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Board: column

  • [류연철 건강칼럼] 새로운 한 해, 건강한 한 해로 보내세요 2

    [류연철 건강칼럼] 새로운 한 해, 건강한 한 해로 보내세요 2

    ryu yeon chel.jpg

    아리조나 타임즈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많은 분들이 새해가 시작되는 1월에는 많은 계획들을 세우지만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이 있는데 벌써 1월의 중순인데 계획처럼 잘 실천하고 계신가요? 말처럼 계획을 실행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가 봅니다.

    지난주에 이어 반드시 필요하지만 부주의하게 지나치기 쉬운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습관들을 모아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만약에 혹시라도 새해 계획을 아직 안 세우셨거나 생각 중이신 분이 있으시면 제가 말씀 드린 것을 실천해 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주에 말씀드린 내용을 다시 한번 적어 보면,

    1) 수시로 손을 씻는다.

    2) 아침밥을 꼭 먹는다.

    3) 절식습관을 갖는다.   

    4) 술과 담배를 멀리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번주에 권해 드리고 싶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5)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균형 있는 식생활과 함께 건강관리의 필수요소입니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일상생활 속에서 몸을 많이 움직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몇 층 정도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차를 타기보다 걸어서 이동하는 습관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걷기는 만병통치약이라고 할 정도로 감기에서부터 골다공증, 각종 암에 이르기까지 각종 질병의 치료 및 예방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합니다. 특히 심장기능 강화 및 심근 발달을 촉진하고, 혈관의 탄성을 높여 우리 몸의 주요 기관에 혈액이 잘 공급되도록 돕습니다. 이를 통해 당뇨, 고혈압, 심장병 등 성인병의 80%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6) 하루 3번 소리 내어 웃는다

    얼굴을 찌푸린 채 생활하는 사람 중 몸이 안 아픈 사람이 없습니다. 스트레스는 비만, 당뇨, 고혈압은 물론 암의 발생도 촉진하는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우리 몸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란 두 가지 자율신경이 있습니다.

    웃음은 이중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심장을 진정시키며 몸 상태를 편안하게 해주는 작용을 합니다. 웃음은 또한 스트레스를 진정시키고 혈압을 떨어뜨리며, 혈액 순환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되었으며 웃음이 소화액 분비를 촉진시켜 식욕을 불러일으키고 면역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7) 하루 7시간 이상 잔다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창조적인 생활을 하려면 반드시 하루 7시간 정도의 잠을 자야 합니다. 피로는 쌓인 즉시 풀어야지 조금씩 쌓아 두면 병이 됩니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깊은 수면에 방해가 되는 커피, 흡연, 음주 등을 멀리 합니다. 또 취침 3∼4시간 전에는 심한 육체활동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졸음이 오는 것은 몸이 피곤하다는 신호입니다. 졸리면 억지로 잠을 쫓지 말고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는 것이 좋습니다. 15분간의 낮잠으로도 오전 중에 쌓인 피로를 말끔히 풀고 오후를 활기차게 보낼 수 있습니다만 30분 이상의 낮잠은 오히려 피곤을 누적시킬 수 도 있습니다.

    특히나 성장기의 아동이나 청소년들은 수면중에 성장 호르몬이  분비가 되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취침을  하는 습관이야 말로 건강하고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 뿐 아니라 신체부상을 당하였거나 손상을 당하신 경우는 수면을 통해 앞에서 말씀 드린 부교감신경의 활발한 작용으로 인해 부상이나 손상된 부위의 치유가 빨라지게 됩니다. 

    8) 정기검진을 생활화한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진찰 받기를 생활화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소해 보이는 이상이라도 임의로 판단하지 말고, 가급적 병원을 찾아 체계적인 검사를 받고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입니다.

    특히 저희 병원에서는 새해를 맞아 아리조나 한인들의 건강증진 차원에서 1월 한 달간 무료검진과 상담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혹시 여러 가지 사정으로 방문을 미루신 분들은 이 기회를 이용하시기를 바랍니다.

