렝카가 릭 옆에 같은 자세로 앉더
니 눈을 감고 기도를 하는 듯 무어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기도는 한참 뒤에야 끝났다 투렝카는 기도를 마치자 벌떡 일어서더니
릭에게 일어나라고 손짓했다 그리고는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릭도 따
라서 뒷걸음질쳤다 투렝카가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며 크게 외쳤다
프라이어-
그러자 기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이미 날이 저물어
어두운 밤하늘 저편에서 돌연 섬광이 점멸하더니 거대한 불덩어리가 제단
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오는 것이었다 불덩어리는 순식간에 제단을 덮쳤
다
불길이 사람의 키보다 몇 배나 높게 치솟았다 릭은 경악한 얼굴로 낮은
신음을 흘리며 일행들을 돌아봤다 일행들도 질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투렝카가 군중을 향해 천천히 돌아서더니 좀 전처럼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는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자세를 취했다 그의 등에서 하얗고 커다
란 날개가 솟아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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