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김 원장 라이프칼럼] 아직도 배우게 하는 6.25 전쟁
-6.25 전쟁 61주년을 기념하여-
우리나라 역사의 비극인 6.25 전쟁을 겪어 본 사람이건 또는 겪어 보지 않은 젊은 사람들이건 6.25를 맞으면 한번쯤은 고국을 생각하면서 당시의 어려움을 겪어내야 했던 잊을 수 없는 민족의 아픔을 돌아 보았으면 합니다.
전쟁의 아픔을 생각하기 전에 먼저 가끔씩 들리는 서운한 말들이 떠 오릅니다. “우리 아이들은 여기(미국)서 태어나서 6.25 전쟁이라는 것 하나도 몰라요. 언제 그런 얘기 해 줘 본적도 없고, 그럴 시간도 없고 또 들을 생각도 안하고.”
이것이 결코 자랑스러운 얘기는 아닐텐데도 아주 당연하고, 자랑스럽게 얘기합니다. 정말로 이것이 자랑스러운 얘기입니까? 아이들이 모르는 것도 당연한 얘기입니까? 참으로 가슴이 답답합니다. 어떻게 그리 부끄럽지도 않게 말할 수 있을까요?
물론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요. 미국학교에 다니니 학교에서 한국의 6.25 전쟁을 가르쳐 줄리가 없고, 주말 한글학교에서 가르쳐 줄리 없고, 누가 가르쳐주어야 합니까? 흔히 생각하기를 교육은 꼭 학교에서만 가르쳐 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학교에서 배우는 것 외에는 한국문화, 역사 그리고 6.25 전쟁이나 8.15 해방과 같은 큰 역사적인 흐름을 가정에서 가르쳐 주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학교(미국)에서 못 배우고, 한글학교에서 못 배우고, 가정에서 못 배우고, 우리의 자녀들은 한국계의 미국 자녀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미국 자녀로 자라야 되는지 생각하니 가슴도 답답하지만 슬퍼지기도 합니다. 가정에서는 한국음식도 먹고, 1세대의 부모님은 우리말이 편하니 우리말로 자녀들과 대화도 합니다. 이렇게 자란 후손들이 과연 자신들이 한국계의 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을까요?
오래전 방송국의 제작자로 일하던 이정웅 씨가 작년에 6.25 전쟁 60주년을 맞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렸던 글을 샘항아리라는 블로거가 자신의 블로그 판에 올린 글이 생각납니다. 그동안 모르고 있던 새로운 전쟁 후기담(後記譚)을 읽었습니다.
“미국, 카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내가 취재한 참전국들은 6. 25가 마치 자기 나라의 전쟁이었던 것처럼 자료들을 전쟁 박물관에 소중히 보관 전시하는 것은 물론 한국에서의 치열했던 전투와 전우들의 장렬한 죽음을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엄숙하게 추모하며 기리고 있었습니다. 만나본 참전 용사들은 물론 그 가족들도 그들의 남편과 아버지가 한국전쟁 참전용사였다는 것을 최고의 영광인양 자랑스러워 하고 있었습니다.”
1950년 새벽, 이름도 모르던 동방의 조그마한 나라 대한민국이 북한의 공격을 받아 조용하게 잠자던 국민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습니다. 총은 물론 전쟁용 무기조차 준비되어 있지 않았던 상태였고, 전쟁준비를 해오던 북한군은 말 그대로 파죽지세(破竹之勢)의 강한 군이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유엔의 참전 16개국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과연 지금의 대한민국이 살아 남을 수 있었을지 아니면 북한의 야심대로 공산주의로의 통일이 되었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전쟁터에서의 아름답고 용감한 월튼 워커 장군과 샘 워커 장군 부자(父子)간의 이야기가 가슴을 적셔 줍니다. 샘 워커 장군은 아버지 월튼 워커 장군의 최후를 아버지가 묻힌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 앞에서 회고했습니다. “아버지는 1950년 12월23일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우리 미 24사단을 독려하고 후퇴 작전중에 큰 전과를 올린 우리 사단에 대한 부대 표창과 미국 정부가 저에게 수여한 은성무공 훈장을 제 가슴에 직접 달아주시려고 짚차로 달려오시다가 의정부와 문산 간의 도로에서 후퇴중인 한국군 트럭에 부딪쳐 현장에서 돌아 가셨습니다. 아군의 승리의 주인공이 아들이라니 얼마나 기뻤겠습니까··나중에 알았지만 며칠 전 맥아더 사령관은 미국 정부에 아버님의 대장 진급을 상신해 놓았더군요. 이렇게 해서 우리 부자간의 한국에서의 첫 만남은 영원히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당시의 이승만 대통령은 이 소식을 듣고 참전군인들의 휴식을 위해 호텔을 지어 주었습니다. 이 호텔의 이름이 워커힐 호텔입니다. 1963년에 완공된 이 호텔은 미국에 오기 전에도, 또 한국을 방문할 때에도 가 보았지만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매우 아름다운 전망을 갖춘 호텔입니다.
한국전에 참가한 미군 장성의 아들들은 모두 142명, 그중 35명이 전사하였습니다. 한국전에서의 미군 전사자는 모두 54,000여명 부상자는 10만 명이 넘었다. 남의 나라 전쟁에 참전하여 사령관이 전사하고 사단장이 포로가 되며 자기 자식들마저 참전시켜 전사를 당하게 하는 장군들과, 남의 나라 전쟁에 무수한 전사자를 내고도 꿈쩍 않는 국민을 둔 미국.
댓가를 모르는 참전국들의 고마움, 우리는 그들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할까.
6. 20. 2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