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중국 연변대·사천사범대학 객좌교수가 지난 2일 오후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박정희 대통령 집권기인 제3공화국에 대한 평가를 교정하기 위해 역사 전체를 건드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국정교과서 추진에 직격을 날렸다. 

김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의 과거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도 많다”며 “그런데 (인물에 대한) 평가를 고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국정화를 추진하는 것은 도리어 박정희 대통령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일”이라고 혹평했다. 

김 교수는 “역사에 부끄러운 측면이 있으면 부끄러운대로 써야 한다”며 “다양한 관점이 수용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역사인데 박근혜 대통령이 교과서 문제에 왜 이렇게 집착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민 대다수가 국정교과서 문제에 반대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이렇게 고집하는 까닭은 무엇이냐”라고 반문하며, “제3공화국에 대한 시각을 교정하기 위해 역사 전체를 건드리는 일은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125875_157185_2141.png 
▲ 손석희 JTBC 뉴스룸 앵커는 2일 오후 도올 김용옥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JTBC
 

김 교수는 “세월호 참변이 일어난 이유가 우리가 역사를 잘못 써왔기 때문은 아니지 않느냐”며 “현 국정이 잘못돼 참변이 일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러한 (교과서) 문제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근원적으로 복잡다단한 시대에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정부·여당이 현행 교과서를 두고 북한의 ‘친북 성향’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 “우리가 주체적으로 세계사를 이끌어갈 수 있는 민족이 되려면 남북 통일이라는 단어를 꺼내기 이전에 자유롭게 왕래가 가능하고 의사소통이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서로의 체제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내일 고시한다고 들었는데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며 “교과서가 진짜 문제라면 제3공화국 내용만 따로 떼어 내 역사 교과서로 특별히 만들던가. 역사 전체를 하나의 관점으로 쓰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교과서 국정화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에서 방송 출연 기회조차 잡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 교수는 “기회가 주어지면 얼마든지 방송 출연을 하고 싶은데 이 정부 분위기 하에서는 PD들이 아무리 (내) 방송 출연을 기획해도 결국 다 잘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