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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 수비대와 선교원 터를 잡다 -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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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대와 선교원, 정착촌 부지 찾기에 나선 디 안자
22일 금요일 아침 미사 후 9시 30분, 디 안자와 20여 명의 탐험대는 오늘의 68번 고속도로가 된 좁다란 시골길을 따라 말을 몰았다. 살리나스(Salinas) 강을 건너 북동쪽으로 들어선 일행은 오후 3시 45분, 24마일을 달려 ‘라 나티비다드(La Natividad)’로 알려진 작은 협곡에 들어섰다. 이곳 토양은 단단했다. 강줄기를 따라 포플러 나무가 늘어선 것 외에는 주위에 초목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23일 토요일 아침, 일행은 가빌란(Gabilan) 산맥의 끝자락을 지나 계곡에 딸린 너른 내륙으로 들어섰다. 산 베니토(San Benito) 강을 건너 북-북서로 전진한 뒤, 산 베나디도(오늘의 산타 클라라)의 너른 평원에 오후 3시 30분경 들어섰다. 이날 24마일을 달려 라스 라가스(Las Llagas) 강이 있는 계곡에서 야영했다.
라스라가스 강줄기는 오늘도 길로이(Gilroy) 지방을 흐른다. 이곳을 지나는 길가에는 가로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높다란 산자락에 자리 잡은 물웅덩이나 연못가에는 미끈하게 잘 자란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근처 너른 평원이나 산자락에는 사슴들이 떼를 지어 달리고, 호수에는 검은 거위떼가 유유히 물살을 갈랐다.
일행이 습지를 조용히 흐르는 내를 건너자, 옹기종기 모여 있는 20여 개의 원주민 초막이 나타났다. 원주민 2명이 일행에게 다가와 약 3피트 크기의 물고기 3마리를 건넸다. 일행이 지나는 길목에는 오리나무와 포플러 나무가 즐비했다. 일행을 본 원주민들은 황급히 산자락을 향해 달아났다. 그러나 좀처럼 여인네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일행은 산타 쿠르즈 산을 따라 산호세와 산타 크루즈 평원을 끼고 북쪽으로 약 24마일을 지나, 산 조셉 쿠퍼티노(San Joseph Cupertino) 근방 자갈투성이 냇가에서 야영했다.
23일 토요일, 일행은 쿠퍼티노의 높다란 야산에 올라 ‘내포에 드리운 넓은 물’을 보고 다시 북쪽으로 달렸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포구의 오른편에 있는 강어귀를 보았다. 이 길을 우회하여 일행은 샌프란시스코 강이라고 불리는 강을 지난 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3월 26일 화요일부터 3월 28일 목요일까지 (호르…출발 180일째부터 182일째)
26일 아침 7시 30분, 일행은 참나무가 군락을 이룬 높다란 평지를 지나 북서쪽으로 향했다. 멀리 포구의 남동쪽은 대부분 자그마하고 깊이가 얕은 방죽과 소금기가 짙은 습지로 둘러싸여 있었다. 처음 보는 원주민들의 구조물을 지나 일행은 구조물의 정체를 살피기 위해 가까이 다가섰다. 그곳에는 길이 2야드, 높이 8개 팔 정도 되는 월계수 가지로 촘촘히 엮은 원형 울타리가 보였다. 이 울타리는 나무 기둥으로 고정되어 있었고, 기둥 끝에는 깃털을 화살처럼 장식해 두었다. 아마도 이곳은 원주민들이 모여 춤과 노래를 즐기는 축제 장소로 보였다.
일행은 다시 샌프란시스코 샛강을 지나 가뭄으로 물이 마른 내를 몇 개나 지났다. 이곳은 건조한 기간에는 냇물이 전혀 흐르지 않는다고 했다.
27일 수요일, 하늘은 맑고 날씨는 쾌적했다. 일행은 아침 7시 산 마테오를 출발해 오전 11시경 샌프란시스코 내포 입구에 도착했다. 그리고 ‘만’이 잘 보이는 곳에 야영장을 차렸다. 말을 쉬게 한 뒤, 남쪽 방면에서 내포가 잘 보이는 장소에 세울 요새 후보지를 찾기 위해 늦은 오후 5시까지 주변을 살폈다.
근방에는 리베라 몬카다 지사가 지난 2월 요새의 적합지로 선정해 십자가를 세웠던 장소도 보였다. 그러나 십자가를 고정했던 밧줄은 원주민들이 거두어 가 십자가는 제 모습을 갖추지 못했다.
요새를 세울 후보지에 십자가를 세우다
28일 목요일 아침, 일행은 내포 입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십자가를 세워 바다에서 내포로 들어오는 선박들이 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이곳이 스페인 제국의 영토임을 알리는 표지도 남겼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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