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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함과 거북함

조회 수 159 추천 수 0 2016.04.21 17:19:14
성당 교육부 *.250.144.25  

참으로 존경스런 분들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한국 땅으로 건너오셔서 복음화의 초석이 되신 선교사들입니다. 서방 선교사들이 처음 한국 땅에 도착해서 부딪히게 되는 가장 높은 장벽은 아무래도 언어입니다.

 


서방선교사들에게 가장 낯선 언어는 아무래도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인 듯 합니다. 일본의 돈보스코로 유명한 가경자 치맛티 신부님께서는 얼마나 일본어가 어려웠던지 이런 표현까지 남겼습니다. “제게 있어 일본어 수업은 연옥체험, 순교체험과도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어도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얼마나 다양한 형용사, 사투리, 존칭어 등이 서방 선교사들을 힘들게 하는지 모릅니다. 옆에서 지켜보니 정말 그렇더군요. 예를 들면 ‘죽었습니다’란 말이 얼마나 다양한 한국어 문장으로 표현되는지 깜짝 놀랐습니다.

 


‘사망하셨습니다’ ‘세상 떠났습니다’ ‘돌아가셨습니다’ ‘운명하셨습니다’ ‘서거하셨습니다’ ‘귀천하셨습니다’ ‘심장이 멎었습니다’ ‘영면하셨습니다’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밥숟가락 놓으셨습니다’ ‘꼴까닥하셨습니다’^^ 이토록 다양한 표현으로 인해 선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이 얼마나 큰 것인지 짐작이 갑니다.

 


언젠가 막 한국으로 건너오셔서 어학당에 다니시던 선교사 신부님을 옆에서 도와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분과 함께 한국어로 미사를 봉헌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감사기도가 끝난 후 성찬 제정문을 읽기 전 ‘거룩하시도다’를 노래할 때 였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이 정도쯤이야!’하는 자신감으로 충만해서 큰 목소리로 ‘거룩하시도다’를  노래하셨는데…제가 가만히 들어보니 이렇게 외치는 것입니다. ‘거북하시도다! 거북하시도다! 거북하시도다!’

 


저는 속으로 엄청 웃었습니다. 그러면서 가만히 든 생각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거룩하시도다’와 ‘거북하시도다’가 서로 연결되는 바가 있다는 생각 말입니다.

 


눈부시게 찬란한 태양빛 아래서 사람들의 동공은 거북함을 느낀 나머지 즉시 수축됩니다. 너무 부담스러워 눈을 가리게 됩니다. 지고하고 순수한 예수님 존재 자체, 거룩함과 성스러움 자체이신 예수님 존재 앞에 세속에 물든 인간은 즉시 거북함을 느낍니다.

 


진리 자체이신 예수님의 말씀 앞에 유다인들은 물론이고 예수님의 제자들마저 큰 거북함을 느낀 나머지 이런 표현을 하였습니다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요한복음 6장 60절)

 


진흙탕 속 같은 이 세상 위로 사뿐히 내려앉은 한 마리 백조 같은 예수님의 존재 앞에 안과 밖에 시커멓던 사람들은 큰 거북함을 느꼈으며 그 거북함을 견디지 못해 마침내 하나 둘씩 떠나갔던 것입니다.

 


오늘 저 자신을 한번 돌아봅니다. 예수님의 거룩함과 신성함을 거북해하고 부담스러워하고 있지는 않은지? 너무 세상에 푹 빠져 살아가는 나머지, 너무 육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나머지 영적인 것, 이 세상 그 너머의 것을 전혀 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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