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ZT 어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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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 이민자들도 영주권 소지 안하면 티켓?


아리조나 최초로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에서 합법 이민자들이 이민 신분증 등 증빙서류를 지참하지 않은 경우 티켓을 주는 냉전시대 법을 시행한다.  
AZCIR의 검토에 의하면 지난 한 해 동안 남서 아리조나의 연방 에이전트들은 1952년의 법을 근거로 영주권자, 합법적 비자 소지자, 유학생 등에게 10건 이상의 티켓을 주었다. 
티켓을 받을 경우, $80 정도의 벌금을 내야 한다. 원래 법안에 명시된 처벌은 최장 30일 징역과 최고 $5000 벌금이 부과되는 것이다. 
한 번 티켓을 받으면 30년 간 연방기록에 남으며 향후 영주권이나 시민권 신청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합법적 신분철회가 확대됨에 따라 추방위험에 놓일 수도 있다. 
대부분의 티켓(범칙금 고지서)는 행정적으로 처리된다. 수령인이 법정에서 단속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기회를 포기함을 의미한다. 
이 같은 단속은 도널드 트럼프의 취임 첫 날 행정명령에 따른 것으로 연방기관원들에게 모든 이민법을 우선으로 하라는 지시였다. 이후에는 법무부에 연방규정에 따라 ‘증빙서류 소지’를 하지 않아 티켓을 받은 경우 형사기소 추진까지도 지시했다. 
버지니아대학의 이민역사가 S. 데보라 강은 지난 50년 동안의 미국 대통령 중 합법 이민자까지 추적하는 대통령은 트럼프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아리조나에서 발부된 티켓은 모두 유마 섹터 에이전트들에 의한 것이었다. 유마 섹터는 캘리포니아의 임페리얼 샌드스부터 유마와 피마 카운티 경계까지 이어져 있다. 일부는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입국심사 중 단속이 행해졌으며 휴게소나 버스 정류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접근해 불시에 검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아리조나의 남부 하이웨이에서 교통단속 중 집행됐다. 
국경순찰대에서는 범죄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들 때 차를 정지시켜야 한다. ‘상당한 근거’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그러나 AZCIR에서 검토한 거의 모든 사례에서 에이전트들은 차량정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기록하지 않았다. CBP에서는 지난 6주동안 이에 대한 구체적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국경순찰대에서는 연방법을 위반한 사람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기위해 지속적으로 가능한 모든 도구를 활용하고 있다”고 모호한 답을 주었을 뿐이다. 
아리조나 주민들에게는 이 같은 단속이 2010년 “증명서를 보여라”법의 악몽이 떠오르게 한다. 유명한 상원법안 1070이다. 당시 인종차별적인 단속으로 전국적인 비난을 받았었다. 그러나 이 유명한 법안 조차도 합법적 이민자들을 추적하지는 않았다. 
아리조나에서 티켓을 받은 이민자들은 대부분 멕시코와 기타 라틴계 국가 출신이었으며 중국이나 중동지역 출신은 매우 적었다. 또한 유럽인은 단 한 명뿐이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이민권리 운동가, 노아 슈램은 이 같은 기록을 보면 아리조나 뿐만 아니라 미네아폴리스 등 전국에서 인종 프로파일링을 하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한 티켓은 아리조나 주민들에게 SB1070 이후 겪어 보지 못한 끔찍한 위협을 하도록 연방 에이전트들에게 허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3년 CBP가 조직된 이후 이같은 단속은 간헐적으로 여기 저기서 시행되어 2024년까지 티켓을 준 건 260건뿐이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멕시코와의 국경지역에서 증가하기 시작했고 시카고 등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2025년 상반기에 급증했으며 흔하지는 않지만 기소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UC 어바인 교수이며 이민권 변호사 애니 라이는 단속 확산으로 이제는 이민자로 보일 수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증명서를 지참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됐다며 전혀 미국적이지 않은 발상이라고 말했다. 
아리조나의 경우, 수십년 된 법안 1304(e)가 부활해 일상 속에서 집행되고 있는 것과 같다. 이 법안은 비시민권자가 증빙서류를 지참하지 않았을 경우, 연방 경범죄로 간주한다. 
