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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의 천국

조회 수 213 추천 수 0 2023.05.20 10:29:31

[내로남불]

 

1. 자칭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여의도 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가 전광훈을 가리켜 '(남한에 침투한) 공산주의자들을 박멸'할 위인이라고 치켜세운 모양이다.

 

2.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어이가 없다.

대한민국에 빨갱이들이 들끓는다는 말이며, 전광훈을 선지라라고 하는 말이며, 종교 귀족들이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끊임없이 타자를 악마화하는 언행이 어이가 없기 때문이다.

 

3. 아니나 다를까, 이미 많은 사람이 이영훈 목사의 발언을 문제 삼고 있다.

이들 비판자들의 논점은, 대개는 이단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는 전광훈을 영웅시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 말을 하고 싶다.

 

4. 주지하듯, 여의도 순복음교회는 조용기 목사가 서대문에서 개척하여 여의도로 옮겨 세계 최고 규모로 성장시킨 교회다.

 

조용기 목사가 목회에 성공한 결정적인 요인 두 가지를 꼽자면,

하나는 병자를 고치는 신유 능력이었고,

다른 하나는 기복과 성공을 강조하는 특유의 긍정적인 설교였다고 할 수 있다.

 

어쨌거나 조용기 목사는 뛰어난 언변과 리더십으로 한때 70만 명의 교세를 자랑하는 초대형 교회를 일궜다.

 

5. 헌데 어느날인가, 천하의 조용기 목사가 폭탄 선언을 했다.

 

"북한에 심장병 어린이들을 수술하는 병원을 건축하겠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가 더 놀라웠다.

 

"천국에 가보니 대한민국 개신교 최고의 목사인 조용기가 없더라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내 기억이 헷갈린다.

 

조용기 목사 자신이 꿈을 꿨던 내용인지,

아니면 197-80년대에 신유 은사로 유명한 현신애 권사가 꿈을 꿨던 내용인지.

(검색을 해보려다 귀찮아서 포기함)

 

아무튼 천국에 가보니, 자신이 구원을 못 받았다는 것을 깨달은 조용기 목사는 그때부터 '구제와 자선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그 결과 중 하나가 바로 북한에 심장병 수술 전문 병원을 세운 것이다.

물론 여의도 순복음 교회의 막대한 재정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6. 하지만 단순히 '돈'만 있다고 해서 남북한이 살벌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종교 기관이 적대 국가인 북한에 무료로 병원을 지어주고 심장병 수술을 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다.

그럼 여의도 순복음교회 측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했을까?

 

내 개인적인 추측이긴 하지만, 조용기 목사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등으로 이어지는 극우-보수 대통령들과 특별한 친분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7. 어쨌거나 여의도 순복음교회 측은 북한에 심장병 병원을 세운 것을 앞세워 자신들이 단순히 '기복'만 강조하는 교회가 아니라 사회적 봉사와 책임도 아울러 강조하는 교회라는 것을 어필하는 데 적극 활용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자본 시장의 논리를 빌어 표현하자면, 투자 대비 효과가 꽤 괜찮았다.

북한에 심장병 병원 및 그밖의 동포애를 발휘하여 도와준 것을 포함하여 각종 사회 복지 사업에 투자한 결과,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이미지가 개선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8. 한편, 조용기 목사 생전에,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담임목사 자리는 북한 김일성 가계가 결코 부럽지 않을 정도로 '호사로운' 생활을 누렸다.

 

여의도 순복음교회를 출석하는 (가난한 성도들을 포함하여) 신도들이 낸 막대한 헌금의 상당수가 조용기 목사 일가를 살찌우고 배를 채우는 데 소비되었다.

국민일보가 그렇고, 음란성 문제로 세간을 시끄럽게 했던 스포츠 신문이 그랬고, 한세 대학교가 그랬고, 또 그 외에도 아는 사람들만 아는 은밀한 재산 문제가 그렇다.

 

9.만약 '신(하나님)'이 없다면, 조용기 목사와 그 가족들의 '초 호화판" 인생이야말로 한 번쯤 살아볼 만한 인생일 수 있다.

권력자와 친하게 지내며, 마음껏 돈을 주무르고, 온갖 명예와 호사를 다 누렸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성경을 믿는', 아니,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추구해야 할 인생일까?

 

나의 단호한 대답은 절대 '아니올시다'이다.

그것은 비단 조용기 목사 가계뿐 아니라, 이 땅의 종교 귀족을 지향하는 그 어떤 목사와 장로에게도 모두 적용되는 '기준'이다.

 

10. 조용기 목사의 후임인 이영훈 목사는 누구보다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이력고 역사를 잘 아는 사람이다. 

 

나는 지금, 여의도 순복음교회는 모든 게 잘못되었단 이야기를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어느 개인과 조직이나 모두 '공과'가 있는 법이다.

필시 여의도 순복음교회 측이 잘한 일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여의도 순복음교회는, 누구보다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는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역사'에 비춰보아 스스로를 성찰해야 한다.

 

- 자신들이 (한때) 북한을 돕는 것은 '구원을 받을 만한 일'이며, 타인이 북한과의 화해와 평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빨갱이들이 하는 이적행위인지.

 

- 자신들이 어마어마한 종교적 특권과 힘을 앞세워 호화판 생활을 한 것과 북한의 독재 집단이 누리는 그것이 본질에 있어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지.

 

- 교회가 '정치'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가장 정치적인 언행을 일삼는 이유가 무엇인지.

 

- 입만 열면 거짓말로 선동하고 시위하여 대중을 호도하는 전광훈의 행태가 (여의도 순복음교회 측이 그렇게도 싫어하는) 공산당들이 쓰는 선전선동술과 무엇이 다른지.

 

깊이 성찰하고 이에 대한 책임 있는 '사회적'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

아니, 여의도 순복음교회뿐 아니라 이 땅에서 '자유'의 이름으로 함부로 '태극기'를 휘두르고 있는 모든 대형교회는 이 질문에 대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역사적 대답을 제출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들은 '내로남불'이라는 오명과 비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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