  • [김병준 프로퍼티 매니저 칼럼] 회사 형태

    [김병준 프로퍼티 매니저 칼럼] 회사 형태

    kim byung jun.jpg

    어떤 형태의 회사를 설립할 것인가? 

    이 질문은 미국에서 부동산 투자는 물론 사업을 시작하시는 분들에게는 준비 초기 단계에 반드시 한 번쯤은 고민하셔야 할 중요한 문제들 중 하나입니다. 

    내 자본의 규모와 사업의 종류에 따라서 적절한 회사의 형태의 선택은 아주 중요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2주에 걸쳐 크게 회사의 형태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또 어떠한 특성을 가지고 있고, 주요 고려사항은 무엇이고, 차이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회사 형태의 종류

    개인사업체(자영업. Sole Proprietorship(SP))

    쉽게 말하면 한 명의 개인이 하나의 사업체인 경우를 말합니다. 

    가장 간편한 형태의 회사이기도 합니다. 

    세금면에서는 사업관련 수입과 지출은 개인 세금 보고서(personal tax return of the owner(Schedule C, Form 1040)) 정도가 필요하고 회사주인 본인에 대한 실업자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등의 장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파트너쉽(Partnership)

    두 명 이상이 동업하는 형태의 회사를 말합니다. 

    파트너 중 한 명이 제너럴 파트너(General Partner)로 결정되면, 제너럴 파트너에게는 사업상 모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게 됩니다. 

    제너럴 파트너는 주(State)별로 법이 약간씩 다른데 특별히 등록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유권은 파트너쉽 Unit, 지분 또는 %로 구성되고, 파트너 수는 적어도 2명 이상이어야 하며 상한선은 없습니다. 

    파트너의 자격제한 또한 없습니다. 

    파트너쉽 자체가 이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는 않고 각 파트너들에게 수입이 전가되어 개인수입 보고 시 스스로 세금 보고하게 됩니다.

    법인(C Corp)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법인 형태를 말합니다. 

    별도의 Entity로 소유자들은 주식을 소유하는 형태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주주들의 수에는 상한선이 없습니다. 

    발행할 수 있는 주식의 형태에 대한 제한도 없습니다. 회사는 이익에 대한 세금(Corporate Tax)를 내야 하고 주주들 역시 이익에 대한 개인 세금을 내야 합니다.

    유한책임회사(LLC (Limited Liability Company))

    법인과 파트너쉽이 조합된 형태의 회사입니다. 파트너쉽처럼 수입이 멤버들한테 전가되어 회사 자체가 내는 이익에 대한 세금은 없고 법인처럼 LLC 멤버들이 채무에 대하여 멤버들의 투자금액에 대한 책임 이상의 개인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유한책임파트너쉽(Limited Liability Partnership)의 경우 제너럴 파트너는 파트너쉽의 부채에 대해 책임이 잔존하는 반면, 유한책임회사의 모든 멤버는 제한된 책임응 지게 됩니다.

    S 법인(S Corp)

    75명 이하의 멤버로만 구성되어야 합니다. 

    모든 주주는 반드시 미국 시민이거나 혹은 영주권자이어야만 하고 반드시 개인들이거나 혹은 특별한 형태의 신탁이어야 합니다. 

    다른 그룹회사의 한 부분이어서는 안됩니다. 

    수입이 개인들한테 전가되어 회사 자체가 내는 이익에 대한 세금은 없고 법인회사처럼 멤버 개인들에게 채무가 넘어오지는 않습니다. 

