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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김 원장 칼럼] 무엇을 감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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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사관의 기록에서 미국의 감사절의 시작을 볼 수 있다. 1620년, 102명의 영국교회로부터 분리되기를 원했던 청교도들이 ‘메이 플라워’라는 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와 처음 지금의 매사추세츠 주(州)에 자리를 잡게되었다. 새로운 세계에 처음 도착한 그들의 첫 겨울은 너무 힘들었다. 신선한 음식도 없었고 또한 신개척지에서 얻어진 질병으로 메이플라워를 타고 온 102명의 청교도 중 46명이 사망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다음해, 그 지역의 인디안들은 신 개척지에 도착한 이들에게 낯선 음식인 옥수수 기르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익숙지 않은 토양에서 키울 수 있는 다른 곡물 키우는 법도 가르쳐 주었다.  


드디어 1621년, 옥수수, 보리, 콩, 호박등을 풍성하게 수확하기에 이르렀다.  새로운 땅에서의 성공적인 농사는 이들에게 충분한 감사를 올리기 위한 만찬을 준비해서 그들을 도와 준 인디안 들을 초대했다. 당시, 인디안들은 사슴과 터키를 가져와 구워 먹었고 청교도들은 크렌베리와 다른 종류의 옥수수와 호박으로 만든 음식등을 인디안들로 부터 배웠다.  


미국이 독립이 된 후, 미국 의회는 일년 중에 하루를 감사절로 만들어 축하하자는 제안을 하게 되었다. 조지 워싱톤 대통령이 11월26일을 감사절로 하자는 제안을 했다가 1863년, 남북전쟁이 끝난 후, 링컨 대통령은 모든 미국민들에게 11월의 마지막 목요일을 감사절로 삼자고 요청했다. 1941년, 미국의회는 11월의 네번째 목요일을 감사절로 지정하고 연방휴일로 선포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이는 가족들과 함께 저녁상 위에 펼쳐진 커다란 칠면조 고기, 스터핑(stuffing), 크렌베리, 얌(Yam)등 보기만 해도 푸짐한 특별한 상은 그야말로 일년에 한번이 아니면 이런 상은 차려지지를 않는다. 가족들이 다 모여 그동안 나누지 못한 안부와 앞으로의 한 해와 금년의 거두어 들인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기도 드리는 것은 분명 뜻깊은 날이다.  



이렇게 감사한 날 내가 특별히 감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 있을까 정리해 본다. 해마다 맞는 추수감사절 이지만 금년의 감사절은 너무 의미가 크게 다가 온다. 여러가지 감사할 일이 더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불과 50여년 전에는 국민소득 80 달러, 문맹률 70%, 농업 의존도 80%의 최빈국(最貧國) 한국이 오늘의 세계적인 산업국가로 기적같이 키워 온 나라, 얼마나 많은 희생으로 이렇게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커 온 나라인가. 세계가 놀라는 경제대국 12위의 나라로 발전한 나라.  우리의 뒷배경에는 이처럼 든든한 나라가 있음을 감사해야겠다.   



수백 번도 더 나라가 쓰러질 뻔했어도 또 일어나고 피눈물로 쓰여진 역사가 한두 번이랴.  이렇게 지켜 온 나라, 그래도 공산국가에 넘어가지 않은 것을 얼마나 다행으로 알고 감사해야 하는가. 나라가 위태로울 때는 목숨을 바쳐 희생하면서 기적을 만들어 내는 국민들, 쉽게 포기하지 않고 체념하지 않는 끈질기고 악착같은 우리의 국민성, 5000년을 이어 오는 고귀하고 아름다운 전통문화, 문맹률이 없어진 우리 만이 가지고 있는 우수한 한글,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 무엇이 더 필요한가? 

이 또한 감사한 일이 아닌가. 



지난 주간에는 국내외에서 큰 사건들이 우리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파리에서 일어난 테러공격이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고, 선량한 시민들이 그렇게 많이 희생을 당해야 했는지 가슴 아픈 일이다. 또한 총격을 피하다 떨어져서 창밑에 매달려 있는 임산부를 구한 어느 영웅의 소식은 우리에게 또 감사함을 느끼게 한다. 그처럼 경황없는 상황에서 낯모르는 임산부를 탈없이 목숨을 구해 준 영웅의 소재를 알게 되었지만 그는 한사코 특별한 일이 아니니 자기는 조용하게 있겠다고 극구 사양했다는 이야기다.  


지나칠 수 없는 또 한 사람의 영웅. 7살난 어린 딸과 함께 피신하던 어느 30대 청년이 눈 앞에서 폭탄물 같은 것을 등에 메고 달리는 사람을 보고 위험한 것임을 즉각 느끼고는 손잡고 있던 딸을 놓아둔 채 위험한 청년을 덮쳐서 수백명의 목숨을 구해 놓고 어린 딸의 아버지는 그 범인과 함께 폭사 당한 사건이 마음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잠깐 사이에 그의 딸은 아버지를 잃었지만 수백명의 목숨을 구했다는 이런 영웅이 만인의 가슴을 울린다. 범사에 감사하라 는 뜻을 가슴에 품고 살아야겠다.   



개인적으로는 오랫동안 병마에 시달려 오던 건강이 차츰 그리고 조금씩 희미해져 가는 것이 기적같이만 느껴진다. 아직은 장담할 수 없지만 그동안의 고통에 비하면 참으로 자랑하고 싶도록 눈물겹게도 감사하고 싶다.  



11월23일 2015년

아리조나 한국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