최근 유마의 호텔에서 숙박했던 캐나다 출신 미국 영주권자 한 명은 호텔에서 나와 아침식사를 하러 가다가 국경순찰대를 만났고 그린카드를 지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티켓을 받았다. 
유마의 I-8에 위치한 러브스 트레블 센터에서는 아리조나주립대학(ASU)에 재학 중인 한국 유학생이 학생비자를 지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티켓을 받았다. 이 학생이 자신의 아파트에 두고 왔다고 말했지만 소용없었다. 
티켓을 받은 사람들은 모두 영주권자, 취업비자, 유학생, DACA 등 합법적인 비자 소지자들이지만 증빙서류가 없었다. 의무적으로 증빙서류나 카드를 지참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카드를 잃어버렸을 경우, 재발급 비용이 $465이기 때문에 집에 보관해 놓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민법 전문 변호사들은 이제부터라도 소지할 것을 권유한다. 이민비자 ID를 찍은 사진이나 운전면허증을 제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티켓은 받는다. 
국경 부근 시골 하이웨이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70건의 티켓이 발부됐지만 차량을 정지시킨 타당한 이유가 문서로 기록되어 있지 않다고 AZCIR에서는 말했다.   


변호사들은 요원들이 나중에 법정에서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보고서에 기록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범칙금 티켓이 최근 사례들과 같이 행정적으로 처리된다면 교통단속에 대한 근거를 법적검토로 찾아낼 기회가 아주 없어질 수 있다. 따라서 법률적 우려는 계속 나오고 있다. 
이민 전문가들은 합법적 이민자들을 추적하는 것은 범칙금 티켓 이상의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가족들 중에도 비자 신분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불법체류자들에게 경각심을 주려는 목적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아무도 안전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이민 커뮤니티 전체를 위축시키려는 것이라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서류 소지” 법의 초기 법적 근거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비시민권자의 명부를 작성하기 위해 제정된 국가 안보법인 1940년 외국인 등록법(Alien Registration Act)이다. 12년 후, 반공주의 열풍이 거세던 시기에 제정된 이민 국적법의 한 조항은 이민자가 서류를 지참하지 않는 것을 범죄로 규정했다. 그러나 그 당시의 법은 추방이 아닌 ‘등록’을 위한 것이고 등록한 비시민권자에게 시민권 취득의 길을 보장했다.
해당 법규는 수십 년동안 남아있었지만 실제로 집행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합법 및 불법 체류 이민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법 조항들을 부활시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연방 기관에서는 미등록 이민자들에게 정부 등록을 지시했으며, 체류 중인 미등록자들에게 하루 최대 1,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또한 행정부는 수백 년 된 ‘적성 외국인법(Alien Enemies Act)’을 인용하여 갱단 연루 의혹이 있는 이주민들을 추방하고 있으며, 서류 미비자나 일시적 체류 자격만 가진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들의 ‘출생지주의 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 폐지 추진도 진행되고 있다.
아리조나 내에서도 영주권자와 비자 소지자들이 이사 후 10일 이내에 주소변경을 하지 않은 경우 범칙금 티켓을 주고 있다. 이 경우, 최고 30일 징역과 최고 5천 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제는 주소변경을 제때 하지 않는 것도 추방의 근거가 되고 있다. 추방되지 않으려면 의도적인 위반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야 한다.
국경 순찰대는 부활한 전략의 핵심 집행 기구로 떠올랐다. 1924년 국경 감시를 위해 창설된 이 조직은 이제 국경순찰 이상의 활동하며, 대통령의 재량에 따라 사실상 ‘연방 경찰’처럼 활용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전략은 대중과의 폭력적인 충돌로 이어졌고 미니애폴리스에서 미국 시민들이 사망하는 비극까지 초래된 것이다. 법학자들은 휴면 상태였던 법규의 부활과 연방 집행력의 범위 확장을 종합해 볼 때, 이는 이민법이 적용되는 방식의 거대한 변화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즉, ‘미국적 정체성’의 경계를 재정의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