    반드시 한가지 종류의 주식만을 발행해야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위에 말씀드린 회사 형태 중 하나를 선택할 때 고려할 사항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Nobeus (602) 402-5082

  • [송종찬 한방칼럼] 두통과 현훈(眩暈)

    [송종찬 한방칼럼] 두통과 현훈(眩暈)

    song jong chan.jpg
    두통은 머리가 아픈 증상을 말하는 것으로,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생 빈도가 높은  증상으로 아직도 파악하기 어려운 질환 중의 하나입니다. 범위면이나 통증의 양상에 매우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머리부위의 통증에 국한되지만, 드물게는 안면의 통증도 포함시켜 부르기도 합니다.
    대개 두통의 원인은 머리나 또는 흉부, 복부와 장기의 국소병변에 의한 것과 열을 동반한 경우와 독성상태와 같은 전신적 병변에 의한 것들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다른 의미로 두통은 의식과 관련이 있고 또한 개인의 성격이나 정신적 요소와 관련이 있어 분노, 우울증, 신경증 등이 두통의 원인이 되며, 원인이 생리적 과정의 일환으로 근육의 긴장을 초래하여 두통을 발생시킵니다.                 
    임상적으로 두통은 부위, 정도, 기간 및 시간 차를 고려합니다. 어떠한 형태의 두통도 다른 육체적 증상과 동반되거나 비정상적인 신경학적 검사소견의 동반시는 매우 중요합니다. 두통의 양상도 진단에 도움이 되는데, 혈관성 두통의 경우는 박동적으로 나타나며, 근육의 경직으로 발생하는 두통은 뻐근하고 조이는 듯한 느낌이 들며, 신경통의 일환으로 오는 두통은 날카롭게 찌르는 듯하게 느껴지며, 척수로적 두통은 번개처럼 나타납니다. 
    한의학에서 두통의 원인은 풍(風), 습(濕), 한(寒), 열(熱), 담(痰), 식울(食鬱),기허(氣虛), 혈허(血虛)입니다.
    풍으로 인한 두통은 눈이 어지러우며 바람을 싫어하고 땀이 많이 나며 눈이 아픕니다. 열로 인한 두통은 열이 나며 속이 답답한 것이 특징이고 갈증이 나며, 습으로 인한 두통은 머리가 무거워 들 수 없으며 날이 흐리고 음침하면 더욱 심해지며, 담두통은 담이 많은 사람에 많으며 머리가 아퍼지면 어지럽고 속이 미식거리며 가래가 많이 나오며 몸이 무겁습니다. 식울두통은 변비, 소화불량, 장위의 적체 등으로 인하여 혼탁한 기운이 위로 올라와 두통을 유발하며, 배가 창만해지며, 식욕이 감퇴되고 신물이 오르며, 너무 먹으면 머리 아픈 것이 더욱 아퍼집니다. 기운이 허해서 오는 두통은 오전에는 증상이 약하고 오후에 심해지며, 과로하면 더욱 심해지고, 피로와 권태가 있으며, 식욕부진 등이 나타납니다. 피가 부족해서 오는 혈허두통은 통증은 심하지 않으나 지속적이며, 오후에는 더욱 심해지며, 가슴이 뛰고, 어지러움증이 동반합니다. 
    이외에도 두통을 경락(經絡)의 유주경로(流注經路)에 따라서 분류하기도 합니다. 
    원인에 따른 치료로서 두통에 대한 신경학적인 병변을 겸한다면 정확한 진단과 검사를 통하여 적절한 약물치료 및 침구치료를 병용한다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현(眩)이란 앞이 아찔하면서 눈이 캄캄하여 보이지 않는 것이고, 훈(暈)은 머리가 핑핑도는 것을 말합니다. 현훈은 머리가 핑핑돌고 눈이 캄캄하여 배나 차를 탔을 때 멀미가 나타난 것처럼 일어서면 쓰러질 것 같은 증상입니다. 현훈과 현기(眩氣)는 어지러움을 나타내는 말이나 그 의미는 다소 다릅니다. 현훈은 운동감을 동반한 평형장애로서 전정신경, 전정핵 등의 기능장애 원인이 되며, 현기는 증상이 가벼운 상태입니다. 
    한의학에서는 그 원인을 외부 사기(邪氣)가 침범한 경우와 내부의 정기(精氣)가 부족해서 오는 경우입니다. 외부의 사기가 침범한 경우는 풍이 침범한 경우와 담이 침범하여 몸 안에서 어지러움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며, 내부의 정기가 상한 경우는 기운이 허약하여 손발이 차고 허리가 아프고 권태가 오며 입맛이 없는 경우로서 몸 안의 화기(火氣)가 치밀어 안면이 푸르고, 노여움을 잘 타며, 갈비 밑에 거북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때는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며 피로가 심하여 잘 풀리지 않는 경우에는 간기능을 검사해보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또 어지러운 증상은 급격한 혈압상승이나, 중풍(中風)에 수반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소뇌(小腦)의 혈관 병변으로 인하여 나타나는 경우에는 어지러움과 사지에 힘이 없고 속이 매스껍고 구토(嘔吐)증상이 있습니다.
    경보당 한의원 (480) 314-0701 
  • [윤종범 작가 칼럼] 먼지

