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는 것도 한두 번이지만 이준석의 공개발언이나 기자회견에 매번 속는 분들을 보면 이제는 조금 걱정이 될 정도이다. 이준석은 본인 형편에 별 문제가 없을 때에는 늘 혐오를 선동하고 자신에게 우호적인 커뮤니티에 간접적으로 이념 지도를 해왔다가, 본인이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리면 "내가 이 나라 정치를 바꾸기 위해 이런저런 일들을 해왔으니 앞으로도 나를 좀 잘 봐달라." 라는 식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모면해 왔다.
근본적으로 이준석이라는 정치인이 '자유'를 말할 자격은 되는가? 그가 외치는 자유는 사지가 멀쩡하고 어느 정도 경제력이 되어 각종 시험에 대한 수험 준비를 잘 하고 그것들을 잘 통과해서 사회의 주류로 자리잡을 수 있는 '준비'가 된 사람들의 자유일 뿐이다. 그가 부르짖는 능력주의도, 공정도 전부 그들을 위한 것들일 뿐이다. 때문의 그의 자유는 필연적으로 약자의 자유를 침해하고, 그는 이를 감추기 위해 약자를 앞장서 공격하는 방식으로 여론을 선동해 왔다.
그가 어느 정도 의지 있는 대안세력이기 때문에 그를 높게 평가한다는 분들은 솔직히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들을 해 보시기를 바란다. 그가 만들고자 하는 월드가 대체 무엇인지는 진지하게 생각해 보신 적이 있는가? 그가 혁신이라며 자랑스럽게 내세웠던 토론배틀에서 1등을 했던 박민영 씨, 일베 용어 사용 의혹이 있다. 그가 혁신이라며 자랑스럽게 내세웠던 PPAT는 일베 구의원을 탄생시켰다. 그가 한 일이 대체 어떤 의미에서 대안이고 혁신인가.
예전 독일의 히틀러도 지금 유럽의 극우정당들도 스스로를 모두 대안세력으로 내세웠다. 그들 모두 강한 수권의지가 있었으며 실제로 과거에는 그들이 수권한 사례도 있었지. 그렇다면 이들도 기성의 체계를 무너뜨리고 의지 있는 대안세력으로 존재하고자 하기 때문에 높게 평가해야 하나. 돌아갈 다리를 불태운 뮌헨의 맥주홀 폭동은 다리를 불태웠기 때문에 대단한 일이 되나. 대놓고 장애인들은 시설에서 평생 살고 바깥에 나돌아다니지도 말라고, 고작 880억짜리 탈시설 예산도 뭉개고자 하는 사람이 나중에 인종차별은 하지 않으리란 법이 있나?
이준석의 기만에 오늘도 속아 넘어가시는 분들을 보면 정치인이 평상시에 아무리 잘 한 들 그것이 대체 무슨 소용인가 싶다. 평상시에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남들 기분 나쁘게 말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이,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리자 나도 잘 한 것이 있다고 궁색하게 변명하는 것에 매번 그렇게 찬사를 보낸다면 언젠가는 모든 정치인들이 그렇게 행동하게 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