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4 민주당 개혁촉구를 요구하는 집회 참석 후기 (feat. 개딸들)
1.
2008년 광우병 반대 시위, 2016년 박근혜 탄핵 촉구 시위, 2019년 검찰개혁 시위를 두루 참석해 보았던 내 입장에서도 오늘 민주당사 앞에서의 시위는 대단히 특이한 경험이었다.
2.
우선 시위 참석자의 80%가 여성이고, 그 중에서 70% 이상이 20~30대 젊은 여성들이 주축인데 나는 지금까지 이런 시위를 본 적이 없다.
3.
그들이 외친 구호는 딱 3가지인데 "검찰개혁 완수해라" "언론개혁 완수해라" 그리고 "민주당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네가티브를 배격하고 오직 이 3가지 구호만을 반복적으로 외쳤다. 심지어 단상에 올라온 이가 네가티브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면 "내.려.와"를 외친다. ㄷㄷ
4.
집회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여의도 행진을 할 때 그녀들이 부르는 노래는 소녀시대의 데뷔곡 "다시만난 세계"다.
이 노래는 예전 박근혜 탄핵집회의 시발점이 되었던 정유라 입시비리에 대해 반대하던 이화여대 학생들이 학내 시위에서 부르던 노래다. 오늘 그 노래를 개딸들이 떼창하는 것을 들으니 묘하게 감동적이었다.
5.
민주당은 지금까지 늘 시위를 주도하면서 공격하는 입장이었지 단 한번도 자신들이 시위의 대상이 된 적은 없었다. 적어도 이 정도 대규모로는 더더욱 말이다.
그런데 오늘 개딸들에 의해 자신들이 시위에 대상이 되었다.
6.
더 신기한 것은 보통 시위때 나오는 구호에 해당하는 "물러나라!" "타도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할 수 있다" "완수해라"면서 도리어 다독이는 것에 가까웠다.
7.
시위의 대상이 되기는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잘하라고 응원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때문에 그 외침을 무시하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앞으로 최소 50년간 투표권이 있는 20~30 여성들이 이 정도로 응원과 압력의 목소리를 내는데 그것을 무시할 수 있는 간 큰 정치인은 없다.
8.
내 개인적으로는 선거 패배 이후 오늘이 가장 큰 힐링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개딸들에게 참 많이 배웠다.
좌절과 실망이 가득해서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내기 보다 개딸들이 오늘 보여준 재기발랄하게 긍정의 에너지를 뿜는 것이 앞으로 5년간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글과 방송의 형식도 그녀들의 것을 쫓아 가야겠다.
9.
이렇듯 세상은 모든 면에서도 바뀌어 가고 있다.
이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방식의 변화를 민주당의 정치인들이 제대로 체득하고 따라가기를 바랄 뿐이다. 우선 당장 내일 원내대표 선출부터 말이다.
10.
고맙다. 개딸들....
나도 이제부터 개삼촌 정도는 되어주마!!
https://youtu.be/Zp4fYJA_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