    [윤종범 작가 칼럼] 먼지

    yun jon beom.jpg

    식당에서 불과 50여 미터 떨어진 공사장에서 불어오는 먼지 바람에 골치가 다 지끈거렸다. 속도 메슥거려 오후 늦게 점심으로 먹은 가락국수가 목을 타고 올라오는 듯 했다. 저 놈의 공사는 언제쯤 끝나려나. 오늘도 어김없이 저녁 7시에 식당을 들른 공사장 간부 박씨에게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물어보았다.

    “도대체 저 아파트는 언제 공사가 끝납니까? 바람불면 먼지가 말도 못하게 불어와서 이 더운 여름에도 문도 못 열어놓겠어요. 에어콘도 없는 빈한 식당인데.”

     베이지색 모자를  벗어 식탁 위로 내려놓는 박씨도 탄식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예정대로라면 앞으로 8개월 정도면 끝나는데 일손이 모자라 더 걸릴지도 모르겠소. 어디 일 잘하는 사람이라도 알면 소개라도 해 주쇼. 일이 빨리 끝나게 되면 누이좋고 매부좋은 거니까.”

     오늘도 여느  날처럼 많지도 적지도 않은 손님들이 다녀갔다. 11시가 가까워 오는 시각이면 손님이 더 이상 들지 않을 것은 뻔하다. 10분 정도 일찍 문을 닫는다고 해서 놓칠 손님은 없을 터였다. 내일을 위해 주방의 식기들을 정리한 후 카운터로 몸을 옮겼다.

     식당 문이  열리는 소리에 오늘의 매상이 꼼꼼히 적힌 장부를 정리하던 머리를 들었다. 눈에 익은 얼굴 하나가 식당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한달에 한두 번 꼴로 들러 식당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구석에서 얌전히 술을 마시고 가던 사람이었다. 가끔씩 보는 그의 얼굴에서 여태껏 밝은 모습은 볼 수 없었다해도 지금의 얼굴은 그 정도가 심했다. 온 세상의 근심을 혼자 다 짊어지고 있는 표정이 저런 표정이 아닐까. 오늘 영업 끝났습니다,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 올랐다가 그의 어두운 얼굴 표정을 보는 순간 쏙 들어갔다.

    “파전 하나에 소주 한병 부탁합니다.”

    그의 주문은 변하지 않았다. 파전에 소주 한 병. 오늘도 파전에는 손도 대지 않을 것인가. 내일을 위해 말끔히 닦아놓은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파전을 올렸다. ‘지지직’ 소리가 좁은 식당 안을 빗소리처럼 퍼져 나갔다.   나는 정리하던 장부를 다시 꺼내들고 계산기를 두드렸다. 23만원 3000원.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매상이었다. 그리고 파전 하나에 1000원, 소주가 1000원. 그러니까 오늘의 매상은 정확히 23만 5000원이 되는 것이다. 역시 파전은 손도 대지 않은 채 소주만을 들이키고 있는 손님은 평소대로라면 소주는 더 이상 시키지 않을 것이다. 켜놓은 티브이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만이 식당안의 정적을 깼다. 하품이 나오는 입을 손으로 가리며 나는 티브이에 눈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20분이나 지났을까. 손님이 일어섰다. 티브이에서 눈을 떼며 나도 카운터로 향했다.

    “2천원입니다.”

