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김 원장 칼럼] 신(新)중년 여유롭고 활기찬 6075

장수시대다. 너나 없이 100세 시대를 말한다. 그래서 좋다는 것인가 나쁘다는 것인가? 어떻게 하면 장수할 수 있는가? 장수만 하는 것이 과연 축복일까 재앙일까? 아무도 확실한 답변을 내리지 못한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1960년대 52세였으나 지금은 80세가 넘었다. 90세, 100세까지 산다는 말이 너무 쉽게 나오는 시대다. 인생 2모작 아니 3모작을 한다는 말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일까? 새로운 신중년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60-75세를 여유롭고 활기찬 신중년이라고 부르는 새로운 용어가 실제로 불려지고 있다.
철모르고 지내던 20대가 끝나고 30대로 접어들어도 사실은 아직도 무엇이 달라진 것이 없었다. 아직도 20대로 알고 옷차림도 언행도 부담이 되지 않았다. 어느덧 30대를 마치고 40대로 접어드니 이게 뭐야? 저절로 뭐가 달라지고 있었다. 말씨도 옷차림도 행동도 조심스러워지고 이제는 정말로 달라지고 있구나 스스로 나이 먹어 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아, 이렇게해서 인생이 점점 무거워 지는구나. 어린아이들이 부쩍부쩍 자라나는 것을 보면서, 새치머리가 여기저기 보이면서, 군살이 군데군데 불어나는 소리를 들으면서, 눈가의 주름살이 조금씩 새겨지는 것을 보면서 이것이 40대에 가지게되는 인생의 연륜이로구나. 그래 40대 아직 좋지. 이렇게 나이 들어가도 괜찮아요. 스스로에게 타일러도 보았다. 자신도 모르게 중년이 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채 옷을 사러 갈 때마다 전에 입던 옷 싸이즈가 아닌 것을 깨닫고는 옛날의 내가 아님을 가르쳐 주었다. 젊지도 않고 아주 늙지도 않은 어중간한 나이 50대. 이제는 20-30대로 돌아 갈 수도 없는 빼도박도 못하는 50대.
잔잔한 행복을 느끼는 순간도 잠시, 몸이 아프다고 불쑥불쑥 머리를 내밀며 불평을 한다. 셀 수도 없는 새치는 이제 흰머리로 바뀌고 시력도 약해지고, 탄력이 빠져가는 얼굴에 피어오르는 검버섯과 기미는 인생의 나이테가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경고해 준다. 앞으로 더 나이먹는 길 밖에는 되돌아 갈 길이 없구나. 처음으로 서운한 마음을 가져본 나이다. 인생의 행복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가를 절실하게 느껴보는 최적의 나이가 바로 이 때다. 영글어 가는 인생의 초반길이다. 그래도 할 말은 있다. 누구라도 나이먹은 사람 취급을 하려고 하면 ‘너나 잘하세요… 난..그래도 난.. 당당하게 의젓하게 살테니까’ 한바탕 소리라도 지르리라. 60대가 되면 더 당당해 진다. 늙는다는게 뭐가 서러워! 자연이 우리에게 만들어 준 길인데. 우리는 의젓하게 고독을 견딜줄도 아는 나이, 외로움을 혼자 달래 볼 줄도 아는 나이, 걱정하기 보다는 당당하게 나이먹어 갈 것이다. 이제까지 살아 온 세월이라는 강물 위에 외로운 작은 잎새 하나 힘든 세상을 뒤로하고 유유히 떠내려 가듯 흘러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거늘 외롭지않은 인생이 어디있을까.
장수시대에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 가 아니라 ‘얼마나 행복하게, 건강하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청춘”이라는 책을 펴낸 주철환 작가는 10년을 더 젊게 살고 싶으면 3불을 잘라내라고 권한다. 3불이란 불신, 불만, 불안을 말한다. 우리가 어떤 마음을 갖고 사느냐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최장수국 일본에서 ‘0.7 곱하기 인생나이’ 라는 계산법이 회자되고 있다고 한다. 이 계산법은 현재 나이에 0.7을 곱하면 현재의 인생 나이가 나온다. 예를 들면 실제 나이가 70세인 사람은 인생나이 49세를 살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긍정적인 생각으로 산다면 실제 인생나이가 뭐 그리 중요할까.
60이 넘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전북 익산에 사는 사람의 하는 말이 ‘인생 팔십을 살고 보니 내 인생의 황금기는 6075 신중년 때였다’면서 ’60이 넘어 뭔가를 시작하는 게 왜 두려운가. 그 젊은 나이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실패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에게 ‘6075 신중년’ 시기는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 많은, 무척 젊은 나이다. 어느 언론사에서 조사해 보니 1994년엔 ’60세가 넘으면 노인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45.6%였다. 그러나 2011년엔 3.4%에 불과했다.
장자의 말씀에 ‘그렇게 힘주며 살지 마’ 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도 힘주며 살지 말고 마음 비우고 여유롭고 평안한 삶을 살면 좋겠다. 오늘은 나의 남은 삶 중에 가장 젊은 날이니까.
07. 14. 2014
아리조나 한국문화원장
602-361-3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