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칼럼
KAZT 어드민
KAZT 어드민

[미셸김 원장 라이프칼럼] 마음을 내려 놓으니

michelle.jpg


요즘의 세상은 어느 곳에 있어도 인터넷만 있는 곳이면 컴퓨터의 클릭 한 번으로 소식을 전하는 이상한 세상이 되었다. 저녁 시간대에 한국에 이메일을 보내면 그곳은 낮 시간이니 금방 회답이 온다. 이메일도 이제는 구식이란다.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 폰으로 간단하게 텍스트 메시지를 알래스카에서도, 한국에서도 원하는 곳이면 다 보낼 수 있는 그야말로 요상한 세상이 아닌가.  



지난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서 일어났던 테러사건의 범인을 단 며칠 만에 지목한 미국 연방수사국의 활약에 놀라울 뿐 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의 대기업 임원이란 자가 한국 비행기내에서 여승무원에게 폭행을 했다는 소식이 있자 한국 네티즌들은 가해자가 누구인가를 무섭도록 신속하게 찾아내는 것을 보고는 어이가 없어졌다. 생활이 조금 편리하라고 가지고 다니는 전화로 이렇게까지 빠르게 세상이 돌아가고 있다 생각하니 실망스럽기도 했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빨리빨리를 외치는 국민성까지 조그만 기기 하나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염려스러운 마음이 문을 두들긴다. 마음의 눈을 뜨게 해 주는 좋은 책들은 언제 읽을 것인가. 인생의 가치관은 어디서 찾을 것이며 따뜻하고 도리를 지키면서 부모님을 섬기고 윗사람들을 공경하며 친구들과의 의리도 갖추며 살아야하는 인간성은 과연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겨난다. 눈이 반짝반짝 빛나면서 무슨 사냥감은 없을까 트위터로 재빠르게 반응하는 모습이 싫어서 함께 물들지 않겠다고 마음에 약속을 하고 조금만 더 어리석게 살아 보겠다고 마음을 내려 놓으니 기분이 좋다. 



오래 전에 나성에서 대형 아파트단지를 운영한다는 여성이 피닉스에 왔다가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야말로 돈을 보기 위한 눈도 반짝반짝, 주위를 둘러 보는 눈길도 빨리빨리, 한 번을 둘러 보면 다 안다는 그녀가 불안해 보였다. 얘기 도중에 나를 향해서 “미세스 김은 너무 순진하세요.” 일갈. “허허, 그래요?  순진하다니까 기분은 더 좋은데요.!”  

그녀는 내 눈이 돈을 보기위한 눈으로 자신의 눈처럼 반짝거리지도 않고 주위 눈치를 보느라 빨리빨리 움직이지도 않으니 답답했던가 보다. 그녀의 사람 판단하는 기준이다.



부모님 공경, 남을 대하는 존경심 가지기, 친구와의 의리 지키기 등 말 만 들어도 ‘그런 것 요즘에는 필요없어요’ 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안타까운 마음이 생기는 것이 구식이라고 몰아치기 보다는 우리의 아름다운 정서를 잃어가는 것 같아 마음이 조마 조마해 지는 것은 혼자만의 어리석은 생각에 불과한 것인가.  최소한 우리가 지켜 나가야 할 가치만은 잃지 말았으면, 그리고 적어도 어떤 것이 진실인가 하는 것을 가려 내어 구별할 줄 아는 상식만은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부쩍 더 늘어 나고 있다.



범람하는 뜨내기 소식에 함께 맞추지 않으면 마치 뒤로 떨어지는 줄 알고 함께 떠 내려 가는 우스개는 되지 말아야겠다.

무너져 내려가는 가치만은 지키자고 외치고 싶다. 그래서 우리는 주위에 어른들을 모셔야하고 그들로부터 진정한 가치의 의미를 배워야 한다.  


편리하다고 패스트푸드만 먹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정신의 양식을 찾아 먹기는 물론 더 어렵다. 과연 내 자신의 의식 수준은 어디에 달려 있는지 가끔은 돌아 봐야 한다.  



누구나 자신이 살았던 시대의 아련한 생각들을 떠 올리면서 그리움을 찾아 헤멘다.  윤형주와 송창식이 불렀던 ‘하얀 손수건’이라는 노래에 다시 빠지고 있다. “헤어지자 보내 온 그녀의 편지 속에/ 곱게 접어 함께 부친 하얀 손수건/ 고향을 떠나 올 때/ 언덕에 홀로 서서/ 눈물로 흔들어 주던 하얀 손수건/ 그녀의 눈물 자위 사라져 버리고/흐르는 내 눈물이 그 위를 채우네”  


그 당시에는 이런 정서의 노래들이 가슴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그리운 시절.


04. 22. 2013

아리조나 한국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