     내가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그는 자기가 계산해야 할 금액이 얼마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지갑을 꺼내려는지 손을 주머니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손을 주머니에 집어 넣은 채 그는 고개를 한참이나 숙이고 있었다. 잠시 후 고개를 든 그가 나를 쳐다보았다.

    “소, 소리지르면 찔러 버, 버리겠소. 금고에 있는 돈 모, 모두 꺼내시요.”

    그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칼이 들려져 있었다. 그런데 칼의 크기가 작아 칼이 손에서 삐죽 고개만 겨우 내민 형상이었다. 나를 향한 칼 끝이 목소리처럼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 ‘완전 초짜군.’ 나는 두렵거나 공포를 느끼기 보다는 웃음이 나올려고 했다. 그의 체구도 나보다 작아 내 주먹 한 방이면 그냥 나가 떨어질 것 같았다. 그는 누군가를 향해 칼을 내밀 사람이 전혀 아니었던 것이다. 왜소한 체구.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는 손. 정감 어리게 양쪽 눈끝이 내려앉은 그의 순한 인상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보아하니 사람에게 칼을 들이댈 사람 같지는 않은데 정 돈이 필요하면 내가 그냥 드릴테니 칼이나 치우시요. 오늘 매상이 얼마되지 않는 것은 알기나 하슈?”

    나를 향하고  있는 칼에 전혀 동요하지 않자 그는 지레 겁을 먹었는지 칼을 쥔 그의 손은 더 떨리고 있었다. 손에서 칼이 떨어지지나 않을까 우려될 정도였다.

    “잔소, 리 하지 말,말고 돈, 돈이나 올려놓, 놓으시요.”

    그의 목소리도 이제는 잘 알아듣지도 못할 정도로 떨리고 있었다. 금고에서 꺼낸 돈을 카운터 위로 올려놓는 내가 돼려 민망했다. 카운터에 올려 놓은 돈을 그는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했다.

    ‘예상에 훨씬 못 미치는 적은 돈이어서 실망했나?’

      20만원이 조금 넘는 돈이 그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하는 의구심이 언뜻 들고 있었다.

    “이거, 너무 적어서 미안하오. 얼른 가져 가시오. 그리고 기회가 되면 꼭 갚으시오.”

     마치 나의  허락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는 듯 그는  돈을 주섬주섬 바지 속으로 집어  넣었다. 마지막 천 원 짜리 지폐가  그의 주머니 속으로 신문지 조각처럼 구겨져 들어가자 그는 급히 돌아섰다.

    “칼은 안 가져 갑니까?”

     내 말이 들리지  않았는지 식당 문을 황급히 나서는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기 시작했다. 카운터 위에 내팽개쳐진 칼은 조그맣게 접혀 내 한 손에 들어왔다. 나는 그 칼을 무슨 장난감처럼 만지작 거리다 카운터 서랍 속으로 집어 넣었다. 

     

    그놈의 먼지는  오늘도 여전했다. 밤 10시면 손님이 더 이상 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11시까지 식당에 머무는 이유는 집에 가도 반겨줄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역시 한 시간 동안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식당에서 티브이에만 눈을 붙이고 있다가 집에 가려고 의자에서 일어섰다. 그때 식당 문이 천천히 열리고 있었다. 어제 구석에 앉아 소주를 마시던 손님이었다. 아니 칼을 든 손이 벌벌 떨리던 바로 그 손님이었다.

    “아, 어제 오셨던 손님이구만. 잘 오셨소. 어제 칼을 놓고 가셨어요.”

     나는 서랍을  열어 칼을 꺼내 보였다. 그의 눈은 평소에 품고있던 슬픔이나 고독 대신 절망을 가득 담고 있었다. 내 앞으로 힘없이 다가온 그는 주머니에서 무엇을 꺼냈다. 그것은 신문지에 쌓여있었다. 그는 그것을 카운터 위에 올려놓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무릎을 꿇었다. 신문지 틈새로 보이는 것은 돈이었다. 신문지에 쌓인 두께로 보아 어제 금고에서 빠져 나간 돈인 듯 했다. 들썩거리는 그의 어깨가 식당 안의 공기를 휘젓고 있었다. 어디서 한잔 걸치고 왔는지 들썩이는 그의 어깨를 타고 술냄새가 희미하게 올라왔다.

