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연철 박사 건강칼럼] 내가 앓고 있는 당뇨병, 고혈압 우리아이에게 유전되나요? <상>

저희 병원에 처음 오신 환자분들이 작성하여야 하는 병원문서중에 가족력(Family History)란이 있는데, 가끔 환자분들 중에 본인이 앓고 있는 성인병이 유전병이라는데 과연 환자분의 아이도 같은 성인병에 걸릴 것인가에 대해 심각한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오늘은 성인병의 유전적 요인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성인병에는 특히 유전은 아니지만 특정 가족에게만 잘 나타나는 취약한 질환이 있습니다.
질병에도 일종의 가계도가 있는 셈인데요,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등 생활습관병으로 알려진 성인병 대부분이 가족력 질환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직계 3대 중에서 2명 이상 걸리면 가족력 질환
가족 내에서 어떤 질병이 집중적으로 발생되는 경우를 ‘가족력 질환’이 있다고 합니다.
3대에 걸친 직계 가족 중에서 2명 이상이 같은 질병에 걸리면 이에 해당됩니다.
예를 들면 저희 아버지는 당뇨병을 앓고 계시고 저희 어머니는 고혈압을 앓고 계신데 만약 저희 형제 혹은 할아버지께서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앓고 있으시다면 집안에 같은 질환을 가진 환자가 많이 생긴다는 점에서 유전성 질환과 혼동될 수 있지만 이 둘은 엄연히 다릅니다.
유전성 질환 Vs 가족력 질환
유전성 질환은 특정한 유전 정보가 자식에게 전달돼 질병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상 유전자의 전달 여부가 질병의 발생을 결정하는 것으로, 다운증후군, 혈우병, 적록색맹 등 대표적인 유전병은 사전 검사를 통해 유전될 확률을 예측할 수 있으나 대체로 예방할 방법은 없는 난치성 질환입니다.
반면 가족력은 혈연 간 유전자를 일부 공유한 것 외에도 비슷한 직업, 사고방식, 생활습관과 동일한 식사, 주거환경 등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환경을 공유하기 때문에 나타납니다.
일종의 ‘후천적 유전자’ 입니다.
가족력 질환은 생활습관을 교정하거나 조기 진단을 통해 치료하면 예방이 가능하거나 적어도 발병 시기를 늦출 수 있습니다.
부모 고혈압이면 자녀 고혈압 확률 50%
대표적인 가족력 질환인 고혈압, 성인 당뇨병, 심장병, 고지혈증, 뇌졸중, 비만 등은 생활습관과 관련이 깊습니다.
유방암, 대장암, 폐암, 위암 등 일부 암도 가족력 질환으로 꼽힙니다.
고혈압도 부모 모두 정상일 때는 자녀가 고혈압일 확률은 4%에 불과하지만 부모 중 한쪽이 고혈압이면 30%, 양쪽 모두이면 50%까지 올라갑니다.
어머니가 골다공증인 경우 딸에게 발병할 가능성은 일반인보다 2∼4배 높습니다.
부모나 가족 중 심장병 환자가 있으면 심장병 위험이 다른 사람에 비해 2배 이상 높습니다.
심장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흡연,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 운동 부족 등입니다.
이런 요인과 가족력이 합쳐지면 발병 위험은 더욱 커집니다.
당뇨병도 부모 모두 증상이 없을 때보다 한쪽이라도 당뇨가 있으면 자녀의 발병 확률이 크게 높아집니다.
부모 중 한쪽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으면 자식에게 당뇨병이 발병할 확률은 15∼20%에 이른다고 합니다.
부모가 모두 당뇨병인 경우 자녀는 30∼40%까지 당뇨병 발생 확률이 높아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