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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김 원장 칼럼] 건강 또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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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쉽게 하시는 말씀이 “너희도 이 다음에 나이를 먹어 봐라.  건강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란다.  세월이 얼마나 빠르게 흘러 가는지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지금은 모를거다.” 전에는 그런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둔했었던가. 젊은시절부터 류마치스 관절염으로 투병을 하면서도 “젊으니까 곧 나아지겠지”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슬렁슬렁 투병을 해 왔다. 그런데 곧 나아지겠지 하던 투병생활이 화살 같이 30년을 훌쩍 넘게 지나갔다. 작년 여름쯤 심한 독감으로 별스럽다 할 정도의 기침이 멈추지 않아 잠시 글을 접어 놓자 하던 것이 그만 몇달을 넘기고 말았다. 말 그대로 화살처럼 날라 갔다.



요즘의 화두는 단연 건강이란 단어다. 한동안 “9988234”라는 화두가 유행했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앓고 생을 마감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했던가 보다. 개인적으로는 이 표현을 싫어한다. 가족이나 친지들 힘들게 하고 기력도 안되는데 팔팔하게 살다니 거기다 또 2-3일만 앓다가 죽는다는 것도 너무 아쉬운 일 아닌가.  


  

어딜가나 어느 모임이나 건강하게 살자는 말이 항상 나온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사느냐는 말은 안나오고 무조건 건강하게 살자고 한다. 구태여 길게 설명해 봤자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 갈 것이고 오랫만에 만나는 아까운 시간 하나라도 다른 화제로 더 많은 대화를 나누자는 의미겠지. 세월이 하도 빨리 흘러가니 어찌 아깝지 않으랴.  



예전에는 멋있게 표현한다고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흘러…”하면서 제법 여유 있고 낭만적인 표현도 썼지만 지금은 그렇게 한가하게 여유나 누리면서 낭만 을 읊을 시간도 없다. 물 흐르듯 세월이 빠르다는 표현이지만 21세기에는 맞는 표현이 아닌 것 같다.  요즘 같아서는 시간단위가 유수보다 더 빠른 표현으로 화살처럼 날라가기 때문이다.  


  

밤늦게 새벽 2시가 넘으니 배가 솔솔 고프다는 소리가 난다. 이 시간에 잠을 못 자고 있으면 싸늘한 밤공기에 따끈한 국물 생각이 나면서 영락없이 라면이 떠 오른다.  글을 쓰든 음악을 듣든 출출한 끼를 넘기면서 잠들기는 이미 틀렸다. 백기들고 라면을 먹었다. 그래, 또 실수를 했구나. 이렇게 후회할걸 왜 먹어! 

양심상 그냥 잘 수가 없어 운동을 하고 자야겠다. 하던 일을 멈추고 거실에 나와서 하나부터 열까지 번호를 세면서 운동을 한다. “하나 둘 셋 넷, 아이구, 조금만 덜 먹지, 다섯, 여섯, 조금만 참지, 일곱, 여덟, 그러게 왜 먹어.!” 누가 보면 이건 완전히 달밤에 웬 체조냐고 비아냥 거릴 만 하다.  



이것이 인생인가 보다. 안한다고 하면서 또 하고, 이건 안된다고 하면서 또 실수하고, 인생이 왜 이리 어려운가.  누가 나이를 먹으라고 한 것도 아닌데 꾸적꾸적 세월을 먹어 놓고는 나이값 한다는 것 자체가 약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인생 태어 나면서 부터 나이 먹는 것, 주름살 생기는 것, 당연한 것을 억지로 감출 필요도 없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마음 만은 아름답게 늙어 가면 좋겠다. 은퇴한 교수가 젊은이들에게 한마디 했다. “너희들이 늙어나 봤냐? 우리는 젊어도 봤다.!!”


  

그래, 주름살을 막을 길은 없으니 건강 하게라도 살아야지. 요즘에는 치매를 제일 무서워한다는데 새로 나온 치매 예방법이 놀라움을 전해준다. 금주, 금연, 운동이 좋다고 하지만 더 좋은 방법은 확실한 목적의식. 활발한 사회활동, 그리고 사람들과의 교류가 많으면 치매 걸리는 확률이 덜 하다는 뉴스를 보았다. 몇년 전인가, 타임지에서 10가지의 수퍼 푸드를 발표했다. 토마토, 시금치, 연어, 적포도주, 견과류, 브로콜리, 마늘, 녹차, 블루베리,귀리가 뽑혔다. 밥상 위에 흔히 올려 놓는 종류지만 때로는 무심하게 잊어 버릴 때도 많다.



하루를 마감하면서 버릇처럼 늘 듣는 노래가 있다. 사라 브라이트먼 (Sarah Brightman)의 “Lascia Ch’io Pianga (나를 울게하소서)”, 그리고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도 들어 본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건강과 인생을 생각해 보았다.  


02. 02. 2014

아리조나 한국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