    “용서해 주십시요.”

    나는 그의 어깨를 가만히 끌어 올렸다. 그리고 그를 식탁으로 안내하고 나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김치를 썰어 냄비에 쏟아부었다. 돼지고기도 듬뿍 냄비 속으로 집어넣었다. 냄비가 끓는 동안 나는 파전을 후라이팬 위에 올렸다. 지지직, 그게 무슨 소리냐, 이놈아, 지지직. 켜놓은 티브이소리에 파전 튀기는 소리가 섞여 묘한 화음을 만들어냈다.

    “오늘 뜻하지 않게 공돈도 생겼으니 우리 축배라도 듭시다.”

    내가 따라준  소주잔을 앞에 놓고 그는 아까부터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그의 소주잔에 내 소주잔을 가져가자 그는 그제서야 두 손으로 소주잔을 들었다. 그는 술을 마실 때만 고개를 들 뿐이었다.

    “김치찌게는 내가 좋아하는 술 안줍니다. 드셔보세요.”

     나는 파전으로  젓가락을 가져가며 왼손으로 김치찌게를 그의 앞으로 조금 밀었다. 아, 네. 그는 고개를 조금 끄덕였다.

    “어제 왜 돈이 필요한 지 물어본다는 걸 깜박했습니다. 그게 궁금해서 어젯밤 잠도 설쳤지요.”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충혈된 눈이 나를 슬프게 쳐다보았다.

    “한잔 더 따라주시겠습니까?”

     다시 소주 한잔을 들이킨 그의 입이 천천히 열리며 말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다 못난 제 아들 때문입니다.”

     포장마차집에서 시비가 붙었다. 술을 마시던 한 청년이 애인인 듯한 여자와 큰소리로 웃고 떠는는 것을 그의 아들이 참지 못한 탓이었다. 아들은 조용히 하라고 소리를 빽 질렀고 여자와 떠들던 청년은 당신 일이나 신경쓰라고 대꾸를 했다. 술이 한껏 들어간 아들은 이성을 잃고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났다. 청년의 턱이 한순간에 돌아갔다. 얼떨결에 한 방 맞은 청년이 가만있을 리 없었다. 맹수처럼 아들에게 달려들었다. 포장마차 주인의 신고로 달려온 경찰은 둘에게 수갑을 채우고 경찰서로 연행했다. 싸움의 발단을 야기시킨 아들은 그날 풀려나지 못했다. 청년 측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들은 철장 신세를 지게 될 것이고 그러면 앞날이 구만리인 아들에게 사회생활에 치명적인 빨간 줄이 그어지게 될 것이었다.

    손님은 병원에  입원해 있는 청년을 찿아갔다. 턱에 붕대를 감고 있는 청년에게 허리를 굽신거리며 머리를 조아렸다. 옆에서 못마땅한 눈초리로 쳐다보던 청년의 아버지는 숨을 거칠게 내쉬며 합의금을 요구했고 그 돈의 마감일이 오늘이었다. 그에게 500만원은 큰 돈이었다. 어제 그 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식당에 들른 손님은 단 몇 십만원이라도 가지고 가서 사정을 해 보기로 결심을 하고 칼을 빼들었던 것이다. 오늘 오후 청년의 아버지는 23만 5000원 앞에서 콧방귀만 끼었을 뿐이다. 다시 3일간의 시간을 주겠다는 말을 들은 손님은 사정한번 제대로 해 보지 못하고 돌아서야했다.

    “아들에게 빨간 줄이 가는 것을 막지도 못하고 저는 먼지만도 못한 놈입니다.”

    손님은 머리를 흔들며 자학했다. 먼지라는 말이 그의 입에서 빠져나왔을 때 나는 공사장에서 불어오는 먼지 바람을 생각하며 박씨를 언뜻 떠올렸다. 그의 체구는 비록 크지 않아도 공사장에서 그가 할 일은 있을 것이었다. 나는 그에게 한가지 제안을 했다.

    “내가 그 돈을 빌려 주겠소. 그냥 빌려 주는 게 아니라 한가지 조건이 있소. 저 공사장에서 나오는 먼지 때문에 골치가 아파죽겠소. 공사는 하루 빨리 끝나야 쓰겠는데 일손이 부족하니. 저 공사장에서 일 좀 하시요. 내가 공사장 간부를 알고 있으니 일자리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거요. 빌려준 돈을 다 갚을 때까지는 월급은 나 한테로 입금하라고 간부에게 얘기하겠소. 어떻소? 한번 일해 보겠소?”

    그의 눈빛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였다.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그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비록 공사장에서 일해 본 경험은 없지만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내일 오전 11시까지 오세요. 내가 돈 500을 마련해 놓을테니.” 

     밝게 웃는 그의 얼굴을 본 것이 그때가 처음이었다.  

     지난 세 달 동안 그의 급여가 내 은행구좌로 하루의 오차도 없이 매달 말일에 입금되었다. 앞으로 두 달만 더 공사장에서 몸을 움직이면 그는 내게 진 빚을 탕감하게 될 것이었다. 그는 왜소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공사장에서 일을 야무지게 잘 하고 있다는 소리를 박씨에게 듣고 있었다.

    “보기와는 달라요. 왜소하고 삐적 말라서 한 일주일이나 견딜까 했는데 덩치 큰 사람 몫을 거뜬히 해 내고 있어요.”

    유난히 먼지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의 오후 3시 쯤이었다. 점심 시간에 북적대던 손님들이 빠져나간 후 의자에 앉아 숨을 돌리며 냉수로 목을 축이고 있었다. 나는 식당 앞을 빠르게 지나가는 구급차를 보았다. 그때 식당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수화기를 집어드는 손에 왠지 약한 경련이 일었다. 공사장 간부 박씨였다.

    “강씨가 9층에서 실족을 했습니다.”

    “뭐라구요? 생명은?”

    “죄송합니다.”

    수화기가 내 손에서 스르르 미끄러져 내렸다.

    “형님 얼굴을 봐서라도 열심히 일 해야지요.”

     일을 시작하던 날 공사장으로 출근하기 직전 식당에 들러 내 손을 굳게 잡던 강씨의 얼굴이 눈 앞에서 어른거렸다. 나는 식당 구석에 놓인 식탁으로 걸어가 식탁을 손으로 가만히 쓸었다. 마치 그의 등을 쓸듯이. 그리고 입구로 천천히 걸어가 식당 문을 활짝 열어제쳤다. 먼지 바람이 훅 하니 내 얼굴을 덮쳐왔다. 나는 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리고 내 얼굴을 덮쳐오는 먼지 바람을 그대로 한껏 들이마셨다.

  • [윤원환 목사 기독칼럼] 아시아 교회 형성 이야기 10

    [윤원환 목사 기독칼럼] 아시아 교회 형성 이야기 10

    yoonwonhwan.jpg

    우리는 지금까지 예루살렘을 출발한 복음이 로마제국내 밖 동방지역으로 언제부터 그리고 어디까지 누구에 의하여 확장되어 왔으며 그 결과는 어떠한 가에 대해서 개관해  보았다. 

    동방교회는 주후 1세기에서 5세기까지 원시시리아교회, 주후 5세기부터 네스토리안 교회, 주후 14세기 로마 카톨릭교회, 그리고 주후 18세기 이후부터 개신교회의 선교적 물결을 통하여 중첩되어 발전해 왔는데 서방교회에 비하여 교세면에서나 신학적 발전면에서 빈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물론 동방교회의 빈약성의 최대 요인은 이슬람 종교세력의 집요하고도 파상적인 박해에 기인한다. 

    20세기 들어와 중앙아시아 지역은 한때 소련공산주의가 밀려들어와 다양한 각 나라와 민족을 소련체제속에 통합시켜 버렸고 러시아인들의 진주와 더불어 러시아 동방정교회도 함께 들어오면서 중앙아시아 이슬람권역에 강요함으로써 중앙아시아인들에게 있어서 기독교회는 공산주의와 제국주의의 종교로 인식되었다. 주후 1990년대 소련공산주의의 몰락과 중앙아시아지역의 독립은 종교의 부흥 특별히 이슬람종교의 새로운 도약기를 맞이하면서 상대적으로 서방 제국주의의 종교로 인식된 기독교회의 존재와 선교는 현격하게 위축되기 시작하였다.    

    이와 같은 기독교에 대한 반우호적 분위기속에서도  중앙아시아와 서남아시아 지역을 향한 새로운 기독교 선교운동이 주후 20세기 중반부터 21세기 들어와 대두되고 있는데  그것은 중국의 가정교회와 한국의 인터콥  선교기관을 중심으로 ‘예루살렘 회귀운동'(Back To Jerusalem)이 전개되고 있는 점이다. 

    예루살렘  회귀운동은 예루살렘 주변에 포진해 있는 서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지역의 이방종교들  즉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등의 이방종교에 침잠해 있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특히 미전도종족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워 마지막 시대 선교적 사명을 완수하자는 흐름을 말한다. 

    미전도종족(Unreached People)의 개념은 한때 풀러신학교에서 선교학을 가르쳤고 윌리엄 캐리대학교를  개설하고 세계선교 미국센터를 운영해 온 랠프 윈터박사에 의하여 제창된 것으로서 이 개념을 따르는 선교학자들에 의하면 현재 세계는 대략 3천500여 미전도종족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주장하는 미전도종족은 한번도 복음이 전파되지 않았고 교회가 세워지지 않은 지역의 종족들을 말하는 데 사실 이것은 이천년간 전방위적으로 전파된 선교역사를 일면 간과한 치우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이미 살펴본대로 현재 미전도종족으로 분류된 서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지역은 이미 시리아교회와 네스토리안교회에 의하여 주후 14세기까지 복음화 되었던 지역이다. 물론 주후 15세기 이후부터 극심한 종교적 박해로 인하여 그 존재형태자체가 거의 소멸되어 마치 교회가 전무했던 지역으로 보이나 지금도 오랫동안 기독교회의 존재가 보존되었던 흔적을 그들의 전승과 건축양식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미미한 형태이긴 하나 지금도 서남아시아지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고대 기독교회의 흐름인 시리아교회와 네스토리안교회가 존재한다. 

    그리고 지금 이슬람교도들이 사용하는 그들의 종교적 집회장소인 모스크 중에는 오래전에 기독교회의 예배당으로 사용되었던 건물들이 많으며 이슬람지역 식당이나 명승지의 외부나 내부벽 혹은 천장에 기독교적 상징문양이 그려져 있는 곳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중앙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짐승을 잡기 전에 칼로 짐승의 몸에 십자가 문양을 그리고 난 다음 피를 내어 짐승을 잡는 의식은 사실 오랫동안 전승되어 온 기독교적 의식이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  서남아시아지역과 중앙아시아지역을 향한 21세기 예루살렘 회귀운동은 전적인 미전도종족을 향한 선교운동이라기 보다 이들 지역에서 이미 오래전에 존재하였던 기독교의 재건운동 혹은 회복운동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한 것일 수 있다.  

    반가운 것은 서방교회를 통하여 새롭게 복음을 전수받은 중국과 일본교회들 그리고 처음으로 복음을 전수받은 한국교회가 이제 동쪽에서 분연히 일어나 예루살렘지역을 향한 복음의 서진운동을 힘차게 전개하고 있음이다. 그리고 이 운동에 동남아시아지역과 심지어 중앙아시아지역의 교회들도 동참하는 추세로 가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주님은 그의 종말론 강의에서 그의 재림의 징조를 전세계 복음전파의 완료와 관련을 지으셨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시대 선교적 열정과 동기는 주님의 재림을 재촉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